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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英·佛 “수신료 폐지” 日 “10% 인하”… 한국은 인상 추진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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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2.07.25 08:49 8,92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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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佛 “수신료 폐지” 日 “10% 인하”… 한국은 인상 추진

공영방송 수신료 개편… 세계와 역행하는 한국

영국 런던 BBC 방송센터./로이터
 
영국 런던 BBC 방송센터./로이터

23일(현지 시각) 프랑스가 TV 수신료 폐지를 결정한 것뿐만 아니라, 수신료 징수의 원조 국가인 영국 BBC에서도 수신료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 NHK는 내년 수신료를 10% 인하할 방침이다. 공영방송사 특유의 방만한 경영에 대한 지적, 시청자들의 외면, 정치적 편파성에 대한 비판에 직면해 각 국가마다 개혁의 칼을 빼든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TV 등장과 함께 시작된 공영방송 제도의 수명 자체가 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신료 폐지하는 영국, 인하하는 일본

일본 NHK는 올가을에 수신료 인하안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매달 1225엔(약 1만1800원) 정도인 지상파 수신료를 10% 정도 낮추고 위성방송 채널 1개를 폐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일본 시청자들 사이에선 NHK 드라마 회당 평균 제작비가 7900만엔(7억6300만원)에 달하는 등 방만 경영으로 인해 준조세를 허투루 쓴다는 인식이 강하다. 수신료 납부에 대한 거부감이 커져 NHK가 지난달 말 발표한 수신료 납부 비율은 78.9%까지 떨어졌다. 시청자 10명 중 2~3명은 수신료를 내지 않은 것이다. 도쿄도 수신료 징수율이 67.3%, 오사카부 65.2%로 나타나는 등 대도시일수록 수신료 거부 비율이 높았다. 일본은 한국처럼 전기료에 합산해 강제 징수하지도 않고, 징수원이 수금하는데도 “수신료 강제 징수 철폐”를 모토로 내걸고 ‘NHK당’이란 정당까지 출범했다.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이라는 의미로, 이달 참의원 선거에서 비례 투표 수 100만 표 이상을 획득, 비례 국회의원 1석을 얻었다.

 

영국은 지난 1월 공영방송 수신료를 2024년까지 동결하고, 왕실 칙령이 허용한 2027년까지 수신료를 유지하되, 2028년부터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BBC 수신료는 연간 159파운드(약 25만원)에 달한다. BBC의 수신료 수입은 연간 32억파운드(약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딘 도리스 문화부 장관은 당시 “영국의 우수한 콘텐츠를 위해 자금 조달과 지원, 판매에 대한 새로운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토론해야 한다”며 “수신료를 못 내 집행관들이 찾아오고, 실형을 선고받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더 이상 공영방송에 눈길을 주지 않는 시청자들

TV 보유 가구가 줄고, 넷플릭스 등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해 드라마 등을 즐기는 추세가 확산되면서 공영방송의 위상은 전 세계적으로 추락하고 있다. TV가 “넷플릭스 전용 수상기”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연간 수만~수십만원의 수신료를 부담하며 공영방송을 봐야 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다. 한국은 10년 전만 해도 20%에 육박했던 공영방송 메인 뉴스 시청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지 오래다. ‘오징어게임’ 같은 세계적인 히트 프로그램을 만들어내지도 못하고 있다. 영국 BBC도 과거의 자연 다큐멘터리와 같은 독보적 콘텐츠를 더 이상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황근 선문대 교수는 “공영방송사들은 한때 방송의 맏형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여러 다양한 방송 채널 중 하나로, 존립 근거가 희박해졌다”며 “국가 입장에선 막대한 수신료를 국민에게 부담시킬 이유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청자들 사이에선 “보지도 않는 방송에 왜 수신료를 내야 하느냐”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영국도 BBC가 올해 초 TV가 아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BBC 콘텐츠를 보는 것까지 시청료를 걷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수신료 폐지 여론이 급등했다. 당시 영국 국민 248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수신료 폐지’에 63%가 찬성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이스라엘 등 이미 수신료 폐지

수신료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전 세계 50여 국가들에선 10여 년 전부터 이런 움직임이 가시화되어 왔다. 스페인의 경우, 2009년부터 통신사업자들로부터 거둬들인 세금 중 일부를 공영방송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국민들로선 이중 과세를 면하게 된 것이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2020년 12월 발간한 ‘입법과 정책’(제12권 제3호)에 실린 논문 ‘해외 주요 국가의 TV수신료 제도 변화 고찰: 북유럽 국가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네덜란드와 뉴질랜드, 호주 등은 수신료 대신 정부 기금에서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캐나다, 이스라엘, 대만 등에서도 이미 국민이 직접 부담하는 수신료 제도는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노르웨이, 스웨덴 등 공영성을 중시하는 북유럽 국가들에선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공영방송 수신료를 아예 세금으로 만들어 국민들에게 부담시키는 ‘조세화(taxation)’ 사례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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