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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넷플 드라마를 넷플서 안본다…OTT 위협하는 '50분 요약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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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2.06.15 07:11 3,05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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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 드라마를 넷플서 안본다…OTT 위협하는 '50분 요약본'

중앙일보

입력 2022.06.15 05:00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네 개나 구독하지만, 아무것도 안 본지 반년이 넘었네요. 그렇다고 구독을 끊기도 뭐하고….”
대학생 권대현(25)씨는 “OTT는 계륵(鷄肋) 같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매달 2만원 정도를 구독료로 내고 있지만, 막상 작품을 즐기려고 하면 “볼만한 것도, 볼 시간도 없다”는 것이다. 권씨는 최근엔 ‘결말 포함 요약본’으로 발길을 돌렸다고 한다. “긴 시간을 들이기는 아깝고 콘텐트는 빠르게 파악하고 싶을 때 유튜브 등에 있는 요약본을 본다”고 했다. OTT(Over The Top)는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TV서비스’라는 의미로 탄생한 용어지만, 이젠 셋톱박스(TOP)와 무관하게 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 전체를 포괄한다.

국민 3명 중 1명이 OTT에 유료 가입했지만, 그 콘텐트를 자주 안 보게 된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유는 가지각색인데 고민은 대체로 수렴한다. “OTT를 이용하지 않는데 구독을 끊기는 아쉬워서 난감하다”는 것이다.

각종 OTT 서비스 [사진 복스미디어 웹사이트 폴리곤]

각종 OTT 서비스 [사진 복스미디어 웹사이트 폴리곤]

“OTT 긴 영상보다 짧은 요약본 선호”

취업준비생 김성원(27)씨도 OTT를 이용하지만, 그 속의 작품은 보지 않는다고 했다. 김씨는 “매번 아이쇼핑처럼 제목만 훑어보다 나오게 된다. 보고 싶은 영화나 드라마가 있어도 늦은 저녁에 보기는 부담된다”며 “아무것도 안 본 지 일 년이 넘어 돈만 날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서모(25)씨는 “OTT를 다섯 개 넘게 사용하다가 돈이 아까워 최근 두 개는 구독을 해지했다”고 했다.

대학생 김모(23)씨는 “볼만한 작품들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며 “오리지널 콘텐트가 나와도 좀비나 싸움, 서바이벌 등 자극적인 내용인데 내 취향이 아니다”고 말했다. OTT 두 개의 구독을 해지한 서씨는 “이야기 흐름이 점점 비슷해져서 재미가 없다”고 했다.

권대현씨는 “집에 오면 지쳐서 긴 영상을 안 보게 된다. 유튜브 쇼츠처럼 생각 없이 빠르게 소비 가능한 것들부터 찾게 된다”며 “긴 영상콘텐트는 유튜브나 블로그에 올라오는 ‘결말 포함 요약본’으로 빠르게 소비하고 있다”고 했다. 대학생 김씨는 “내 취향이 아닌 작품들을 보는데 긴 시간을 투자하기는 아까워 궁금하면 요약본을 즐겨본다”고 말했다.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드라마, 영화 등 콘텐트의 요약본. 유튜브 캡쳐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드라마, 영화 등 콘텐트의 요약본. 유튜브 캡쳐

구독해지족, “모두 볼 필요는 없는 듯”

이에 “필수품 같았던 OTT 중 일부를 보지 않기로 했다”는 사람들은 “보고 싶은 작품도, 긴 영화를 볼 시간도 없는데 3~5개에 달하는 구독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적인 OTT인 넷플릭스는 4월 19일(미국 시간) 실적 발표에서 올해 1분기 신규 가입자 수가 작년 4분기보다 20만명 감소했고, 2분기에는 200만명 급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한국에서도 개별 OTT의 회원이 감소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전체 구독자가 줄어들 가능성은 없지만, 특정 브랜드 구독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지난 1월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대형 전광판에 상영 중인 넷플리스 광고 모습. 연합뉴스

지난 1월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대형 전광판에 상영 중인 넷플리스 광고 모습. 연합뉴스

“OTT 물결은 계속. 진화 필요”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개별 OTT의 구독자가 줄어들 수는 있다. 다만 OTT로 시청의 흐름이 넘어가는 건 막을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콘텐트 등의 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재근 평론가는 “콘텐트에 대한 불만족이 OTT 시청의 감소를 부르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마냥 잘 나갈 것 같던 OTT도 구독자의 소비 패턴과 콘텐트의 품질 등 위기관리가 필요한 현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물리적으로 사용 가능한 시간 대비 너무나 많은 업무와 정보가 쏟아진다. 진품과 사본, 압축본이 가지는 가치상의 의미 차이가 없어지는 시대가 왔다”면서 “이런 분위기가 사람들로 하여금 짧은 요약본을 찾게 하는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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