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SK하이닉스 뉴스룸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넷플릭스와 왓챠 모두 1년 이상 구독해 왔다는 김석원(28세) 씨는 최근 쿠팡의 구독 서비스인 로켓와우 멤버십에 가입하면서 쿠팡플레이까지 총 3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이용하게 됐다. 이른 바 ‘멀티 구독족’이다.

권수민(31세) 씨는 현재 넷플릭스와 왓챠, 티빙을 구독 중이다. 왓챠에서는 취향에 맞는 영화를 골라보는 것을 좋아하고, 티빙에서는 예능과 드라마를 즐겨 본다. 요즘은 넷플릭스의 TV시리즈 ‘소년심판’을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김씨는 "쿠팡플레이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친구들과 비용을 나눠 내서 솔직히 가격이 부담스럽거나 그렇진 않다"라며 "볼 게 너무 많아서 시간이 부족한 게 제일 문제"라고 말했다.

권씨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겠지만 OTT마다 라인업 특장점들이 있는 것 같다"라며 "일단 지금까지는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 다른 OTT를 하나 더 했으면 더 했지, 하고 있는 굳이 해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여러 개의 OTT를 동시에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1 디지털 전환 시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 연구’에 따르면 전국 15~59세 디지털 온라인 콘텐츠를 이용하는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들이 유료로 구독하는 OTT는 평균 2.69개(넷플릭스, 유튜브, 티빙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작년만 해도 넷플릭스에 추가로 하나 더 구독하는 식이었다면 지금은 여기에 하나가 더 얹어졌다. 업계에서는 OTT 플레이어가 많아진 데다 콘텐츠 경쟁이 심화된 것을 배경으로 꼽는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애플TV플러스, 디즈니플러스 등의 국내 시장 진입 이슈가 있었고,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확대 기조가 지속되면서 특히나 볼 만한 콘텐츠가 많았다"라며 "괜히 말로만 K-콘텐츠라고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세계 어느 곳과 견주어 봐도 재미있고 퀄리티도 높다"고 말했다.

이미 이러한 트렌드를 발 빠르게 사업화한 기업도 있다. SK브로드밴드가 지난달 출시한 ‘플레이제트’는 웨이브와 티빙, 왓챠, 아마존프라임비디오, 애플TV플러스 등 5개 OTT를 비롯해 각종 스트리밍 채널과 게임, 노래방 등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당시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CO 홈엔터테인먼트 담당은 "우리나라에서 OTT는 보편화됐지만, 하나의 OTT가 고객의 모든 니즈를 커버하지는 못하고 있다"라며 "각각의 OTT로는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우리가 채워드리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OTT 하나만으로는 취향을 충족하기가 어렵고, 이 빈틈을 메우기 위해 OTT를 복수 구독 추세가 이어질 수 있고 본다"고 말했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