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점령한 ‘넷플릭스 영화’
입력 2022-02-15 06:57:00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넷플, 韓콘텐츠 제작 8000억원 투자
주원 주연의 ‘카터’ 등 공개 줄대기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전 세계 영화산업이 침체한 가운데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오리지널 영화는 더욱 힘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올해 미국 아카데미상의 작품상 등 주요 부문에 OTT 오리지널 영화가 다수 후보에 오르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 반면 한국 작품은 일부를 제외하고 세계시장에서 아직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낸다.
‘파워 오브 도그’. 사진제공|넷플릭스
●아카데미까지 점령한 OTT 영화
OTT 오리지널 영화의 높아진 위상은 3월 27일 열리는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보 라인업이 말해준다. 대표적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는 작품상 부문에 오른 ‘파워 오브 도그’와 ‘돈 룩 업’을 포함해 모두 27개 부문에서 후보를 냈다. 유력 작품상 후보로 꼽히는 ‘파워 오브 도그’는 무려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뿐만 아니라 HBO Max의 ‘킹 리차드’와 애플TV+의 ‘코다’도 작품상 후보에 지명되는 등 또 다른 OTT 오리지널 영화의 선전도 눈에 띈다.
주요 연기상 후보도 OTT 오리지널 영화의 주역들 차지다. 남우주연상 부문에서는 하비에르 바르뎀(아마존 프라임 ‘리카르도 가족으로 산다는 것’), 베네딕트 컴버배치(넷플릭스 ‘파워 오브 도그’), 앤드류 가필드(넷플릭스 ‘틱, 틱…붐!’), 윌 스미스(HBO Max ‘킹 리차드’), 덴젤 워싱턴(애플 TV+ ‘맥베스의 비극’) 등이 모두 다섯 자리인 후보석을 꿰찼다.
●한국 OTT 영화, 본격 출항
이처럼 글로벌 OTT가 영향력을 키워가는 동안 한국영화계는 감염병 확산과 관객 급감으로 인한 신규 개봉의 어려움 속에 투자 분위기가 크게 위축되는 등 위기에 놓였다. 이에 ‘사냥의 시간’을 시작으로 일부 영화가 극장을 거치지 않고 넷플릭스 등 OTT로 직행했다. 이 가운데 ‘승리호’가 ‘전 세계 많이 본 영화’ 10위권에 들었고, ‘낙원의 밤’은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OTT가 제작비를 직접 투자해 만든 오리지널 영화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 등 충무로의 일부 흥행 감독들은 드라마 시리즈를 택하기도 했다. OTT는 질적 수준을 검증받은 한국 콘텐츠의 세계적 성공과 제작진 영입 등에 힘입어 시장에 안착했다.
이어 올해부터 본격적인 콘텐츠 투자를 통해 한국 오리지널 영화를 대거 선보인다. 8000억 원을 한국 콘텐츠에 투자키로 한 넷플릭스는 최근 공개한 ‘모럴센스’를 시작으로 주원 주연의 블록버스터 ‘카터’, 유아인·고경표·옹성우·문소리 등이 출연하는 ‘서울대작전’, 영화 ‘부산행’ 연상호 감독의 신작 ‘정이’ 등을 내놓는다. ‘토종’ OTT 웨이브도 주지훈·박성웅 주연 ‘젠들맨’에 이어 조진웅·김희애가 주연하는 ‘데드맨’을 공개한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