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가 美 통신사에 망 사용료 내나"… '넷플릭스법' 통과에도 갈등은 여전
넷플릭스법 시행령 마련 앞두고 평행선 달리는 망 사용료 논쟁
박경신 교수 "망 접속료 받으면 끝… 韓에만 있는 종량제, 비용 키워"
신용우 조사관 "망 사용료 캐시서버도 포함해야… 비용 배분의 문제"
코스포 정미나 실장 "망 사용료 산정 근거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 있다"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 CP(콘텐츠사업자)와 SKT·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업자 간 이른바 ‘망 사용료’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국내 통신사의 망 사용료가 해외에 비해 비싸다는 지적과 함께 국내 CP는 매년 막대한 망 사용료를 내는 반면 해외 CP는 그렇지 않아 역차별이 발생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난 20대 국회 막판에 국내 사업하는 모든 CP에 대해 망 안정성 확보 의무를 부과하는 이른바 넷플릭스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통신사들에게 큰 힘이 실렸지만 IT 업계 내 CP들의 불만은 갈수록 거세지는 분위기다. 개정법으로 통신사들이 망 사용료를 요구할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CP 입장에서는 망 유지·관리에 대한 비용을 왜 통신사가 아닌 콘텐츠 기업들이 부담해야 하냐는 말이 나온다. 또 망 사용료 갈등으로 해외 CP인 페이스북과 넷플릭스는 우리 정부 및 국내 통신사와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 21일 오후 한국인터넷진흥원이 14개 인터넷 관련 기관 및 단체, 기업과 함께 개최한 ‘2020 한국인터넷거버넌스포럼(Kr-IGF)’에서는 이처럼 평행선을 달리는 망 사용료 쟁점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다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및 통신사 측은 참석을 거부하며 토론은 국회, 학계,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 중심으로 진행됐다.
박경신 교수 "망 접속료 받으면 끝… 韓에만 있는 종량제, 비용 키워"
신용우 조사관 "망 사용료 캐시서버도 포함해야… 비용 배분의 문제"
코스포 정미나 실장 "망 사용료 산정 근거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 있다"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 CP(콘텐츠사업자)와 SKT·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업자 간 이른바 ‘망 사용료’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국내 통신사의 망 사용료가 해외에 비해 비싸다는 지적과 함께 국내 CP는 매년 막대한 망 사용료를 내는 반면 해외 CP는 그렇지 않아 역차별이 발생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난 20대 국회 막판에 국내 사업하는 모든 CP에 대해 망 안정성 확보 의무를 부과하는 이른바 넷플릭스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통신사들에게 큰 힘이 실렸지만 IT 업계 내 CP들의 불만은 갈수록 거세지는 분위기다. 개정법으로 통신사들이 망 사용료를 요구할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CP 입장에서는 망 유지·관리에 대한 비용을 왜 통신사가 아닌 콘텐츠 기업들이 부담해야 하냐는 말이 나온다. 또 망 사용료 갈등으로 해외 CP인 페이스북과 넷플릭스는 우리 정부 및 국내 통신사와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 21일 오후 한국인터넷진흥원이 14개 인터넷 관련 기관 및 단체, 기업과 함께 개최한 ‘2020 한국인터넷거버넌스포럼(Kr-IGF)’에서는 이처럼 평행선을 달리는 망 사용료 쟁점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다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및 통신사 측은 참석을 거부하며 토론은 국회, 학계,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 중심으로 진행됐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토론회 사회를 맡은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이준 경희대학교 학생,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 /한국인터넷거버넌스포럼 토론회 캡처
◇"망 사용료, 접속료 한정해서 봐야" vs "캐시서버 비용도 포함해야"
이날 토론에서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망 사용료를 망 접속료에 한해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은 각 단말(라우터)끼리 데이터를 옮기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정보 전달에 따른 비용은 받지 않는 게 맞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국내 CP는 국내 통신사에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접속료를 내겠지만 해외 CP는 서버가 해외에 있지 않느냐"며 "페이스북 등은 국내 망 사업자의 캐시서버(본사 서버 데이터를 복사해 옮겨놓은 공간)를 통해 국내 이용자들과 연결될 뿐이다. 서로 비교할 수 없는 대상이기 때문에 역차별을 논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했다. 해외 CP는 해외 통신사를 통해 접속하기 때문에 국내가 아닌 해외 통신사에게만 망 사용료를 내는 게 맞다는 논리다. 박 교수는 "예를 들어 네이버, 카카오가 미국에서 인기를 끈다고 해서 (미국 통신사인) AT&T와 버라이즌이 이들에게 망 사용료를 청구한다고 생각해 보라"며 "이렇게 되면 누가 ‘킬러 콘텐츠’를 만들려 하겠느냐. 인터넷의 정보혁명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신용우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망 사용료를 접속료만 둘 것인지, 캐시서버까지 둘 것인지 잘라서 말하기 어렵다"며 "현실적으로 (캐시서버까지) 비용이 들어가는 게 맞고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했다. 신 조사관은 "20대 국회 때 통과된 ‘안정성 확보 의무’ 법안이 시행 예정인데 관련 법·제도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해결책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또 다른 패널인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은 "국내 CP가 망 사용료를 과다하게 내는 부분이 있고, 해외 CP도 여러 이유로 (망 사용료를) 내는 책임에서 자유로운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역차별이어서 해외 CP들에게 돈을 내게 하라고 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똑같이 비용을 늘리는 게 아니라 국내 CP들의 망 사용료 부담이 합리적인 수준이 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프랑스 파리보다 8배 비싼 韓 망 사용료… "산정 기준 불투명"
