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자리 놓친 웨이브, 회심의 카드는 미국·유럽 진출
티빙에 이어 쿠팡플레이에 자리 내줘
미주 지역 뚫은 웨이브, 이달부터 유럽 공략 시동
ARPU 높은 미국·유럽 확대…글로벌 플레이어 제휴 목표
2023-10-08 06:00:00 ㅣ 2023-10-08 06:00:0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넷플릭스에 이은 2위 자리를 놓고 국내 사업자들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사업자 간 합병으로 세를 키웠던 웨이브에 이어 CJ ENM(035760)의 티빙이, 그리고 최근에는 후발주자인 쿠팡플레이가 2위 자리를 꿰찼습니다. 국내 사업자들 간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웨이브는 글로벌 진출을 통해 중장기 성장동력 만들기에 나섰습니다. 미국·캐나다·멕시코·브라질 등 미주 35개국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고, 이달부터는 영국·아일랜드·스페인·포르투갈 등 유럽 4개국과 오세아니아에 진출합니다. 이외 유럽과 중동지역으로도 확장을 준비 중입니다.
치열해진 2위 자리 싸움에 밀렸다
웨이브는 2019년 9월, 지상파3사가 운영하던 OTT 푹과 SK텔레콤(017670) 계열 OTT 옥수수가 통합해 출범했습니다. 국내 주요 OTT 플랫폼 간 첫 통합으로, 한동안 국내 OTT 중 1위 자리를 유지해 왔습니다. 넷플릭스 다음으로 가입자가 많은 사업자였습니다.
국제 OTT 페스티벌에 전시된 웨이브 홍보물. (사진=뉴스토마토)
하지만 국내 OTT 시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지각변동이 나타났습니다. 티빙이 지난해 KT(030200) 시즌을 흡수합병하며 단숨에 국내 OTT 1위 자리를 빼앗았고, 최근에는 이 자리를 사업 시작 만 3년이 안된 쿠팡플레이가 차지했습니다. 쿠팡의 유료 구독상품인 와우멤버십 가입자를 대상으로 무료 제공 영향력과 스포츠 독점 중개를 통해 차별화를 꾀한 덕입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8월 쿠팡플레이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562만5295명으로 539만8255명인 티빙을 제치고 처음 2위로 올라섰고, 지난달에도 쿠팡플레이의 MAU는 531만7417명으로 티빙(512만2396명)을 앞섰습니다. 같은 기간 웨이브의 MAU는 8월 439만명, 9월 422만명에 그쳤습니다.
미주 이어 이달 본격 유럽·오세아니아 진출
국내 순위 경쟁을 뒤로하고 웨이브는 코코와+를 인수, 해외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코코와+는 미국·캐나다·멕시코·브라질 등 북중남미 지역 35개국에서 K-콘텐츠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코코와+ 인수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미주지역 가입자에게 오리지널 콘텐츠를 비롯한 주요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아울러 구글과 검색·구글TV 등 전사적 제휴를 비롯해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로쿠, 더 로쿠TV, 컴캐스트, 라쿠텐 비키, 온디멘드코리아, 삼성전자·LG전자 스마트TV, 애플TV 등과 제휴를 맺고 북미지역에서 K-콘텐츠 접근성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웨이브는 이달부터 스페인 등 유럽 4개국과 오세아니아로 진출에 나섭니다. 웨이브 관계자는 "영어 외에도 코코와+ 보유하고 있는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자막과 더빙 시스템을 우선적으로 활용하고자 한 것"이라며 "2차 진출국으로 이외 유럽과 중동지역 65개국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외 시장으로 파이를 키우는 것은 국내 OTT 사업자들과 차별화된 모습이기도 합니다. 티빙도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지만, 콘텐츠의 지적재산권(IP) 수출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쿠팡플레이는 후발주자인 만큼 해외진출보다는 국내 시장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웨이브의 글로벌 확장 계획. (사진=뉴스토마토)
특히 미국에 이어 유럽으로의 진출은 가입자 확대뿐 아니라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증가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미국과 유럽은 기본적으로 유료방송에 대해 ARPU가 높은 시장으로 꼽히는 까닭입니다.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미국과 유럽 시장이 쉽지는 않지만, ARPU를 높이기 위해서는 가져가야 할 시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웨이브는 글로벌 진출뿐 아니라 다양한 사업영역의 글로벌 플레이어와의 전략적 제휴 강화도 준비 중입니다. 국내에서 현대차그룹, 티맵모빌리티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커넥티드카 OTT 탑재에 협력하기로 했듯 글로벌 시장에서의 고객 접점 채널 확대에 나서겠다는 얘기입니다. 이 대표는 "자동차, IT전자, e커머스 영역 등 글로벌 향 제휴 확장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