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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이전과 달랐다! 전도연 (여성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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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3.04.02 09:33 11,59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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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전과 달랐다! 전도연

 

이근하 기자
2023.4.2 

  • 이근하 기자   
  •  입력 2023.04.02 08:00

 


17년 만에 로맨틱 코미디물에 출연한 전도연은 화면 속 자신을 보고 “웃는 모습이 이렇게 예쁘구나”라며 놀랐다. 전도연은 묵직한 장르물만 할 것이라는 일종의 틀이 깨진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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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한 건 아닌데 17년이나 됐다니 저도 놀랍네요. 좀 밝은 작품을 해보고 싶었는데 그런 작품은 들어오질 않았어요. 배우 전도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무겁고 어두운 장르물에 치우쳤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타 스캔들>이 들어왔을 때 처음부터 ‘나 이거 잘할 수 있다’고 자신한 건 아니었지만, 되게 감사했어요.”

오로지 가족을 위해 국가대표 선수 생활을 접고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씩씩한 엄마. 남행선은 좋게 말하면 책임감 강하고 나쁘게 말하면 오지랖 넓다. 그간 전도연이 연기해온 캐릭터들 성향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지인들의 반응도 이전과는 달랐다. 전도연이 물어야 그나마 반응하던 어머니는 너무 재밌게 봤다며 먼저 연락을 해왔고, 작품 흥행에 대해 주위에서 더 기뻐했다고 한다. 

 

오랜만에 보여준 밝은 연기라고 하기엔 정말 자연스러웠어요. 사실 대본상으로는 행선이의 텐션이 훨씬 높아요. 감독님도 대사를 티키타카처럼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하셨어요. 저는 그게 많이 부담스러웠어요. 왜냐하면 제가 가진 것 안에서 끌어내는 게 아니라, 완벽하게 다른 누군가를 연기해야 하는 거라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첫 리딩 때 작가님한테 못하겠다고 그랬어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배우를 바꿔주셨으면 좋겠다고. 원래 작가님은 더 억척스러운 행선이를 생각했는데 저로 인해 희석되긴 한 거죠. 그래도 작가님이 창작자이니까 작가님의 이야기를 신경 쓰지 않을 순 없잖아요. 촬영 현장에 나가면 작가님이랑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서 초반에는 감독님을 통해서 내가 잘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확인했던 것 같아요. 

자칫 과해 보일 수 있는 캐릭터이긴 했죠. 캐릭터 해석을 어떻게 했나요? 선 넘는 민폐 캐릭터가 되진 않을지 제일 걱정했어요. 근데 행선이 삶의 방식이잖아요. 행선이의 방식에서 제일 존중하는 게 차선의 선택을 최선처럼 살아가는 모습이 멋졌어요. 시청자 분들도 그런 모습을 발견해주셨으면 했고 다행히 많은 분들이 그렇게 봐주신 것 같아요. 

주변에선 뭐라던가요? 많은 사람들이 저의 밝은 모습을 알게 됐다면서 좋아하더라고요. ‘이 사람들도 알게 모르게 안타까워하고 있었구나.’ 저도 <일타 스캔들>을 통해서 저의 그런 모습들을 보고 싶어 했던 것 같아요. 저도 즐겁게 시청했어요. 그리고 내가 웃는 모습이 이렇게 예쁘구나, 저렇게 환하게 웃는 작품을 해본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봤어요. 

그 싱그러운 미소까지 어떻게 연기하는 거예요? 싱그러웠나요?(웃음) 싱그러움까지 연기하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이 나이 드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제 마음은 나이 들지않았으면 좋겠어요. 늘 그런 생각을 하고 있고 그런 것들이 행선이를 통해 보였나 싶어요. 촬영 초반에는 몸 상태가 안 좋아서 내 얼굴을 모니터링 하는 게 불편했어요.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 보이더라고요. 근데 그런 것까지 신경 쓰면서 촬영할 순 없기 때문에 어느 순간 스스로 놓아버린 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고 나중에 후반 작업에서 좀 만져주시지 않을까.(웃음) 제가 할 수 없는 것에는 집착하지 않는 편이에요. 

제작발표회에서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의심하면서 연기했다”고 했는데요. 그 의미를 짚어볼 수 있을까요?저는 <밀양> 전과 후로 나뉘는 것 같아요. <밀양> 전에는 감독님이나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 원하는 연기, 원하는 감정을 위해서 연기를 했어요. 감독님은 늘 답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감독님이 “오케이”라고 하시면 그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했어요. <밀양> 촬영 때 이창동 감독님은 “네가 느끼는 만큼만 연기하라”고 하셨어요. 그때 바로 이해하진 못했고 지나고서야 알겠더라고요. 내가 느끼는 만큼이라고 하면, 온전히 내 안에 있는 거잖아요. 누군가 나한테 정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내 안에서 정답을 찾는 것. 그러려면 계속 의심할 수밖에 없죠. 그 인물이 느끼는 것인지, 내가 느끼는 것인지 끊임없이 의심하게 돼요. 내 감정이 이만큼인데 시청자들에게 다 느껴질까 하는 두려움도 들고요.

