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콘텐츠 보기엔 최적’...넷플릭스 광고요금제 써보니
체감상 광고 불편 없어...‘저장 기능’ 불가는 큰 약점
- 김백겸 기자 kbg@vop.co.kr
- 발행 2022-11-04 19:05:07
- 수정 2022-11-04 19:11:32
'광고형 베이식' 요금제가 추가된 넷플릭스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한국을 포함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9개 국가에서 기존 요금제보다 저렴한 '광고형 베이식'(Basic with ads) 요금제 운영에 들어갔다. 도입은 미국 서부시간 기준 3일 오전 9시부터로, 우리나라에선 4일 오전 1시부터 시작됐다.
넷플릭스는 앞서 지난 1일 광고 요금제를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먼저 시작한 데 이어, 오는 10일부터는 스페인에서도 도입할 예정이다.
넷플릭스가 구독자 감소를 겪자 특단의 대책으로 내놓은 '광고형 베이식'의 강점은 월 5,500원의 저렴한 가격이다. 저렴한 요금제로 이용자를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지금까지 넷플릭스 요금제 중 가장 저렴했던 베이식(월 9,500원)의 절반 정도의 가격이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중에서도 쿠팡플레이(월 4,990원)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가격이다.
다만 저렴한 요금 대신 넷플릭스는 그동안 자신들이 내세운 '광고 없는 시리즈·영화' 원칙을 버렸다. '광고형 베이식' 이용자는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선 평균 1시간당 4분의 광고를 봐야 한다. 대략 계산하면 시간 당 30초 광고를 8번 보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체감상 광고는 그렇게 많이 보이지 않았다. 실제 회당 시청시간이 1시간 안팎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의 경우, 한 회가 시작할 때마다 30초 광고를 봤다. 반면 회당 러닝타임이 20분 안팎인 애니매이션 시리즈 '사이버펑크 : 엣지러너'의 경우 1회 시작 시 30초 광고가 재생됐으나 2회 재생 시작 시에는 광고가 나오지 않았다. 여러 회로 구성된 시리즈를 재생하면서 콘텐츠 중간에 광고가 불쑥 재생되는 경우는 없었다.
넷플릭스가 '평균 4분의 광고'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콘텐츠의 러닝타임에 따라 광고 시간이 달라지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 측은 "실제 광고 시간은 각 콘텐츠의 다양한 종류와 길이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예를 들어, 러닝타임 30분가량의 콘텐츠에 붙는 광고는, 러닝타임 45분, 60분 콘텐츠의 광고 시간보다 짧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일부를 이용할 수 없는 '광고형 베이식' 요금제 ⓒ화면캡쳐
일부 제한된 콘텐츠...넷플릭스 최신 콘텐츠는 문제없어
'광고형 베이식'을 선택하기에 앞서 신경 쓰이는 부분은 넷플릭스에 공개된 일부 콘텐츠의 이용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광고 게재 권한을 놓고 라이선스 문제에 대한 협상이 아직 마무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넷플릭스는 디즈니, NBC유니버설, 소니픽처스, 워너브러더스 등과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중으로 알려진 소니픽처스는 스파이더맨의 영상제작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에 스파이더맨 영화 시리즈 이용이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소니픽처스가 제작한 과거 3부작은 물론 최신작인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까지 시청 가능했다. 올해 소니픽처스가 배급했던 영화 '언차티드'도 시청 가능하다.
워너브러더스의 영화도 대부분 이용 가능했다. '저스티스리그' 등 DC 히어로 시리즈, 해리포터 스핀오프 시리즈인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 두편도 문제없이 이용할 수 있었다.
NBC유니버설과 그 산하 스튜디오가 제작한 콘텐츠는 상당수 제한됐다. 백투더퓨처 시리즈와 본 시리즈, 트와일라잇 시리즈, 미이라 시리즈는 '광고형 베이식'에서 이용할 수 없다. 또한 산하 스튜디오인 드림웍스 애니메이션들도 최신작인 '배드 가이즈'를 비롯해 '씽', '슈랙', '쿵푸팬더' 등 시리즈 일부를 이용할 수 없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는 대부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NBC유니버설이 제작한 '굿 플레이스', '굿 걸스'는 이용이 제한됐다. 또 과거 넷플릭스의 대표 시리즈인 '하우스 오브 카드' 등 과거작들 일부도 볼 수 없다.
'수리남', '지금, 우리 학교는', '오징어게임' 등 한국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비롯한 비교적 최신 시리즈는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넷플릭스 측은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질은 기존 '베이식'과 같은 HD(720P)를 지원한다. 영상을 보기에 크게 부족한 화질은 아니다.
기존 요금제와 가장 큰 차이는 저장 기능이 없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불편을 느끼게 될 부분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저장 기능은 미리 보고 싶은 콘텐츠를 스마트폰 등에 저장했다가 오프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이를 이용해 스마트폰의 데이터 사용량을 절약하거나 통신 상태가 좋지 않은 지역, 비행기 등에서도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평소에 저장 기능을 사용해 통신비를 아껴온 이용자나 자주 비행기 여행을 하는 이용자라면 선택하기 꺼려지는 부분이다.
저장 기능이 없는 '광고형 베이식'(왼쪽)과 기존 넷플릭스 요금제 ⓒ화면캡쳐
'오징어게임'·'수리남' 등 화제작 궁금하다면 매력적
'광고형 베이식'의 큰 장점은 저렴한 요금제다. 기존 요금제의 반값 정도로 '오징어게임'이나 '수리남' 등 화제가 되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볼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다. 특히 넷플릭스를 이미 사용하고 있는 이용자보다 첫 이용자에게 경제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장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 부분은 휴대기기에서는 치명적이지만, TV나 PC 등을 이용해 실내에서 주로 이용하는 등 이용 패턴에 따라 약점은 아니라고 느끼는 이용자가 있을 수도 있다.
다만 아직은 넷플릭스 '프리미엄요금제'(월 17,000원)를 통해 4인이 계정을 공유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고 쾌적하게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문제는 넷플릭스의 공유 단속이다. 약관상 넷플릭스는 '가족 외 계정 공유'를 금지하고 있는데 향후 이를 엄격하게 단속하겠다는 것이다. 가족이 아닌 타인과 '넷플릭스 4인팟'을 맺는 것이 어려워진다. 그렇게 된다면 넷플릭스를 가장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광고형 베이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