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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브로커'도 '헌트'도 할리우드 시스템…"K콘텐트 세계화 뒷받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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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2.06.08 06:04 3,42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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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도 '헌트'도 할리우드 시스템…"K콘텐트 세계화 뒷받침"

중앙일보

업데이트 2022.06.0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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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 제작사인 영화사집이 제작한 영화 '브로커'(왼쪽)와 사나이픽처스가 제작한 영화 '헌트' 포스터. [사진 각 배급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 제작사인 영화사집이 제작한 영화 '브로커'(왼쪽)와 사나이픽처스가 제작한 영화 '헌트' 포스터. [사진 각 배급사]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칸영화제에서 한국영화의 존재감이 돋보이는 해였다. 공식 경쟁부문에서 트로피를 가져온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상)과 ‘브로커’(남우주연상)뿐 아니라,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이트 스크리닝(Midnight Screening)에 초청된 ‘헌트’,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상영된 ‘다음 소희’ 등 여러 편의 한국영화가 영화제를 달궜다.

이중 송강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긴 영화 ‘브로커’와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 사이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두 작품 모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자회사로 두고 있는 제작사(영화사집·사나이픽처스)가 각각 만들었다는 점이다. 2년여 전부터 영화·드라마 제작사를 공격적으로 인수합병하며 콘텐트 업계에 뛰어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밖에도 하정우·김남길 주연의 범죄 영화 ‘야행’, 이병헌·유아인이 바둑 라이벌로 합을 맞춘 영화 ‘승부’ 등 다수의 작품 공개를 앞두고 있다.

SLL·카카오엔터…‘할리우드형’ 스튜디오 시스템 구축

이처럼 한국 영상 콘텐트 시장에 대규모 스튜디오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세력 판도가 바뀌는 모습이다. 과거에 방송사나 소규모 제작사가 중심이 되어 드라마나 영화를 제작 및 유통했다면, 이제는 다수의 제작사 및 유통채널을 보유한 대형 스튜디오가 원천 IP(지적재산) 발굴부터 투자·제작·유통 등 전 과정을 주도하는 ‘할리우드형’ 스튜디오 시스템이 형성된 것이다. 이들 대형 스튜디오들은 탄탄한 자본을 바탕으로 콘텐트를 만든 뒤, 특정 플랫폼에 얽매이지 않고 OTT, TV 채널 등을 통해 공급하는 게 특징이다.

이같은 흐름의 선두에는 지난 3월 “글로벌 탑티어(Top-tier) 제작사가 되겠다”며 사명 JTBC스튜디오를 바꾼 SLL(Studio LuluLala)이 있다. 2019년부터 영화 제작사 퍼펙트스톰필름, BA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등 콘텐트 제작 역량 강화에 나선 SLL은 현재 15개에 달하는 제작사를 보유한 대형 스튜디오로 거듭났다.

SLL 산하 제작사인 BA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영화 '범죄도시2'(왼쪽)와 스튜디오피닉스가 제작한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포스터. [사진 각 배급사]

SLL 산하 제작사인 BA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영화 '범죄도시2'(왼쪽)와 스튜디오피닉스가 제작한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포스터. [사진 각 배급사]

SLL 산하 제작사들 로고. [SLL 제공]

SLL 산하 제작사들 로고. [SLL 제공]

특히 지난해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D.P.’ 등의 흥행작을 비롯해 총 26개 작품을 제작, 558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매출 기준 국내 1위 제작사가 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천만 영화’ 등극을 바라보고 있는 ‘범죄도시2’와 ‘추앙’ 열풍을 일으킨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도 SLL 산하 제작사 작품이다. 앞서 지난 4월 SLL로서의 출발을 알리는 미디어데이에서 정경문 대표이사는 “SLL은 JTBC 채널에서 방송하는 드라마만 만드는 스튜디오를 넘어섰다”며 “국내 1위에 안주하지 않고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튜디오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의 합병으로 탄생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웹소설과 음반·음원 유통, 매니지먼트, 콘텐트 제작 및 유통까지 아우르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고속 성장했다. 특히 카카오TV 오리지널 제작 스튜디오를 비롯해 글앤그림미디어, 영화사집 등의 제작사를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자사 자회사 간 협업으로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올해 초 인기를 끈 SBS 드라마 ‘사내맞선’은 동명의 카카오페이지 웹툰·웹소설을 원작으로 자회사 크로스픽쳐스가 제작하고, OST 앨범도 자사 음악 레이블이 기획하는 등 콘텐트를 둘러싼 전 과정이 자사 울타리 내에서 이뤄졌다.

SBS 드라마 '사내맞선'은 동명의 카카오페이지 웹툰·웹소설을 원작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크로스픽쳐스가 제작했다. [사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BS 드라마 '사내맞선'은 동명의 카카오페이지 웹툰·웹소설을 원작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크로스픽쳐스가 제작했다. [사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같은 스튜디오 모델의 확산은 2016년 CJ ENM이 드라마 사업부문을 분할해 스튜디오드래곤을 신설하면서부터 물꼬가 트였지만, 넷플릭스 등의 글로벌 OTT가 확산되면서 급물살을 탔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맞물리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OTT를 매개로 K-콘텐트가 세계적으로 팔리기 시작한 게 대형 스튜디오 시스템 구축을 앞당겼다는 것이다. 한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해외에서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의 작품이 인기를 끌면서 엔터테인먼트가 ‘돈을 벌 수 있는’ 산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며 “자연스럽게 자본을 가진 쪽에서 경쟁력 있는 제작사들을 한 울타리 안에 묶는 체계가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디오 체계가 K-콘텐트 세계화 뒷받침”

각종 사업분야를 한 울타리 내에서 아우르는 스튜디오 시스템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양질의 콘텐트 제작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한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엔 지상파 방송사 등 유통 채널을 보유한 쪽에 창작자들이 종속된 구조였다면 OTT가 등장한 후로는 여러 플랫폼이 웰메이드 콘텐트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면서 실력 있는 창작자가 주도하는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스튜디오 시스템은 뛰어난 창작자들을 지속적으로 모아둠으로써 그 안에서 아이디어와 자본을 선순환시키는 구조”라며 “앞으로 K-콘텐트가 세계에 더욱 뿌리내리게 하는 데 스튜디오 생태계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형 스튜디오에 속한 한 제작사 관계자도 “스튜디오라는 버팀목이 생기면서 한층 안정감 있게 제작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아직 독립된 상태인 제작사 중 상당수도 안정적인 창작 활동을 위해 스튜디오에 들어오길 바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업계에서 주목받는 제작사들 상당수가 대형 스튜디오에 이미 편입됐다는 점에서 후발 주자가 배제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대형 스튜디오에 속하지 않은 한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이미 흥행작을 몇 개 만든 제작자는 이 시스템의 수혜를 받을 수 있겠지만, 울타리 밖에 있는 IP 보유자나 경력이 없는 신인 제작자들은 발굴될 기회가 적어지는 것 아닌지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새로운 창작자가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을 위한 노력이 동반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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