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OTT 전성기' 최정상 콘텐츠
OTT 플랫폼 영향력과 함께 '한국 콘텐츠(K-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 또한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 제작사와 협력한 넷플릭스·디즈니+·애플TV 등 외산 OTT의 오리지널은 물론, 이에 대항한 티빙·웨이브·왓챠·시즌(Seezn) 등 국내 업체의 킬러 콘텐츠까지 지상파·케이블 등 안방극장은 물론 유튜브의 견고한 벽을 넘어서는 콘텐츠 공세는 실로 막강하다. 시청 트렌드와 산업군 변화를 주도하는 인기 OTT콘텐츠은 과연 무엇일까? 엔터테인&에서는 인기 OTT 콘텐츠의 주요 특징과 플랫폼별 기대작을 살펴본다.
◇애플TV+ : 파친코
OTT 콘텐츠계 핵심은 애플TV+ '파친코'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이민진 작가)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1900년대 초부터 1980년대까지 4대에 걸친 한국계 이민자 가족의 생존과 적응의 이야기를 다룬다.
각본을 맡았던 총괄 프로듀서 수 휴와 또 다른 총괄 제작자 테레사 강 로우(블루마블 픽쳐스)를 비롯해, 에피소드 1·2·3·7을 섬세하게 연출한 코코나다 감독, 에피소드 4·5·6·8을 담당한 화려하고 자유로운 연출 스타일의 저스틴 전 감독 등 한국계 미국인 제작진 시선에서 한국 근현대사의 역사적 이해는 물론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감 가능한 보편주제인 가족, 사랑, 승리, 운명, 그리고 극복까지 섬세하게 다루고 있다.
<파친코 중 한 장면. (사진=애플tv+)>특히 한국·일본·캐나다 로케이션과 기와부터 의복 재질까지 철저하게 가다듬은 배경 고증을 통해 1915년 부산 영도에서 1989년 뉴욕과 일본의 도시까지 생생하게 담아냈다. 아카데미 수상자인 윤여정과 신인배우 김민하, 아역 전유나로 이어지는 주인공 '선자' 3인방과 이민호(한수 역), 진하(솔로몬 역), 정인지(양진 역), 노상현(이삭 역), 정은채(젊은 경희) 등 최대 5단계 이상의 오디션을 거친 명배우들의 연기력도 호평을 받고 있다.
◇티빙 : 돼지의 왕, 술꾼도시여자들
티빙은 국내 OTT계 대표답게 tvN 시리즈와 연계는 물론, 별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며 대중을 매료시키고 있다.
'돼지의 왕'은 영화 '부산행'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김동욱·김성규·채정안 주연의 스릴러물로, 20년 전 친구로부터의 메시지와 함께 시작된 의문의 연쇄살인으로 '폭력의 기억'을 꺼내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돼지의 왕 명장면 컷. (사진=티빙(TVING) 제공)>원작과는 다소 다른 전개 구조나 캐릭터 컬러에도, 아역과 주연배우의 열연으로 표현되는 원작 특유의 날것 매력과 함께 속도감 있는 전개 속에서 펼쳐지는 역대급 청소년 관람불가 수위의 복수 묘사 등이 시청자에게 잔인하지만 확실한 '사이다'로 평가받으며 주목받았다.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 (사진=티빙(TVING) 제공)>'술꾼도시여자들'은 지난해 11월까지 방영된 티빙의 대표 오리지널 콘텐츠다. 카카오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이 원작인 이 작품은 정은지·이선빈·한선화 등 3인과 최시원까지 이어지는 주인공 라인업의 찰진 현실 멘트와 극 중 핵심이 되는 음주컷 등이 주는 기시감, 예능작가·요가강사·종이접기 유튜버·예능PD 등의 직업군에서 있을 법한 현실감과 웹툰을 적절히 오가는 듯한 장면표현이 원작 팬들은 물론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도 신선하게 비치며 플랫폼의 흥행마저 이끌었다.
◇왓챠 : 좋좋소
'좋좋소'는 현재 시즌 5까지 이어가며 호평 받고 있는 웹드라마 타입의 왓챠 오리지널 콘텐츠다. 시즌 1~3은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이 각본과 감독을 맡았으며, 이후 4~5시즌은 서주완 감독과 여공일·최리사·김윤의 등 작가진의 협업으로 완성되고 있다. 드라마는 인기 유튜버를 중심으로 출연진과 함께 갓 취업한 29세 사회초년생 조충범을 주인공으로 중소기업 근로환경 에피소드로 전개된다. 실제 중소기업 직원으로서의 이력을 느끼게 하는 디테일한 묘사와 현실고증을 바탕으로 캐릭터의 자연스러운 표현이 얽어진 극중 서사가 시즌3까지 각 회차수 평균 약 120만뷰를 기록할 만큼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공식초청된 좋좋소 배우들. (사진=왓챠 제공)>왓챠버전인 4~5시즌에서는 다면적 캐릭터 특성이 감소했다는 평이 나오고 있지만, 올해 칸 국제시리즈 페스티벌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작품의 원래 기조인 현실적인 재미를 추구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은 거듭되면서 해당 콘텐츠는 물론 플랫폼에 대한 인식도 새로워지고 있다.
