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선방했다. 가입자 수 감소폭이 전망치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나면서다. 한때 위기설이 불거진 넷플릭스가 저가형 광고 요금제로 가입자 수 반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넷플릭스는 19일(현지시간) 올 2분기 전세계 유료 가입자 수가 97만명 감소한 2억2067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초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는 200만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같은 전망치를 하회했다.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남미 지역과 더불어 유일하게 가입자 순증을 달성했다. 2분기 기준 아태 지역 내 가입자는 108만명 증가했다. 이날 공개된 주주서한에서 넷플릭스 측은 특히 아태 지역 내에서도 한국과 호주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M)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넷플릭스가 2분기에 가입자 이탈을 막는 데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감소세는 여전하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내 가입자 유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가운데 선전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하면서 위기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 1분기 유료 가입자 수는 20만명 감소했다. 이후 넷플릭스는 지난 5월부터 두달간 직원 450명을 정리해고 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지금처럼 급격한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한 상황에서는 기존 가입자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며 "넷플릭스가 어느 정도 기존 가입자를 지켜내는 데에 성공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넷플릭스가 저가형 광고 요금제를 도입해 가입자 수 증가세로 다시 전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앞서 지난 14일 넷플릭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광고 삽입형 요금제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요금제를 올리는 대신 요금제를 낮추고 광고로 수익을 보전한다는 전략이다.
이날 주주서한에서도 넷플릭스 측은 "2023년 상반기 중에 요금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광고 요금제 가입자층과 관련 수익을 늘리는 데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장기적으로 광고는 가입자 및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요금제가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넷플릭스 측은 감상할 수 있는 콘텐츠의 종류에 제한을 둘 가능성도 암시했다. 이날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테드 서랜도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콘텐츠는 아니지만 일부 콘텐츠에 제한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