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본색 드러냈다"…OTT 3社 '체험판→수익화' 태세 전환
임재덕 기자 입력 2022-03-03 06:14 수정 2022-03-03 06:14
수익성 높이는 넷플릭스, 최근 구독료 최대 17% 인상
시리즈물, 5월·7월 나눠 공개키로…"락인효과 노린 듯"
업계 2·3위 웨이브·티빙도 동참, '실시간TV 채널' 유료화
[아시아타임즈=임재덕 기자]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사업자들이 수익성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구독료를 인상하거나 일부 서비스의 유료전환, 콘텐츠 소비 주기를 늘리는 전략 등이 대표적이다.
쉽게 말해 그간 체험판 서비스로 고객을 유치하는 데 주력했다면, 어느 정도 고지에 올라선 뒤 수익성 위주의 사업구조 개편에 나선 것이다.그러자 기존 고객들은 "OTT 사업자들이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며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내 OTT 업계가 최근 수익성을 높이려는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정주행 쾌감 '넷플릭스' 부분 공개로…대체 왜?
2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인기 오리지널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4'를 오는 5월 27일과 7월 1일로 나눠 공개한다. 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을 때 한 달씩 구독해 소비하던 일이 불가능해지는 셈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의 시리즈물을 한 번에 공개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넷플릭스는 그간 일부 작품에서 이런 부분 공개 전략을 시험했다. 지난해 9월과 12월에 나눠 공개한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집 시즌5'와 매주 두 편씩 끊어서 선보인 인기 예능 '솔로지옥'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은 "오리지널 콘텐츠 대부분은 전편을 한꺼번에 공개하나, 솔로지옥은 두 편씩 끊어서 보는 게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다고 봤다"며 "(앞으로도) 콘텐츠 호흡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오리지널 콘텐츠 부분 공개 전략이 굳어질 가능성이 농후해서다. 넷플릭스 이용자 A씨는 "넷플릭스 시리즈물은 한 번에 몰아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생각됐다"면서 "최근 나오는 콘텐츠들을 보면 이런 강점을 버리고, 두 달에 걸쳐 공개함으로써 수익성만 조ㅊ는 것으로 보여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넷플릭스는 인기 오리지널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4'를 오는 5월 27일과 7월 1일로 나눠 공개한다. (사진=넷플릭스)
이런 비판적인 목소리는 앞서 스탠다드요금제를 월 1만3500원, 프리미엄요금제를 월 1만7000원으로 최대 17% 인상한 데 따른 반발 심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 이용자 증가세가 주춤하자, 오리지널 콘텐츠의 부분 공개라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은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이미 구독료 인상에도 고객이 떠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구독자를 대거 확보한 상황에서, 콘텐츠 부분 공개 카드로 기존 고객들을 묶어두려고(락인효과) 시도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가 아시아타임즈에 제공한 자료를 보면, 넷플릭스의 일일 활성 이용자 수는 월 구독료가 인상된 지난해 11월 18일에도 전날 대비 11.08% 이용자 수가 늘며,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체험은 끝났다"…고객 늘어난 웨이브·티빙도 무료 혜택↓
이같은 사업 효율화를 꾀하는 것은 넷플릭스뿐만이 아니다. 국내 OTT 점유율 2·3위에 이름을 올린 웨이브와 티빙 역시 사업 체질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무료로 제공하던 '실시간TV 채널 서비스' 유료화다.
앞서 티빙은 지난해 4월 무료로 제공하던 이 서비스를 중단했다. 티빙은 당시 "최근 몇 년간 OTT를 통한 영상 콘텐츠 시청이 일반화됐고, 티빙 이용자 또한 그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실시간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한층 높아졌다"며 "이에 따라 부득이하게 실시간TV 채널 유료화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웨이브의 무료 서비스 개편 안내. (사진=웨이브 홈페이지)
웨이브도 오는 11일부터 지상파 3사(KBS, KBS2, MBC, SBS)와 EBS, IHQ, 제이박스 등 무료 회원 대상 라이브 채널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 라이브 '정주행 채널'과 '홈쇼핑 채널'은 계속 무료로 제공한다.
웨이브 관계자는 "웨이브 앱을 체험해서 유료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안내하는 중간 단계의 서비스 성격이 강했다"면서 "최근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트래픽이 많아지다 보니 효율적으로 운영할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무료서비스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