역차별 논란과 함께 국내 망 사용료가 적절한가의 문제도 토론회 주요 주제였다. 박 교수는 시장조사업체 텔레지오그래피가 내놓은 자료를 제시하며 "2017년 각국 주요 도시에서 발생한 인터넷 접속료(B2C, B2B 포함)를 비교하면 서울의 접속료가 프랑스 파리보다 8.3배, 영국 런던보다 6.2배, 미국 뉴욕보다 4.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만 왜 이렇게 비싼가 보면 2016년 도입된 발신자 종량제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인터넷 접속료가 유지되고 있고 한국 CP들의 영업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발신자 종량제는 통신사 간 데이터가 오가는 데 누가 더 많이 데이터를 보냈는가에 따라 비용을 부담하는 체계다. 예를 들어 네이버에서 만든 인기 콘텐츠가 SKT를 통해 송출, KT 고객에게 전달 돼 SKT가 더 많은 트래픽(전송량)을 발생시키면 그에 따른 비용을 SKT가 KT에게 내는 식이다. 국내 CP들이 과도한 망 사용료를 내게 되는 근본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정 실장은 "통신사들이 요구하는 망 사용료의 산정 기준과 근거를 투명하게 밝혔으면 좋겠다"며 "유럽은 망 투명성을 강화하는 취지로 보고서나 자료를 제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콘텐츠 기업들의 경쟁력이 담보돼야 통신사들의 수익이 발생하고 망도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신 조사관은 "자료가 공개되지 않는 한 누구도 수긍할 만한 결론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영업비밀도 있어서 완전히 다 공개할 수는 없겠지만 추세라도 알 수 있게 제한적으로나마 볼 수 있다면 지금의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지 않고 수렴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날 토론에서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망 사용료를 망 접속료에 한해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은 각 단말(라우터)끼리 데이터를 옮기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정보 전달에 따른 비용은 받지 않는 게 맞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국내 CP는 국내 통신사에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접속료를 내겠지만 해외 CP는 서버가 해외에 있지 않느냐"며 "페이스북 등은 국내 망 사업자의 캐시서버(본사 서버 데이터를 복사해 옮겨놓은 공간)를 통해 국내 이용자들과 연결될 뿐이다. 서로 비교할 수 없는 대상이기 때문에 역차별을 논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했다. 해외 CP는 해외 통신사를 통해 접속하기 때문에 국내가 아닌 해외 통신사에게만 망 사용료를 내는 게 맞다는 논리다. 박 교수는 "예를 들어 네이버, 카카오가 미국에서 인기를 끈다고 해서 (미국 통신사인) AT&T와 버라이즌이 이들에게 망 사용료를 청구한다고 생각해 보라"며 "이렇게 되면 누가 ‘킬러 콘텐츠’를 만들려 하겠느냐. 인터넷의 정보혁명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신용우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망 사용료를 접속료만 둘 것인지, 캐시서버까지 둘 것인지 잘라서 말하기 어렵다"며 "현실적으로 (캐시서버까지) 비용이 들어가는 게 맞고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했다. 신 조사관은 "20대 국회 때 통과된 ‘안정성 확보 의무’ 법안이 시행 예정인데 관련 법·제도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해결책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또 다른 패널인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은 "국내 CP가 망 사용료를 과다하게 내는 부분이 있고, 해외 CP도 여러 이유로 (망 사용료를) 내는 책임에서 자유로운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역차별이어서 해외 CP들에게 돈을 내게 하라고 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똑같이 비용을 늘리는 게 아니라 국내 CP들의 망 사용료 부담이 합리적인 수준이 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프랑스 파리보다 8배 비싼 韓 망 사용료… "산정 기준 불투명"
역차별 논란과 함께 국내 망 사용료가 적절한가의 문제도 토론회 주요 주제였다. 박 교수는 시장조사업체 텔레지오그래피가 내놓은 자료를 제시하며 "2017년 각국 주요 도시에서 발생한 인터넷 접속료(B2C, B2B 포함)를 비교하면 서울의 접속료가 프랑스 파리보다 8.3배, 영국 런던보다 6.2배, 미국 뉴욕보다 4.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만 왜 이렇게 비싼가 보면 2016년 도입된 발신자 종량제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인터넷 접속료가 유지되고 있고 한국 CP들의 영업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발신자 종량제는 통신사 간 데이터가 오가는 데 누가 더 많이 데이터를 보냈는가에 따라 비용을 부담하는 체계다. 예를 들어 네이버에서 만든 인기 콘텐츠가 SKT를 통해 송출, KT 고객에게 전달 돼 SKT가 더 많은 트래픽(전송량)을 발생시키면 그에 따른 비용을 SKT가 KT에게 내는 식이다. 국내 CP들이 과도한 망 사용료를 내게 되는 근본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정 실장은 "통신사들이 요구하는 망 사용료의 산정 기준과 근거를 투명하게 밝혔으면 좋겠다"며 "유럽은 망 투명성을 강화하는 취지로 보고서나 자료를 제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콘텐츠 기업들의 경쟁력이 담보돼야 통신사들의 수익이 발생하고 망도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신 조사관은 "자료가 공개되지 않는 한 누구도 수긍할 만한 결론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영업비밀도 있어서 완전히 다 공개할 수는 없겠지만 추세라도 알 수 있게 제한적으로나마 볼 수 있다면 지금의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지 않고 수렴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