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킹덤·인간수업…넷플릭스가 한국에
공 들이는 진짜 이유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오상헌 기자
2020.08.04 05:30
MT리포트]넷플릭스 쓰나미(中)
[편집자주] 넷플릭스가 국내 미디어·콘텐츠 생태계를 뒤흔드는 키맨이 되고 있다. LG유플러스에 이어 이달부터 KT와도 제휴를 맺고 거실 TV의 핵심 콘텐츠로 서비스된다. 딜라이브-CJ ENM 사용료 분쟁, 토종 OTT와 음악저작권협회와의 저작권료 이견 등 미디어 산업 곳곳에서 촉발된 갈등의 이면엔 넷플릭스가 있다. 현재진행형인 유료방송 시장 개편 역시 넥플릭스가 일으킨 파장이다. 넷플릭스는 과연 국내 미디어 산업의 ‘메기’일까. 아니면 ‘황소개구리’일까.
옥자부터 킹덤까지…韓콘텐츠 투자 넷플릭스 '목적' 따로 있다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 지 4년이 지났다. 진출 초기만 해도 '찻잔 속 태풍'처럼 반짝하고 사라질 것 같았던 넷플릭스는 어느덧 국내 1위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됐다. 한국 콘텐츠에 대규모 자본을 적극 투자하며 '현지화 전략'을 편 결과였다.
넷플릭스가 처음부터 국내에서 잘 나갔던 건 아니다. 지난 2016년 8월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지만,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있어 돈을 지불하는 것에 저항감이 높았다. 그런데다 해외 콘텐츠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에겐 생소한 면도 있었다.
이 때 넷플릭스가 내놓은 전략이 현지화 전략이다. 국내 시장 소비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콘텐츠로 가입자를 늘리겠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재빨랐다. 2017년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578억원을 투자하며 한국 콘텐츠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옥자'의 홍보 효과는 상당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옥자'가 공개되기 전인 2017년 6월 이전에 9만명 수준이던 넷플릭스의 가입자는 옥자 공개 이후 20만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후 영화뿐 아니라 '킹덤', '좋아하면 울리는',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인간수업', '나홀로그대'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물을 연달아 내놓으며 흥행을 이끌었다.
예능으로도 콘텐츠 투자 범위를 넓혔다. 먼저 한국 스타들과 협업한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차례차례 선보였다. 2018년 'YG전자' '유병재: B의농담' '유병재:블랙코미디'에 이어 2019년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등이 공개돼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후 SBS '런닝맨' 제작사인 컴퍼니 상상과 손잡고 추리예능 '범인은 바로 너'와 여행예능 '투게더'를 선보이기도 했다.
◇방영권이 아닌 '지적재산권' 확보가 목표…韓오리지널 시리즈 더 늘린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넷플릭스 최초 공개보다 제작비 투자를 통한 지적재산권(IP)확보가 더 중요하다. 플랫폼에서 지속적으로 유통할 콘텐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방영권만 확보하게 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콘텐츠를 활용하는 데 제약이 생긴다.
넷플릭스는 △제작 이전단계 투자 △제작 중간단계 투자 △제작 완료 이후 투자 방식으로 드라마를 넷플릭스에 끌어오고, 해외판권을 얻는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아니더라도 넷플릭스는 '사랑의 불시착'(tvN), '이태원 클라쓰'(JTBC), '더킹-영원한군주'(SBS), '슬기로운 의사생활'(tvN), '하이에나'(SBS), '미스터 선샤인'(tvN), '동백꽃 필 무렵'(KBS) 등에 투자했다. 이에 따라 '동백꽃 필 무렵'은 국내에선 KBS 드라마였지만 해외에선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시청하게 된다.
이미 지난해 11월 넷플릭스와 CJ ENM, JTBC는 3년간 20여 편의 콘텐츠 제휴를 맺었다. 넷플릭스는 CJENM의 스튜디오 드래곤 지분 4.99%를 인수하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 투자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아시아 시장으로 향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행사에서 "세계가 한국 콘텐츠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 전력의 중요한 일부로서 한국에 큰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란도스 CCO는 최근 LA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서도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한국의 콘텐츠 제작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와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 등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가 줄지어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김수현 기자
넷플릭스가 처음부터 국내에서 잘 나갔던 건 아니다. 지난 2016년 8월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지만,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있어 돈을 지불하는 것에 저항감이 높았다. 그런데다 해외 콘텐츠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에겐 생소한 면도 있었다.
영화 옥자 / 사진제공=영화 옥자 |
이 때 넷플릭스가 내놓은 전략이 현지화 전략이다. 국내 시장 소비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콘텐츠로 가입자를 늘리겠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재빨랐다. 2017년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578억원을 투자하며 한국 콘텐츠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옥자'의 홍보 효과는 상당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옥자'가 공개되기 전인 2017년 6월 이전에 9만명 수준이던 넷플릭스의 가입자는 옥자 공개 이후 20만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후 영화뿐 아니라 '킹덤', '좋아하면 울리는',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인간수업', '나홀로그대'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물을 연달아 내놓으며 흥행을 이끌었다.
범인은 바로 너 캡쳐 / 사진제공=유튜브 캡쳐 |
예능으로도 콘텐츠 투자 범위를 넓혔다. 먼저 한국 스타들과 협업한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차례차례 선보였다. 2018년 'YG전자' '유병재: B의농담' '유병재:블랙코미디'에 이어 2019년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등이 공개돼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후 SBS '런닝맨' 제작사인 컴퍼니 상상과 손잡고 추리예능 '범인은 바로 너'와 여행예능 '투게더'를 선보이기도 했다.
◇방영권이 아닌 '지적재산권' 확보가 목표…韓오리지널 시리즈 더 늘린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넷플릭스 최초 공개보다 제작비 투자를 통한 지적재산권(IP)확보가 더 중요하다. 플랫폼에서 지속적으로 유통할 콘텐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방영권만 확보하게 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콘텐츠를 활용하는 데 제약이 생긴다.
넷플릭스는 △제작 이전단계 투자 △제작 중간단계 투자 △제작 완료 이후 투자 방식으로 드라마를 넷플릭스에 끌어오고, 해외판권을 얻는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아니더라도 넷플릭스는 '사랑의 불시착'(tvN), '이태원 클라쓰'(JTBC), '더킹-영원한군주'(SBS), '슬기로운 의사생활'(tvN), '하이에나'(SBS), '미스터 선샤인'(tvN), '동백꽃 필 무렵'(KBS) 등에 투자했다. 이에 따라 '동백꽃 필 무렵'은 국내에선 KBS 드라마였지만 해외에선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시청하게 된다.
이미 지난해 11월 넷플릭스와 CJ ENM, JTBC는 3년간 20여 편의 콘텐츠 제휴를 맺었다. 넷플릭스는 CJENM의 스튜디오 드래곤 지분 4.99%를 인수하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 투자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아시아 시장으로 향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행사에서 "세계가 한국 콘텐츠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 전력의 중요한 일부로서 한국에 큰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란도스 CCO는 최근 LA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서도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한국의 콘텐츠 제작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와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 등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가 줄지어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김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