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기 진입한 OTT 시장, 무한 생존경쟁 돌입
- 권용삼 기자
- 입력 2022.08.16 06:10
권용삼 기자
2022.08.16
업계, 실적 부진·구독자 감소 광고기반 저가요금제 도입 검토
적자 허덕이는 국내 OTT업계, 인수합병 통해 덩치·체력 키우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엔데믹 시대 생존경쟁에 돌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맞았던 '제1차 성장'이 끝나고, 정체기에 진입하면서다.
OTT 업체들에게 코로나19 기간이 성장기였다면 엔데믹은 '제2차 성장'을 위한 구조조정기인 셈이다.
실제로 주요 OTT 업체들은 구독자수 감소 또는 정체로 부진한 실적을 냈고, 이로 인해 주가도 급락했다. 이에 구독료를 인상하거나 TV의 '중간광고' 같은 구독상품을 내놓고 있고,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 키우기에 돌입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월트디즈니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디즈니플러스 등 OTT 서비스 구독료를 12월부터 올린다고 공개했다. 기존 7.99달러인 디지니플러스의 이용요금을 10.99달러로 3달러 인상한다는 것이다.
이는 새롭게 선보이는 광고요금제를 키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광고를 보지 않으려면 요금을 더 내던지, 광고를 보면 요금을 깎아주겠다는 것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올 초 구독료를 인상하면서 처음으로 구독자가 줄어드는 아픔을 맞본바 있다.
이에 넷플릭스도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내년 상반기 저가형 광고요금제를 선보이기로 했다.
넷플릭스측은 최근 공개한 주주서한에서 "내년 상반기 중 광고 요금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광고 요금제 가입자를 늘리는 데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장기적으로 광고는 가입자 및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워너미디어의 HBO맥스와 디스커버리의 디스커버리플러스는 내년 여름 통합 이용요금제를 선보이고 향후 광고 삽입형 무료요금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1억300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해 구독료 대신 광고 수익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구독료만으로 성장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애플TV플러스·아마존프라임·HBO맥스·파라마운트플러스 등 후발 OTT 업체들이 늘면서 구독자 뺏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구독자들의 선택 폭이 다양해지면서 콘텐츠 제작 비용은 증가하고 신규 구독료는 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올해 2분기 매출은 79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8.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4.6% 줄어든 15억8000만달러에 그쳤다. 유료 가입자는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20만명, 97만명 감소했다.
규모 경쟁에서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업체에 뒤지는 국내 OTT 업체들은 더 다급한 상황이다.
이에 국내에서는 티빙과 시즌의 합병이나 왓차 매각설처럼 구조조정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덩치와 체력을 키워야 생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장은 아니지만 글로벌 OTT 업체들처럼 광고형 요금제 도입 논의를 시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콘텐츠 경쟁력이나 자본력에서 뒤지다보니 요금제 차별화가 최종 생존 수단이라는 논리다.
한 업계 전문가는 “구독자 감소와 실적 부진으로 본격적인 인수합병 등 구조조정에 들어간 국내 OTT업체들이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차원에서 광고 요금제를 적극 검토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나온다. 한 업체 관계자는 "광고 기반 서비스를 하게 된다면 방송산업처럼 OTT산업도 규제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굿모닝경제 권용삼 기자
권용삼 기자 dragonbuy@good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