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박정민 기자] 파트를 나눠 공개하는 OTT 드라마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공개된 넷플릭스 '더 글로리'는 오는 3월 파트 2가 공개된다. 파트 1은 문동은(송혜교 분)이 학교 폭력 가해자들에게 본격적인 복수를 시작하려는 시점에서 끊겨 시청자들을 애태우고 있다. 그래서인지 먼저 본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지금 보면 안 된다", "괜히 봤다", "3월 언제 오냐" 등 애정 어린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파트 2까지 공개되면 몰아보겠다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
최민식, 손석구 주연 디즈니+ '카지노' 역시 파트 1, 2로 나눠 공개한다. '카지노'는 1, 2, 3회를 한 번에 공개한 뒤 매주 수요일 1편씩 공개하고 있다. 1월 25일 파트 1이 마무리되며, 3주 뒤인 2월 15일 파트 2가 공개된다.
김남길, 이다희가 출연한 티빙 오리지널 '아일랜드'도 파트 쪼개기 전략을 선택했다. 총 12부작인 '아일랜드'는 파트 1 공개 후 1, 2개월 간격을 두고 파트 2를 오픈할 예정이다.
몰아보기에 익숙해진 시청자들 사이에서 흐름이 끊긴다는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OTT 플랫폼들이 쪼개기 전략을 선택하는 이유는 구독자 이탈을 막는 락인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몸집을 불려나가는 단계인 디즈니+는 국내 오리지널 중 '커넥트'를 제외하곤 거의 주 1, 2회 공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티빙 역시 대부분 주 2회 공개를 택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넷플릭스 변화다. 넷플릭스는 빈치워칭(몰아보기)을 보편화시킨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기존 TV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하우스 오브 카드'를 전편 동시 공개했고, 구독자 유입에 성공해 해당 방식을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구독자 감소를 겪으면서 공개 방식에도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만 이같은 변화를 준 건 아니다. 앞서 넷플릭스는 '오자크 4'를 파트 1, 2로 나눠 공개했다.
이같은 쪼개기 전략이 모든 콘텐츠에 통하는 건 아니다. 콘텐츠 성격에 따라 악수가 될 수도, 묘수가 될 수도 있다.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종이의 집: 공동 경제 구역'(이하 '종이의 집')의 경우 쪼개기 전략 실패 사례로 볼 수 있다. '종이의 집'은 파트 1은 지난해 6월에, 파트 2는 12월에 나눠서 공개됐다. 파트 2에서 한국만의 오리지널 스토리가 펼쳐졌음에도, 파트 1의 혹평을 극복하지 못했다. 파트 2가 저조한 화제성을 보인 탓에 공개 전략이 패착이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모든 회차가 공개되면 몰아보겠다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모든 회차가 공개됐을 때 '진짜' 몰아볼 확률도 그 콘텐츠가 소위 '대박'을 터트린 경우가 아니라면 적어질 수 있다.
결국은 각 콘텐츠 성격에 맞는 공개 전략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흐름이 끊기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일 수록 쪼개기 전략은 마이너스 요소가 된다. 파트를 나눠도 화제성을 유지할 수 있을 만한 내용인지 아니면 한 번에 쭉 몰아보는 게 더 매력적인 이야기인지 깊은 고민이 수반돼야 한다.
(사진=넷플릭스, 디즈니+, 아일랜드)
뉴스엔 박정민 od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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