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60%, B2B·디지코 40%…KT, 더는 통신사 아니다”
“KT는 더 이상 통신사가 아닙니다. 다른 산업의 혁신을 이끄는 B2B(기업 간 거래) 회사가 될 겁니다.”
구현모 KT 대표는 1일(현지시각)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2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2020년 취임 후 줄곧 강조한 ‘탈(脫)통신’과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로의 체질 개선 의지를 이날도 분명히 했다.
구 대표는 “2년 전 CEO가 되면서 KT가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을 넓혀야겠다고 생각했다. 통신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있었고 15년간 매출이 15조원을 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구 대표는 성장 둔화를 극복하고자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DX), 미디어·콘텐트, 금융으로 핵심 신사업을 재편했다.
디지털전환에서는 ‘클라우드’를 특히 강조했다. KT는 최근 성장성이 높은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분리해 신설법인 ‘KT클라우드’를 설립했다. 지난달엔 국내 1위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MSP) ‘메가존클라우드’에 1300억원을 투자했다. KT가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건 2017년 케이뱅크 이후 처음이다.
구 대표는 “KT 기업가치가 정체된 이유는 이익을 내는데도 성장을 못 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는 여러 사업 대신 ‘똘똘한 놈’ 잡아 선택과 집중하고, 적극적인 투자·인수와 전문 법인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넷플릭스·유튜브 등 대량 트래픽을 유발하는 콘텐트사(CP)들과 통신사들 간 ‘망 비용’ 갈등에 대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의 첫 공식입장이 전해졌다. 구 대표는 GSMA 이사회 멤버다. 그는 “GSMA 산하 정책 연구그룹에서 글로벌 CP들도 (망 사용료와는 다른) 망 투자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며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방안은 정부 주도 펀드를 만들고, 거기에 글로벌 CP들이 돈을 내는 형태일 것이란 보고서를 이사회가 승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