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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경쟁자 없는 넷플릭스, K-콘텐츠의 요람일까 무덤일까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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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5.01.02 11:51 5,86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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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 없는 넷플릭스, K-콘텐츠의 요람일까 무덤일까 [IT+]

 

 

이혁기 기자

2024.12.30

 

  

더스쿠프 IT언더라인
넷플 업고 해외로 뻗는 K-콘텐츠
오징어게임2 초반 흥행도 성공
경제적 파급력 적지 않다는 분석도
긍정적 효과만 있는 건 아냐
넷플 큰 만큼 국내 OTT 위축
K-콘텐츠 넷플 졸업 언제쯤

 

 

# K-콘텐츠에서 넷플릭스는 떼어 놓고 설명하기 힘든 존재입니다. ‘오징어게임’ ‘킹덤’ 등 넷플릭스가 발굴한 작품 덕분에 오늘날의 K-콘텐츠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 하지만 콘텐츠 독식구조, 제작비 논란, 쥐꼬리 법인세 등 넷플릭스가 남긴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넷플릭스는 K-콘텐츠에 득일까요, 아니면 독일까요? 넷플릭스란 요람搖籃을 잃으면 ‘무덤’으로 가는 건 아닐까요? 더스쿠프가 지난 12월 23일 넷플릭스가 서울에서 개최한 ‘넷플릭스 인사이트’에서 나온 이야기를 토대로 넷플릭스의 빛과 그림자를 분석했습니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하면서 제작비도 기하급수로 불어났다. 사진은 오징어게임2 홍보 현장.[사진 |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하면서 제작비도 기하급수로 불어났다. 사진은 오징어게임2 홍보 현장.[사진 | 넷플릭스 제공]

요즘 전세계가 지난 12월 26일 개봉한 ‘오징어게임2(넷플릭스)’ 이야기로 떠들썩합니다. 어마어마한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1편의 인기에 힘입어 빠르게 입소문을 탄 덕분입니다. ‘전편을 뛰어넘는 속편’인지를 두곤 말이 많기는 합니다.

12월 9일(현지시간)에 미국 골든글로브가 ‘최우수 TV 드라마상’ 후보로 오징어게임2를 지명하기도 했습니다만, 개봉 직후엔 국내외 매체에서 적지 않은 혹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오징어게임2가 전편보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게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오징어게임2는 공개 직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OTT 콘텐츠의 국가별 인기 순위를 집계하는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게임2는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한국을 포함한 93개 국가에서 1위를 기록했습니다. 93개국에서 1위를 한 건 넷플릭스 역사상 최초이니, 이 정도면 ‘오징어게임 신드롬’이 다시 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K-콘텐츠의 위상을 높이는 확성기 역할을 한다’며 넷플릭스를 추켜세우는 이들이 많습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해외 시청자들이 한국 드라마·영화를 손쉽게 접하는 데 넷플릭스가 큰 역할을 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한해에만 수천억원을 K-콘텐츠 제작에 투자하는 것도 넷플릭스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그럼 전문가들은 어떤 견해를 갖고 있을까요. 지난 12월 23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넷플릭스 인사이트’란 행사에서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미디어영상학) 교수가 언급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넷플릭스 같은 해외 기업의 직접 투자가 늘어나면 단기적으론 국내 사업자 간의 경쟁이 심화하는 측면이 있다. 그런데 중장기가 되면 고용의 질이 높아지고 산업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연구들이 있다. 해외 기업의 국내 투자가 단기적으로 부작용이 없다고 말할 순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점이 개선되고 산업 경쟁력은 커지는 계기가 될 거라고 본다.” 

이 교수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면 넷플릭스의 어마어마한 대한對韓 투자가 단기적으론 부작용이 나타나긴 했지만, 장기적으론 국내 콘텐츠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얘기입니다. 장점이 단점보다 더 크다는 거죠.

■ 관점➊ 넷플릭스 효과 = 넷플릭스는 한국 진출 초기부터 이런 효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왔습니다. 넷플릭스는 2021년 발간한 ‘넷플릭스 코리아 사회경제적 임팩트 보고서’에서 2016~2021년 5년 동안 한국 콘텐츠에 투자한 결과 5조60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1만60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파급력이 단순히 제작·배급(경제적 효과 2조7000억원)에만 머무른 게 아니라 소비재(9000억원), 관광(1조9000억원), 웹소설·웹툰을 비롯한 기타 콘텐츠(1000억원) 등 다양한 분야에 미쳤다고도 밝혔죠.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더스쿠프 포토][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더스쿠프 포토]

정부도 넷플릭스의 투자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가 방한했을 때 “향후 4년간 한국 콘텐츠 제작에 25억 달러(약 3조6475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히자 문화체육관광부는 다음과 같은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넷플릭스의 이번 투자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 역량 강화,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선점, ▲콘텐츠 산업 관련 일자리 6만8000여개 창출 등으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한국 콘텐츠 산업이 크게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넷플릭스의 K-콘텐츠와 한국 관광산업의 상관관계를 다룬 보고서도 있습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관광수지 영향 요인 분석 및 정책적 시사점’에서 2020년 4월~2023년 6월 87개국의 넷플릭스 인기 순위 데이터를 수집한 다음, 그 결과를 한국을 방문한 외래관광객 실적 데이터와 결합해 분석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K-콘텐츠의 방한 외래객 유치 효과를 백분율로 환산해 보니 100.2~106.3%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K-콘텐츠가 인기 있는 나라에서 한국을 방문한 외래객이 2배로 증가했다는 걸 의미한다.”

