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과 손잡은 이통3사, 오리지널 콘텐츠 개발 ‘양손 전략’
[중앙일보] 입력 2020.08.14 06:00
박형수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Over The Top·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제휴해 콘텐트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에도 투자를 늘려 자생력을 키우자는 전략이다.
14일 통신·미디어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최근 케이블TV 인수·합병으로 가입자가 증가하자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 등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와의 경쟁을 염두에 두고 각 사가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SKT, 대작 콘텐트 제작 위해 2023년까지 3000억 투자
SK텔레콤은 지상파 3사와 합작한 OTT 서비스인 웨이브의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을 위해 2023년까지 3000억원을 쏟아붓는다. 올해 600억원, 내년에는 900억원을 투자해 넷플릭스에 대항할만한 대작 콘텐트를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웨이브·SK브로드밴드·KBS가 협업한 '좀비탐정'이 기대작 중 하나다. 12회 분량의 예능 드라마로, KBS에 방영되기 이틀 전에 Btv와 웨이브에 선공개한다.
KT, 웹툰·웹소설 자회사로 분리…지상파·종편과 협업
KT는 지난 2월 웹툰·웹소설 사업을 자회사로 분리해 '스토리위즈'를 출범시킨 바 있다. 스토리위즈를 통해 웹툰·웹소설 작가를 발굴해 원천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는 게 1차 목표다. 이후 해당 콘텐트를 예능·드라마·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으로 다각화해 시즌이나 올레tv에 독점 공개하는 방식의 '오리지널 콘텐트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이 KT의 큰 그림이다.
현재는 지상파와 종편, CJ 등 여러 업체와 협업해 오리지널 콘텐트를 공동 제작하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의 스핀오프 콘텐트인 '여은파', JTBC 드라마 '놓지마 정신줄' 등이 KT의 OTT 서비스인 시즌의 오리지널 콘텐트다. '여은파' 영상은 '나 혼자 산다' 공식 유튜브보다 일주일 먼저 시즌에 독점 공개된다, '놓지마 정신줄'도 JTBC 방영 일주일 전에 시즌에서 볼 수 있다.
LG유플러스, AR·VR 실감형 콘텐트 개발 집중 투자
SK텔레콤·KT가 예능·드라마 등 대중적인 장르에서 독점 콘텐트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과 달리, LG유플러스는 AR·VR 기술을 활용한 실감형 콘텐트 개발에 집중 투자하며 오리지널 콘텐트를 쌓아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LG유플러스가 자체 제작한 AR 콘텐트는 2000편이 넘는다. VR 콘텐트 총 시청 건수는 500만 건이다. 해외 통신사로 AR·VR 콘텐트를 수출한 액수는 1000만달러가 넘는다. LG유플러스는 2025년까지 AR·VR 콘텐트 제작·수급에 2조6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넷플릭스 역시 콘텐트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고, 막강한 오리지널 콘텐트를 무기 삼아 가파르게 성장했다"면서 "미디어 시장이 오리지널 콘텐트 위주로 재편되고 있어 통신사 역시 자체 콘텐트 제작에 더욱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또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가 될 수 있도록 제작사·플랫폼 간 협업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넷플과 손잡은 이통3사, 오리지널 콘텐츠 개발 ‘양손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