<일타 스캔들>이 이전의 필모그래피와 다른 색의 작품이었다면, 3월 말에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오리지널 <길복순>은 <일타 스캔들>과는 또 다른 색이에요. 10년 전만 해도 여배우가 특정 나이가 되면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적일 거라는 시선이 있었는데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이렇게 달라진 환경에서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면서 커리어가 도약한다는 느낌은 없나요? 그동안 작품을 선택할 때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에 답답함과 갈증을 느끼긴 했어요. 그게 꼭 로맨틱 코미디는 아니더라도 밝은 작품을 하고 싶었거든요.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은 어떤 배우에게나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저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랫동안 무거운 작품에 갇혀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제작을 하거나 감독, 작가는 아니니까 오랜 시간 기다려야 했어요. 어떤 분들은 ‘<일타 스캔들>은 전도연의 재조명이다, 활동 영역의 확장이다’라고 하시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아 전도연이 로맨틱 코미디도 했었지’라고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시간인 것 같아요. 저는 사람들의 시선이 저를 가둔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그 틀을 깨기 위해 모험을 하진 않아요. 증명해 보이겠다는 것도 아니고요. 제 커리어에 만족하고 제 의도대로 할 수 없는 것보다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했어요.

전도연 배우에게 씌워졌다는 그 틀은 결국 대중의 기대감이 아닐까요? 기대감은 좋은 거죠. 기대감이 없다면 너무 좌절감이 크잖아요.(웃음) 기대만큼 부담도 되지만 스스로 저를 불편해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해요. 내가 뭘 하더라도 나답게, 내가 해야 할 것에 집중해야 하니까요. 저한테 더 많이 기대해주셔도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어요. 그렇게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거예요. 

<일타 스캔들>을 통해 선택지의 갈증은 좀 해소됐어요? 해소됐다기보다 <일타 스캔들>이 잘됐으니 밝은 작품도 들어오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생겼어요. <일타 스캔들>을 찍으면서 힐링도 하고 행선이로서 너무나 행복했어요. 원래 작품을 마치고 나면 ‘내가 저 장면에서 왜 저렇게 했을까’ 하는데 그런 생각이 가장 적게 든 작품이에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로맨틱 코미디 여배우에 대한 선입견을 느낀 적도 있는데 로코는 젊은 친구들만의 전유물이 아니고 10년 후에도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작품이 또 들어오지 않겠어요? 이렇게 잘했는데.(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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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 엄마

<일타 스캔들>은 일타강사와 반찬가게 사장의 로맨스물이면서, 대한민국 사교육의 현실을 반영한 학원물이기도 했다. 전도연은 정경호(최치열 역)와 애정을, 노윤서(남해이 역)와는 모정을 연기했다. 실제로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도 한 그는 아이와의 관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가는 중이다. 

정경호 배우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어요? 전도연 씨랑 투샷이 잡힐 때마다 모니터실에 가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봤대요. 자기 연기를 모니터한 거겠죠.(웃음) 초반에는 경호 씨랑 거리를 좀 뒀어요. 저한테 하는 그런 말들이 부담스럽고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서요. 선배에 대한 예우가 도를 지나친 것 같기도 하고. 너무 부담돼서 촬영 끝나면 바로 차에 들어가고, 도망쳤던 것 같아요. 그러다 어느 순간 경호 씨가 선배한테 입버릇처럼 하는 게 아니라 진심이라는 게 느껴지니까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어요. 경호 씨가 저를 행선이로 받아준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 감정을 즐겼던 것 같아요. 경호 씨 덕분에 현장이 더 즐거웠어요.

딸 해이 역의 노윤서 배우와도 첫 호흡이었어요. 그 친구한테는 이번 작품이 두 번째일 정도로 연기 경력이 짧잖아요. 그래서 좀 걱정했었는데 굉장히 당찬 친구예요. 어떤 순간에도 기죽지 않고 자기 몫을 잘 해내는 친구라서 놀랐어요. 부럽기도 했어요. 사실 선배들이랑 연기하면 기가 죽거나 역량을 다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는데 그게 아니어서 다행이었어요. 맑은 친구고, 자기가 하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는 친구 같아서 보기 좋았어요. 

현실에서는 어떤 엄마인가요? 제가 엄마이긴 한데 엄마로서의 역할을 잘 모르겠어요. 아직 저도 성장하고 있고 좌충우돌하면서 무언가를 찾아가는 중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이한테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강요해도 되는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아요. 솔직하게 제가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고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하고, 애가 잘못한 것에 대해선 사과도 받고. 서로 조금씩 적응하면서 딸로서 엄마로서 의지하고 살아요. 

교육 면에선 어떤 모습이에요? 행선이랑 비슷해요. 어떻게 보면 안일한 생각일 수도 있는데, 내가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해서 애가 따라올 수 있을까 생각해요. 아이한테 맡겨두는 스타일이에요. 만약에 해이처럼 딸이 뭔가 요구한다면 제가 해주겠죠. 근데 그건 아이의 의지에 달려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문득, 엄마의 로맨스 연기를 시청한 딸의 반응이 궁금해지네요. 아이는 치열과의 이야기보다 학원물 쪽을 더 재밌게 보더라고요. 엄마가 치열이와 애정을 나누는 모습을 힘들어하는 것 같았어요.(웃음) 되게 오글거리고 보기 힘들대요. 

극 중 행선이의 원동력이 가족이라면 전도연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저 자신이요. 제가 있어야 가족도 챙기고 일도 하니까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모호하고 어려운 개념인데, 저 자신한테 떳떳한 사람이고 싶어요.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 순 없지만 적어도 제가 내 자신을 떠올렸을 때 창피하지 않은, 솔직한 사람이고 싶어요.

출처 : 여성조선(http://woman.chosun.com)

 

http://woman.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107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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