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영화 뷰] 한국 오리지널 영화에 유독 약한 넷플릭스, 올해는 어떨까
입력 2023.01.22 14:01 수정 2023.01.22 14:0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정이' 20일 공개
'승부'·'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판권 구입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의 요인에는 넷플릭스와의 공조가 있었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기민하게 반응하며 전폭적으로 투자를 했고, 190여 개국 나라에 동시에 공개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있었기에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더 글로리' 열풍이 불 수 있었다. 이제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가 공개와 동시에 시청 시간 비영어 부문 TOP10에 오르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렇게 넷플릭스의 공격적 투자는 국내 미디어·콘텐츠 시장의 지각판과 생태계도 송두리째 변화시켰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넷플릭스가 제작한 영화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지난해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영화를 만들겠다고 밝히며 '모럴센스'를 시작으로 '카터', '서울대작전', '20세가 소녀'를 직접 기획 제작해 공개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흥행에 성공했다고 언급할 수 있는 작품은 '카터'와 '20세기 소녀 뿐이다'. 300억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카터'는 공개 뒤 28일 동안 누적 6500만 시간으로 비영어 영화 역대 순위 9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만듦새는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넷플릭스는 2023년, 이 같은 굴욕을 씻겠다는 각오다. 넷플릭스가 올해 준비한 한국 오리지널 작품은 20일 공개된 연상호 감독의 SF 영화 '정이',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길복순', '독전2', '발레리나', '승부' 등 총 여섯 작품이다.
'정이'는 연상호 감독의 신작으로 故 강수연 배우의 유작으로 화제가 된 작품. 김현주, 류경수가 주연을 맡았으며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전도연 설경구가 재회한 '길복순'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 변성현 감독의 신작으로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특별 부문(Berlinale Special)에 초청됐다. 특별 부문에는 대중성을 띤 작품부터 독특한 형식 등으로 영화계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줄 만한 작품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초청된다. 이로써 '길복순'은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를린국제영화제 진출 소식으로 기분 좋게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독전2'는 이해영 감독이 연출한 2018년 영화의 속편으로 극장 개봉작이었던 전편과 달리 속편은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됐다. 메가폰은 백감독이 잡았다. '발레리나'는 '콜'을 연출한 이충현 감독이 만든 액션 스릴러 영화로 전종서와 김지훈, 박유림이 출연한다.
천우희 임시완 주연의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와 이병헌 유아 주연의 '승부'는 극장 개봉 영화로 만들었으나, 넷플릭스가 판권을 사며 오리지널 영화로 공개된다.
OTT 내에서 영화는 시리즈물에 비해 시청자를 오랜 시간 잡아둘 순 없지만, 장르 다양성 확보에 유리하다. 다양한 선택지로 구독자를 유입 및 유지 시켜야 하는 OTT의 입장에서 놓칠 수 없는 영역이다. 넷플릭스는 라인업 공개와 함께 "2022년이 시작을 알렸다면, 2023년은 넷플릭스와 한국 영화계의 동행에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