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화려한 액션 첩보물 '야차'…총격전 볼만하지만, 반전은 부족
입력 2022.04.10 17:09 수정 2022.04.10 17:09 지면 A28
넷플릭스 오리지널 '야차'
해외 비밀공작팀 내세운 첩보물
한국·獨 등 9개국 1위 올랐지만
기존 흥행공식 답습은 아쉬워
해외 비밀공작팀 내세운 첩보물
한국·獨 등 9개국 1위 올랐지만
기존 흥행공식 답습은 아쉬워
첩보물의 흥행 공식이다. ‘대박’을 터뜨린 한국 첩보물은 이런 메뉴를 고루 담은 작품들이었다. ‘베를린’(2013년) ‘강철비’(2017년) ‘공작’(2018년)이 그랬다.
지난 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야차’(사진)는 대박 첩보물이라고 하기엔 ‘2%’ 부족했다. 이국적인 배경과 박진감 있는 액션은 눈길을 끌었지만, 스토리와 캐릭터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하지만 초기 흥행과는 별개로 작품 완성도에 대해선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이야기는 검사인 지훈(박해수 분)이 해외 비밀공작을 전담하는 국가정보원 ‘블랙팀’을 감찰하기 위해 중국 선양으로 가면서 시작된다. 지훈은 냉혹하면서도 정의로워 ‘야차’(모질고 사나운 귀신)로 불리는 블랙팀 리더 강인(설경구 분)을 만난다. 대립하던 두 사람은 점차 공조하게 된다. 여느 한국 첩보물처럼 남북한 분단 상황을 적극 활용한다.
카메라는 선양의 독특한 분위기를 담아냈다. 총격 액션도 볼만하다. 36정의 총기, 7700발의 총알이 사용됐다. 다른 한국산 첩보물에 비해 총싸움 장면이 많은 편이다. 145억원에 이르는 제작비의 상당액이 여기에 투입됐다고 한다.
아쉬운 대목은 핵심 캐릭터인 강인과 지훈의 흡입력이 약하다는 점이다. 강인은 야차로 불릴 만큼 차갑고 냉혹한 인물인데도, 자신을 방해하는 지훈에게는 시종일관 관대하다. 적을 처단할 때도 빠르게 행동하지 않고 대화하며 미적대는 모습을 보인다. 캐릭터의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클리셰(흔히 쓰이는 스토리 전개)의 반복으로 반전이 주는 전율과 쾌감도 부족하다. ‘두더지’라 불리는 내부 스파이를 찾는 설정은 지나치게 익숙하다. 두더지의 실체 역시 작품 초중반이 되면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인물들이라 아쉽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