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제작비만 1000억"…'속 빈 강정'이었던 애플TV+, 콘텐츠에 이 갈았다
입력 2022.03.28 09:16 수정 2022.03.28 09:17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할리우드 흥행 감독·배우과 협업
지난해 11월 4일, 애플TV+가 한국에 상륙할 당시, 한국 OTT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 차지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란 기대감이 쏟아졌었다.
김지운 감독이 연출한 '닥터 브레인'을 첫 오리지널 시리즈를 선보이며 업계 최초로 모든 콘텐츠를 직접 제작한 오리지널 시리즈로 구성해 차별화를 뒀다. 여기에 넷플릭스(월 9500원), 디즈니 플러스(9900원)에 비해 저렴한 6500원에 최대 6명까지 계정 공유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빈약한 콘텐츠는 단점으로 작용했다.
애플TV+는 현재 콘텐츠 수가 70여 개로, 방대한 콘텐츠 속에서 취향 따라 선택을 하고 있는 국내 이용자들에게 기대보다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것이다. 넷플릭스 약 4000편, 디즈니 1만 6000편을 서비스하고 상황과 더욱 비교만 될 뿐이었다. 여기에 웨이브, 티빙, 왓챠 등 국내 OTT 역시 콘텐츠 수를 늘려가며 치열한 경쟁을 벌여 상황에 애플TV+의 존재감은 점점 약해져 갔다. 폐쇄적인 운영체제(OS) 역시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애플TV+는 지난 3월 25일 첫 공개한 '파친코'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과 한류스타 이민호를 주축으로 한 '파친코'는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4대에 걸쳐 이야기 하고 있다.
애플TV+는 '파친코'에 1000억 원 규모의 제작비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를 강타한 '오징어 게임'의 제작비는 200억 원에 육박했으며, 넷플릭스가 올해 한국 콘텐츠에 투자하겠다는 총 금액 5500억 원이었다. 한 작품에 1000억 원이라는 금액을 쏟아부으며,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현재 전 세계 콘텐츠가 주목하는 한국 콘텐츠를 이용해 글로벌 이용자들을 공략하겠다는 계산이다.
애플TV+의 바람대로 '파친코'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공개 전 대표적인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Rotten Tomatoes)에서 신선도 100%를 기록했으며, 전 세계 매체 및 평단으로부터 만장일치 호평을 받았다. 25일 공식 유튜브에서 무료로 공개한 1회는 2일 만에 566만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국내에서도 장대한 서사를 유려하게 담아낸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으로 콘텐츠 자체에는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애플TV+ 측은 론칭 당시 양질의 콘텐츠를 늘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는데, 그들의 큰 계획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앤 해서웨이와 자레드 레토의 '우린 폭망했다'가 지난 18일 공개됐으며, 게리 올드만의 '슬로 호시스', 니콜 키드먼의 '로어', 마틴 스콜 세이지 연출, 리어나도 디카프리오 주연 '킬러 오브 더 플라워 문', 톰 홀랜드 아만드 사이프리드 주연의 '더 크라우디드 룸', 리들리 스콧 감독의 '나폴레옹' 등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알폰소 쿠아론이 연출하고 케이트 블란쳇, 정호연이 출연하는 '디스클레이머'도 제작한다고 밝혔다.이외에도 저스틴 팀버레이크, 브래드 피트, 스칼렛 요한슨, 톰 행크스 등 할리우드 흥행 배우들이 애플TV+ 작품 출연을 논의 중에 있다.
현재 넷플릭스 구독료를 인상하고 국내 통신사에게 망 사용료를 주지 않기 위해 소송을 이어가는 가운데 구독자를 대상으로 요금을 인상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탈 현상과 비호감 이미지가 새겨졌다. 디즈니 플러스는 현재까지 드라마 '그리드', '설강화', '너와 나의 경찰수업', 예능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 공연실황 영화 '블랙핑크 더 무비' 등을 공개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