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쫓다 손실만 수백억원인데” 밥그릇 싸움 ‘이것’
• 2022.04.16 20:51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서울 체크인'(왼쪽),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트레이서'(오른쪽) [각 사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넷플릭스 잡겠다고 HBO맥스·디스커버리도 합치는 판국에…왜 토종 OTT만 ‘각자도생’?”

넷플릭스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글로벌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간 ‘합종연횡’이 활발한 가운데, 국내 OTT는 여전히 ‘밥그릇 싸움’이 한창이다. 연간 수백억원의 적자가 나는데도 진척이 없다. 넷플릭스 저지를 위해서는 ‘티빙-웨이브’ 수준의 협력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OTT 이용료 부담 증가에 이용자들도 플랫폼 통합을 원하고 있다.

최근 워너 미디어와 디스커버리는 합병을 완료하고, ‘워너브더러스 디스커버리’를 출범했다. 조만간 양사 OTT 서비스를 합친 통합 플랫폼을 선보인다. 워너 미디어는 해리포터 시리즈, 왕좌의 게임, 빅뱅이론 등을 제공하는 OTT 서비스 ‘HBO맥스’을 보유 중이다. 디스커버리 역시 자사 OTT 플랫폼 ‘디스커버리 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 두 플랫폼을 모두 이용 중인 가입자들은 통합 플랫폼 출범으로 이용료 절감이 가능해져 환호하고 있다.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 로고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제공]

넷플릭스는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양사 합병으로 대략 1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공룡 OTT 플랫폼’이 탄생하게 됐기 때문이다. HBO맥스 가입자는 7380만명, 디스커버리플러스 가입자는 2200만명이다. 양사 합병 규모는 52조8000억원이다.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에 맞서기 위해 합병까지 불사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토종 OTT 간 ‘밥그릇 싸움’만 치열하다.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해 각각 762억원, 55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넷플릭스를 따라잡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등에 수천억원을 쏟아부은 결과다. 독주 중인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통합이 절실함에도, ‘치킨게임’을 이어가고 있다.

상암 CJ ENM 사옥 [CJ ENM 제공]

최근 CJ ENM(티빙)과 KT가 처음으로 국내 OTT 간 협력 방침을 밝혔지만, 효과는 미비할 거란 전망이다. 지난달 기준 시즌 월간이용자수(MAU)는 109만명으로, 업계 7위 수준이다. 티빙(265만명)과 시즌(109만명) 월이용자수를 단순히 더해도 웨이브(342만명)를 소폭 상회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넷플릭스(840만명) 견제를 위해서는 티빙-웨이브의 협력이 나와야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양사간 협력은 이용자들이 절실히 원하고 있다. 지상파와 종편을 아우르는 국내 콘텐츠를 한 플랫폼에서 시청할 수 있게 되면 필수 구독 OTT로 부상,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OTT 구독료가 점차 오르며 가격 부담도 커지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는 최근 구글플레이 결제 기준 프리미엄 요금제 이용료는 월 1만6000원으로 인상했다. 두 서비스를 결합한 번들 요금제만 나와도, 가입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jakme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