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땐 내줬고 '우영우'땐 가졌다...에이스토리의 승부수
2022.08.31
[파이낸셜뉴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제작사로 유명한 에이스토리는 올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킹덤'은 전세계에 K-좀비 신드롬을 일으켰다. ‘우영우’ 역시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청순위 1위를 차지하며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두 작품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킹덤’이 넷플릭스가 IP를 보유한 작품이라면, ‘우영우’의 IP는 제작사인 에이스토리가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에이스토리의 이상백 대표는 ‘우영우’ 편성을 앞두고 넷플릭스 측의 오리지널 제안을 거절했다. 해외 방영권만 팔았다. 그리고 국내 방영권은 신생 ENA채널에 넘겼다. 그는 국내 플랫폼 중에서 최종적으로 ENA채널을 선택한 이유로 “IP 확보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3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방송영상마켓 'BCWW 2022'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개막했다. 다음달 2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올해 '새로운 콘텐츠의 시작'이라는 슬로건 아래 전 세계 36개국 이상의 방송영상 콘텐츠 산업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콘퍼런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제작자가 말하는 K-콘텐츠의 영향력과 가능성'을 주제로 한 특별세션에는 이상백 대표와 '우영우'를 연출한 유인식 감독이 참석했다.
이상백 대표는 “그동안 (중소기업인) 제작사는 IP를 플랫폼에 넘길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며 “그러다보니 제작사 입장에선 자산은 별로 없는 상태에서 계속해서 외주 제작을 반복해야 했다”고 제작자의 한계를 짚었다. “IP가 있어야 비지니스 확장이 가능하다. ‘킹덤’도 우리가 기획하고 제작해서 방송했지만, IP는 우리에게 없다. 그나마 게임 IP만 확보한 상태”라고 부연했다.
그는 “넷플릭스에 방영권만 넘기고, 국내 채널 역시 방영권만 구매가능한 채널을 선택했다”며 “ENA는 신생채널이었지만 KT의 계열사라서 든든했다. 결과적으로 제작사와 플랫폼 모두 윈원했다”고 평가했다.
‘우영우’의 IP를 확보한 에이스토리는 드라마의 성공에 힘입어 ‘우영우’ 웹툰을 서비스 중이며, 2024년 뮤지컬도 선보일 예정이다. 드라마 시즌2 제작도 고려 중이다.
그는 “제작사에게 IP 확보는 생존의 기반"이라며 "드라마 외 수입이 캐시카우가 된다면 더 좋은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이 대표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보증제도 등을 통해 드라마 제작에 도움을 받았는데, 이는 제작사가 IP 확보할 정도이 금액은 아니다”라며 “중소 제작사가 IP확보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부의 지원제도가 더 늘어나길 바란다. 플랫폼이 크는 것도 중요하지만 K-콘텐츠 강국이 되려면 중소기업이 탄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