KT, LG유플과 손잡은 넷플릭스..디즈니+도 온다
8월초 통신3사 디즈니와 막판 협상..제휴사는 확정안돼
지난해 11월 북미 서비스 시작한 디즈니+
마블 시리즈 경쟁력으로 국내 미디어 시장 진출 임박
등록 2020-08-26 오전 6:01:00
수정 2020-08-26 오전 6:01:0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디즈니+와 넷플릭스 로고
한편 KT가 올레tv에서 넷플릭스를 볼 수 있게 하면서 체결한 계약은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 계약(콘텐츠 유통대가 10%·과금대행 5%)보다 수익분배(RS·Revenue sharing)에서 유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계약서에 한국 정부의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이 나오면 따르겠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망이용대가 협상은 시작되지 않아 시행령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디즈니+'로 넷플릭스 견제?…딜레마 빠진 토종 OTT
입력 2020.08.25 14:46 | 수정 2020.08.25 14:50
EBN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갈수록 영향력 커지는 '넷플릭스'에 연내 '디즈니 플러스'까지 가세
웨이브, 티빙 등 토종OTT "생존 위기감…국내 OTT 육성 방안 마련해야"
글로벌 콘텐츠 기업 월트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국내 통신사들은 디즈니 플러스와 제휴를 통해 유료방송 가입자를 확보하는 동시에 넷플릭스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사이 웨이브와 같은 토종 OTT들은 콘텐츠 경쟁력에서 갈수록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디즈니 플러스 제휴를 위한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협상 결과에 따라 이르면 올해 안으로 국내에서도 정식으로 디즈니 플러스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을 전망이다.
디즈니 플러스는 지난해 말 글로벌 시장 출시 이후 약 8개월 만에 가입자 6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 예측했던 속도를 뛰어넘는 실적이다. 전문가들은 디즈니가 6000만 이상의 가입자를 모으는데 5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폭발적인 성장세에는 코로나19의 영향도 컸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극장 대신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개봉하는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영향력이 더 커졌다.
디즈니 플러스의 빠른 성장에 국내 통신사들도 제휴를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디즈니 오리지널 콘텐츠 유치로 유료방송 가입자를 늘리는 동시에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넷플릭스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OTT와의 제휴를 통한 유료방송 가입자 성장은 이미 입증됐다. 지난 2018년 넷플릭스와 독점 제휴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유료방송 가입자 증가율 12%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최근 KT와도 추가로 제휴를 맺으며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통신3사는 넷플릭스와의 균형과 견제를 위해 디즈니 플러스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상황이다.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 해외 OTT 영향력이 커지면서 웨이브와 같은 토종 OTT가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국내 OTT들은 넷플릭스가 자본력과 규모의 경제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이는 상황에서 통신사들과 제휴까지 맺으면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돼버렸다고 비판한다.
월 이용자수 600만명 에 이르는 넷플릭스가 국내 1·2위 IPTV 사업자인 KT·LG유플러스와 제휴하면서 약 1700만 가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 기반을 확보한 반면 웨이브, 티빙, 왓챠, 시즌 등 토종 OTT 서비스는 아직 월 이용자수가 200만~300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OTT 관계자는 "불균형한 경쟁 환경에서 넷플릭스가 막대한 콘텐츠 투자 등을 바탕으로 사업기반을 확장하면서 토종 OTT 경쟁력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OTT 활성화 협의체(가칭)'를 구성해 토종 OTT가 성장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한국판 넷플릭스를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콘텐츠 제작에 수천억을 투자하는 넷플릭스에 비하면 국내 OTT 투자규모는 여전히 열악할 뿐 아니라 망 사용료 등 차별을 해결하지 않으면 경쟁력 격차는 더 벌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OTT 투자 지원과 규제 개선 등 정책 수립과 함께 글로벌 OTT가 국내 통신망에 무임승차하지 않도록 망 이용대가 등 공정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