넷플릭스의 투자로 열악했던 국내 드라마·영화 제작환경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요즘 방송 촬영장에서 1~2쪽짜리 대본을 뜻하는 ‘쪽대본’이 줄어든 건 이를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100% 사전 제작’ 방식을 고수하는 넷플릭스의 제작 문화가 퍼지면서 쪽대본이 많이 사라졌다”면서 “올바른 제작 문화를 국내 방송 시장에 정착시킨 것도 넷플릭스의 숨은 영향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 관점➋ 종속된 K-콘텐츠 = 그렇다면 넷플릭스는 한국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만 미치고 있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따져봐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넷플릭스 의존도가 여기서 더 깊어지면 한국이 넷플릭스의 ‘하청제작소’에 머무를 것이란 지적이 끊이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K-콘텐츠의 힘을 너무 얕잡아 본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이런 지적은 기우杞憂가 아닙니다. 

넷플릭스가 지난 23일 한해를 돌아보는 ‘넷플릭스 인사이트’를 열었다.[사진 | 연합뉴스]넷플릭스가 지난 23일 한해를 돌아보는 ‘넷플릭스 인사이트’를 열었다.[사진 | 연합뉴스]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킨 K-콘텐츠의 제작비를 볼까요? 넷플릭스는 지난 몇년간 블록버스터급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십수편 쏟아내면서 국내 드라마·영화 제작비를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일례로, 지난해 12월 방영한 넷플릭스 드라마 ‘경성크리처’의 시즌1·2 제작비는 7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천억원을 들여 만드는 해외 드라마와 비교하면 여전히 적은 액수지만, 적자의 늪에 빠져 있는 국내 OTT 업체들이 선뜻 투자할 수 있는 금액도 아닙니다. 드라마·영화 제작사들이 시나리오만 나오면 ‘넥플릭스 문’부터 두드리는 건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그렇다고 국내 OTT 업체들이 넷플릭스처럼 탄탄한 해외 판로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세계시장에 깃발을 꽂은 국내 OTT는 ‘웨이브’가 유일합니다만, 그마저도 변변한 실적을 내진 못하고 있습니다.[※참고: 웨이브는 자회사 웨이브아메리카의 플랫폼 ‘코코와(KOKOWA+)’를 통해 39개국에서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국내 콘텐츠 산업이 ‘넷플릭스의 하청기지’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좋은 시나리오가 넷플릭스에 쏠리면, 국내 OTT는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그러면 또 넷플릭스에 기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K-콘텐츠 산업이 넷플릭스란 ‘악순환의 고리’에 걸려들 수 있다는 겁니다. 

■ 관점➌ 법인세 논란 = 그렇다고 넷플릭스가 국내 경제에 직접적인 효과를 주는 것도 아닙니다. 넷플릭스의 ‘쥐꼬리 법인세 논란’은 더 말할 필요도 없는 논쟁거리입니다. 넷플릭스의 감사보고서를 볼까요?

넷플릭스코리아는 지난해 한국에서 82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법인세는 매출의 0.4%에 불과한 36억원만 냈습니다. 매출의 80.6%에 달하는 6644억원을 미국 본사에 보낸 탓에 납세액이 줄어들었습니다. 

넷플릭스가 이렇게 ‘세금 꼼수’를 부린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4년 전인 2020년에도 넷플릭스코리아는 국내에서 4154억원 매출을 올렸지만 법인세는 21억8000만원만 납부했습니다. K-콘텐츠로 국내에서만 수천억원을 벌어가지만 세금은 쥐꼬리만큼만 내고 있으니, 넷플릭스의 한국 투자가 결국은 ‘남는 장사’란 지적이 나올 만합니다.

[※ 참고: 이듬해인 2021년에 국세청이 조세회피 혐의로 넷플릭스에 800억원의 세금을 추징한 건 그나마 다행스러운 소식입니다. 넷플릭스는 불복해 올해 4월 ‘조세불복 행정소송’을 조세심판원에 청구했습니다. 800억원 중 780억원을 돌려달라는 게 골자였는데, 결과는 넷플릭스의 패배였습니다. 지난 8월 9일 조세심판원은 ‘국세청 과세가 적법하다’는 내용의 결정문을 넷플릭스에 송부했습니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이제 결론을 이야기해볼까요? K-콘텐츠는 탄탄한 자본력과 판로망을 갖춘 넷플릭스를 등에 업고 세계로 발 빠르게 뻗어나갔습니다.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아 단기간에 세계인이 사랑하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만, 그러는 사이 국내 시장은 사실상 넷플릭스의 ‘독식구조’로 바뀌었습니다. 

방송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 K-콘텐츠의 작품성은 세계가 인정하는 수준인 만큼, 해외 기업에 의존하는 경향을 줄일 필요가 있다”면서 “국내 기업을 주축으로 K-콘텐츠를 알리는 것이 산업 전반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긍정적인 효과가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K-콘텐츠는 언제쯤 넷플릭스에서 졸업할 수 있을까요? 아직은 갈 길이 멀기만 합니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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