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 감독 S. S. 라자몰리 / 출연 N. T. 라마 라오 주니어, 램 차란, 알리아 바트, 레이 스티븐슨 / 플레이지수 ▶▶▶▶
때는 1920년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이전의 인도 제국. 인도 청년 빔(N. T. 라마 라오 주니어)과 라주(램 차란)가강가에 빠진 소년을 구하면서 막역지우로 거듭난다. 하지만 둘은 각자의 진짜 정체를 모른다. 사실 빔은 총독 일가가납치해간 여동생 말리를 구하려고 델리에 잠입한 곤드족(인도의 원주민 부족)의 전사다. 그리고 라주는 총독 스콧(레이 스티븐슨)으로부터 베일에 싸인 곤드족 전사의 체포를 명령받은 경찰이다. 마침내 빔은 말리를 구하려고 총독의저택을 급습하지만, 빔의 정체를 알게 된 라주가 그를 막아서면서 두 청년의 우정엔 균열이 인다. 하지만 인도 독립을 위해 힘쓰고 있던 라주의 비밀이 밝혀짐에 따라 빔과 라주는 합심하여 영국군을 상대하게 된다.
시원하다. 장장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영화의 활력이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다. 이런 활력엔 당연히 인도 마살라영화 특유의 춤과 노래가 한몫하지만 할리우드 슈퍼히어로를 방불케 하는 빔과 라주의 초월적인 버디 액션이야말로 <RRR>의 메인 엔진이다. 총탄으로 무장한 영국군을 주먹과 활을 사용해 물리치는 둘의 모습은 <카쉬미르의 소녀>에서 보인 살만 칸의 신화적인 괴력을 떠올리게 하면서 서구 제국주의 문명의 대척으로 자리 잡는다. 빔과 라주가 실제 인도의 독립운동가들을 본떴다는 사실, <바후발리> 시리즈로 현대 톨리우드의 대표가 된 라자몰리 감독이 민족주의 고취와 독립운동의 핵심이었던 1930년대 톨리우드의 명맥을 이었다는 점이 영화의 의도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그러면서 총독의 조카인 제니가 빔을 적극적으로 돕는다는 설정을 통해 영화가 자칫 현대의 극단적인 민족주의·인종주의로 흘러갈 가능성을 방지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