◇넷플릭스 : 소년심판
'소년심판'은 올해 2월말 공개와 함께 현재까지도 회자되는 넷플릭스 화제작이다. 넷플릭스 역대 화제를 낳았던 '오징어게임'이나 대표 K오리지널 콘텐츠인 '킹덤'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좀비물·고어물 등의 하드코어적 성격이 강한 역대 인기작과 달리 '촉법소년 범죄'에 대한 인간적 신념과 법적 정의 등의 쟁점요소를 극적으로 비춘다는 데 핵심이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소년심판 중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제공)>실제 김혜수, 김무열, 이성민, 이정은 등 판사 주인공과 함께 인천 동춘동 초등생 유괴살인,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대전 중학생 렌터카 절도, 강릉 여고생 무면허운전, 용인 아파트 벽돌투척 사망, 인천 여중생 집단성폭행 등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을 섬세한 고증과 함께 무조건적인 감성팔이 없이 표현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예우와 사법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깔끔한 연출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한국 오리지널 중 정극 최초 글로벌 차트 상위 등 국내외에서의 호평을 받았다.
◇디즈니+ : 사운드트랙#1
'사운드트랙#1'은 돈꽃, 사랑의불시착, 빈센조 등을 연출한 김희원PD의 디즈니+ 신작으로, 20년 지기 절친인 두 남녀가 2주 동안 한 집에 머물게 되면서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로맨스 뮤직 시네마다.
다정한 사진작가 한선우 역의 박형식, 유쾌솔직 성격의 작사가 이은수 역 한소희의 로맨틱 연기케미와 4곡 이상의 OST들로 얽혀진 '뮤비타입'의 음악드라마 구성은 4부작이라는 분량에 많은 아쉬움을 남길 정도로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기대작 : 넷플릭스 '수리남/더패뷸러스/모범가족', 티빙 '괴이/유미의세포들2/욘더', 디즈니+ '카지노'
2분기에 접어든 올해 OTT 플랫폼에서는 시청자 기대감을 이어가기 위한 콘텐츠가 대거 공개될 예정이다.
우선 넷플릭스는 남미의 한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한인 마약왕 전요환의 검거에 나선 국정원 작전에 협조한 사업가 강인구의 여정을 그린 '수리남'(감독 윤종빈, 출연 하정우·황정민·박해수·조우진·유연석·장첸 등), 패션계 청춘들의 하이퍼리얼리즘 로맨스를 그린 채수빈·최민호 주연의 '더 패뷸러스', 붕괴 직전의 평범한 가족이 마약조직의 거금과 얽히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모범가족'(감독 김진우, 출연 정우·박희순·윤진서·박지연 등) 등을 내세운다. 기존 작품과 마찬가지로 다소 진한 한국적 정서와 함께, 배우의 명연기로 완성되는 고퀄리티 수작으로 비쳐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티빙 오리지널 괴이. (사진=티빙(TVING) 제공)>티빙은 영화 '부산행'과 넷플릭스 '지옥', 티빙 '돼지의 왕'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신작으로, 저주받은 불상의 등장으로 마을 전체가 재앙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구교환, 신현빈, 곽동연 주연의 '괴이'가 가장 먼저 공개된다. 이어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의 첫 드라마로 죽은 아내를 만나기 위해 그녀의 아바타가 있는 욘더로 떠나게 된다는 설정의 신하균·한지민 주연의 '욘더', 신예은·피오의 출연예고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유미의 세포들 시즌2', 지난해 하반기 공개와 함께 화제를 모으며 티빙의 대표 콘텐츠로 자리잡은 '술꾼도시여자들 시즌2' 등 대표작들이 방영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디즈니+는 16부작 드라마 '카지노'로 올 하반기쯤 강수를 둘 전망이다. 카지노로 성공하게 되는 한 남자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이 작품은 BA엔터테인먼트,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아크미디어 등의 200억원 규모의 공동투자 제작이라는 상당한 스케일과 함께, 영화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의 대본연출, 명배우 최민식의 캐스팅 등으로 벌써부터 상당한 관심을 얻고 있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