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과 웨이브도 통합해달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과 시즌이 통합하자, 인터넷에서 국내 OTT를 모두 통합해달라는 의견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통합 OTT에 대해 업계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반응이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바라는 이유는 명확하다. OTT에서 제공하는 콘텐츠가 계속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거 마블 콘텐츠들은 대부분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었다.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에 상륙하며 대부분의 디즈니 콘텐츠가 디즈니 플러스 독점 공급으로 바뀌었다. 넷플릭스에서 마블 콘텐츠들은 순차적으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파라마운트 플러스가 티빙의 손을 잡고 국내에 진출하자, 다른 OTT에서 서비스되던 파라마운트 픽처스 콘텐츠들은 티빙 외 다른 곳에서 보기 어려워졌다. 

해외 OTT들이 국내에 진출하고, 국내 OTT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독점 계약을 맺으며 소비자가 볼 수 있는 콘텐츠는 계속해서 변하고 있다. OTT들이 대부분 공지사항이나 SNS를 통해 종료 예정작을 알리고 있기는 하지만 매번 찾아보기 번거로운 게 사실이다. 소비자들은 보던 콘텐츠가 다른 OTT로 옮겨갈 때마다, 다른 서비스를 추가로 구독해야 한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2개 이상의 OTT를 구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OTT 서비스 이용자 중 13.9%가 2개 이상의 OTT를 유료로 구독하고 있었다. 

OTT 가격이 대부분 7천원대에서 1만원대에 분포돼 있는 걸 고려하면 매달 고정비로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가장 저렴한 요금제를 기준으로 국내외 주요 OTT는 ▲넷플릭스 9천500원 ▲디즈니 플러스 9천900원 ▲티빙 7천900원 ▲웨이브 7천900원 ▲왓챠 7천900원으로 책정돼 있다. 2개를 구독한다고 가정했을 때 매달 월 1만5천800원에서 최대 1만9천400원을 부담하게 되는 셈이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취임 직전 인사청문회에서 "국내 OTT 3사가 협업하고 콘텐츠 제작 자금을 펀딩해 콘텐츠 제작에 힙을 합치면 회사를 합치지 않더라도 국내 OTT가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OTT 업계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콘텐츠 독점 공급을 위해 공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이 왜 OTT 통합론을 지지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