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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가 보여준 진짜 어른들

  • 김윤정 칼럼니스트   
  •  입력 2022.06.19 17:07

김윤정 칼럼니스트

2022.06.19 

 

[문화는 나의 것]

 

 

“우리가 나이가 들수록 인생에 목표가 없어지잖아요. 근데 여정 언니가 보여줬죠. 무언가를 이루기에 우리가 결코 늙지 않았다는 걸요.”

지난 5일 종영한 tvN <뜻밖의 여정>에 출연한 김정자 씨는 윤여정의 아카데미 수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70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인생의 모멘텀을 만들어낸 윤여정을 통해 별 볼 일 없고 따분할 거라고 여겼던 노년의 삶에도 새로운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말이다.

▲ tvN ‘뜻밖의 여정’ 포스터.
▲ tvN ‘뜻밖의 여정’ 포스터.

<뜻밖의 여정> 속 윤여정은 세계적인 배우들 앞에서 “내 이름을 똑바로 발음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는 제2의 누구도 아닌 바로 윤여정”이라며 구태의연한 수식어를 거부했던 그의 당당한 기세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님을 확인시켜주었다. 건강한 배우 생활을 위해 매일 아침 운동하고, 영어 인터뷰를 앞두고 이면지에 영어로 답변을 미리 준비하거나 청각장애인 배우 트로이 코치의 수상을 염원하며 수어를 연습했다.

윤여정은 <파친코> 출연 당시 일본어를 할 줄 몰라 호텔 방에 틀어박혀 한 자 한 자 외웠다고 고백하기도 했는데, 함께 <파친코>에 출연했던 실제 재일교포 3세 배우 박소희(모자수 역)는 여러 인터뷰에서 윤여정이 수시로 일본어 발음과 재일교포의 삶에 대해 물었고 윤여정의 대사를 들을 때마다 어린 시절 할머니의 어설픈 일본어가 생각나 눈물이 날 것 같았다고 말한 바 있다. 연륜이나 경력에 기대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아닌, 그는 70대의 나이에도 여전히 치열한 매일을 사는 현역인 것이다.

윤여정에게 오스카 트로피를 안겨 준 <미나리> 러브콜을 받았을 때, 소속사는 만류했다고 한다. 독립영화라 출연료가 많지 않아 돈도 되지 않고, 당시 건강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여정은 소속사의 만류를 뿌리치고 미국으로 떠났다. 한국 감독들은 이미 원로배우 반열에 올라선 그를 캐스팅해 새로운 도전을 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람난 가족>이나 <죽여주는 여자> 등의 도전적인 시도나 <꽃보다 누나> <윤식당> <윤스테이> 등의 예능 나들이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았던 그의 모험 정신이 <미나리>를 택하게 한 것이다.

▲ 2021년 4월25일(현지 시각) 93회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이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제공=OSCAR
▲ 2021년 4월25일(현지 시각) 93회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이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제공=OSCAR

최근 종영한 JTBC <뜨거운 씽어즈> 역시 배우 나문희와 김영옥을 중심으로 뭉친 나이 총합 990살, 연기 경력만 500년인 시니어 배우들의 합창 도전기였다. 프로 뮤지컬 배우도, 천둥 같은 성량을 자랑하는 가수도 없었지만, 이들이 제58회 백상예술대상 무대를 위해 준비한 100일간의 훈련기는 시청자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데뷔 57년, 나이 일흔여덟에 이 무대에서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여든둘에도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 이 무대에 섰다”는 나문희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된 합창 무대는 “힘에 겨울 땐 고갤 떨구렴. 겁에 질리면 눈을 감으렴. 네 눈물, 그 아픔 모두 너의 노래야”라는 여든여섯 김영옥의 목소리로 이어지며 보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 ‘뜨거운 씽어즈’ 김영옥, 나문희가 합창 도전에 나선다. 사진=JTBC 제공
▲ ‘뜨거운 씽어즈’ 김영옥, 나문희가 합창 도전에 나선다. 사진=JTBC 제공

대학가 원로배우인 오영수는 70대에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으로 한국인 최초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수상자가 됐고, 71살에 유튜버가 된 박막례 할머니는 “너희들 인생도 언제 뒤집힐지 모른다”고 말한다.

한때 미디어는 서른만 돼도 인생이 다 끝난 것처럼 떠들기도 했는데, 70대에도, 아니 80대에도 무언가 계속하고 도전하고 성취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65세 노인 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초고령 사회 진입이 코앞인 대한민국 현실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고령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어른이 다수 등장한 영향도 분명 클 것이다. 기성세대를 ‘라떼’ ‘꼰대’라는 말로 조롱했지만, 실은 롤모델로 삼을 만한 어른을 원했던 것이기도 할 테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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