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간담회를 진행한다. 업계는 그간 지지부진했던 OTT 진흥책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할 예정이다. 또한 구글이 4월1일부터 인앱결제 강제에 나서면서 국내 OTT들이 구독료를 인상하는 등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도 피력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토종 OTT 생태계 활성화,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31일 미디어 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는 내달 1일 한국OTT협의회를 비롯한 미디어 업계와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날 간담회에는 웨이브, 티빙, 왓챠, 카카오, 쿠팡이 참여한다. 간담회는 인수위 측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이날 OTT 업계는 콘텐츠 세액 공제 등 OTT 진흥책 이행을 촉구할 예정이다. 지난 2020년 정부는 OTT 산업 진흥책이 포함된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 방안(디미생)' 정책을 발표했지만, 계속되는 부처 이견 등으로 공전 상태에 있다. 국내 OTT 시장은 코로나19 시대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과 함께 급성장했지만 넷플릭스 등 해외 OTT들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 특히 관할부처나 법령이 불분명해 OTT 생태계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OTT 업계는 관련산업을 유료방송·지상파 등 기존 미디어와 동일시하고, 강도높은 규제를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사업자와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규제가 국내 토종업체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OTT협의회 관계자는 "최소 규제, 자율 규제를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 구글 인앱결제 강제로 인한 가격 상승에 대한 의견도 인수위에 전달할 계획이다. 웨이브, 티빙 등 국내 토종 OTT들은 구글이 4월1일부터 인앱결제를 강제하면서 안드로이드 앱에서 이용권을 결제할 경우 약 15%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토종 OTT 업체들은 최근 구독요금 인상을 고객들에 공지한 바 있다. 국내 OTT 업체들은 PC나 모바일 웹사이트를 통해 콘텐츠를 구입하면 기존 가격으로 이용권을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고객들 입장에서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토종 OTT사업자들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글로벌 OTT 공룡과 힘든 싸움을 전개하는 상황에서, 요금인상 부담까지 떠 안아야 한다. 

유선희기자 view@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