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다큐도 ‘세계 벽’ 뚫었다…‘사이버지옥’ 해외 관심 증폭
입력 2022-05-27 06:57:00
OTT 콘텐츠 추천 통합랭킹 4위에
넷플 주간 ‘비영어 영화’ 8위 올라
일명 ‘N번방 사건’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사이버 지옥:N번방을 무너뜨려라’(사이버 지옥)가 해외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케이(K) 콘텐츠’로 해외 시청자에게 익숙한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다큐멘터리가 화제에 오른 것은 이례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최진성 감독이 연출한 ‘사이버 지옥’은 2020년 초 신종 사이버 성범죄인 ‘N번방 사건’의 실체를 추적하는 내용이다. 사이버수사대 경찰, 기자, PD 등 관련자 24명을 인터뷰해 당시 사건을 재구성했다. “또 다른 가해의 우려가 있다”며 피해자 인터뷰를 배제한 점, 모바일 채팅 화면이나 애니메이션 효과 등을 활용해 사건을 재연한 점 등이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덕분에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콘텐츠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의 ‘통합 랭킹’ 4위에 랭크됐다.
해외에서도 가파르게 순위를 올리고 있다. 26일 넷플릭스가 발표한 ‘글로벌 주간 톱 10’(16∼22일) 비영어 영화 부문에서 8위에 올랐다. 18일 공개 후 22일까지 343만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홍콩·베트남 2위, 대만·싱가포르 3위, 인도네시아 5위, 일본 9위 등에도 올랐다. 덴마크 멜로영화 ‘토스카나’, 스페인 영화 ‘퍼펙트 패밀리’ 등 인기작들과 경쟁해 얻은 성과다.
해외 이용자들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처음 접한 ‘N번방 사건’ 자체에 호기심을 드러내고 있다. 대만 등 해외 언론 매체의 관련 보도도 이어졌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 따르면 대만 경제전문 주간지 텐샤잡지, 온라인 매체 연합신문망 등은 다큐멘터리를 조명하며 ‘N번방 사건’을 “26만 명이 연루된 한국의 대규모 온라인 성 스캔들”로 소개했다.
이에 대해 박소영 대만 타이베이 통신원은 “대만에서 한국 콘텐츠는 주로 TV·쇼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며, 영화 부문에서 한국 영화가 10위 안에 드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그러나 ‘사이버 지옥’은 공개 직후 3위에 안착하는 등 이례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