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전성시대, 이거 아직도 안 봤어요?
- Editor. 강화송 기자
- 입력 2022.02.01 07:45
강화송 기자
2022.02.01
TV는 매일 트는데, 채널을 돌려보진 않는다.
바야흐로 OTT 전성시대다.
OTT, 뷔페 한 상
OTT 춘추전국시대 개막. 사방에 볼거리가 넘쳐난다. 그런데 OTT가 무엇일까. OTT(Over The Top), Top은 TV에 연결되는 셋톱박스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전파나 케이블이 아닌 인터넷망으로 볼 수 있는 영상 콘텐츠를 OTT라고 일컫는다. 대표적으로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유튜브 등이 그 주인공인데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다. 가끔 뷔페에 가면 반찬이 너무 많아도 문제다. 하나하나 먹어 보고, 에디터 입맛에 유독 잘 맞았던 콘텐츠 3가지를 모아 봤다.
●세계 멸망 시나리오
돈 룩 업 Don’t Look Up
대환장파티. ‘아담 맥케이’ 감독의 풍자와 유머가 깃든 블랙코미디 영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메릴 스트립, 조나 힐, 케이트 블란쳇, 티모시 샬라메, 아리아나 그란데’가 출연한다. 낄낄과 쯧쯧 사이를 배회하다가 문득 만약 세상이 멸망한다면 우연적인 재난보단 필연적인 현실이 이유일 것이라고 확신하게 된다. 그런 사실이 코미디인 동시에 이 시점 가장 현실적인 재난 다큐멘터리. 영화 내용을 축약하면 이렇다.
천문학과 대학원생과 담당 교수는 태양계 궤도를 돌고 있는 혜성이 6개월 후 지구와 직접 충돌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에베레스트 크기의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게 되면 결과는 인류멸망. 하지만 그 누구도 불편한 진실에 신경 쓰지 않는다. 좀 더 적극적인 경고를 위해 두 사람은 언론 투어에 나서게 된다. 나름 유명세를 치르지만 그 누구도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는 상황. 여전히 혜성은 떨어지고 있다.
하여튼 잘은 모르겠고 어떻게든 되겠지 싶은 전개. <아마겟돈>을 <빅쇼트>처럼 만들면 이런 영화가 탄생하는 것이다. 쿠키 영상도 있다. 살벌하게 웃기고 통쾌하다. 나를 돌아본다. 당장 누군가에게 6개월 뒤 대한민국에 혜성이 떨어져 멸망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면?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잘 차려진 코스 요리
카우보이의 노래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6명의 주인공, 6개의 이야기, 아름다운 영상미, 질 좋은 시나리오. 수준 높은 셰프가 차려 놓은 코스 요리. <카우보이의 노래>의 시대적 배경은 미국 서부 개척 시대다. 먼지 날리는 황량한 풍경 속에서 예측할 수 없는 비극과 희극을 담아냈다. ‘코엔 형제’ 작품이다, 코엔 형제는 미국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이다. 이들의 영화는 뭐랄까, 어딘가 항상 광활하고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것만 같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와는 정반대의 부류다.
사람은 결국 죽는 존재라는 각인, 이런저런 노력을 쏟으며 허둥지둥 살아가는 삶에 대한 허무감에 대하여 자주 표현한다. 술을 먹으면서 볼 만한 영화는 아니다. <카우보이의 노래>도 결국 쓸쓸한 허무감이 남는다. 시대적 배경을 미국 서부 개척 시대로 삼은 이유도 거기에 있다. 죽음이란 결과를 놓고, 고심하고 집중하는 서부 총잡이들의 모습. ‘버스트 스크럭스, 은행털이범, 유랑극단, 금을 캐는 노인, 낭패한 처자, 시체’ 총 6편의 단편 에피소드가 진행된다.
황당하고 아이러니한 이야기들이다. 생각이 많아지다가 공허해지는 영화니까, 늦은 밤에는 추천하지 않는다. 여유로운 토요일 정오, 커피 한 잔 들고 보면 좋을 영화, 주중의 부담감을 덜어 내기 딱 좋은 분위기다. 이 역시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스타워즈의 재림
만달로리안
THE MANDALORIAN
디즈니플러스에서 볼 수 있는 <스타워즈> 실사 드라마. 은하 내전 이후, 제국이 몰락한 직후의 시대에 활약한 만달로리안 ‘딘 자린’의 이야기다. 많이 세련되어졌지만, 여전히 클래식하다. 로봇과 외계인의 움직임은 CG 캐릭터 특유의 부드러운 동작보다는 애니메트로닉스 특유의 딱딱 끊기며 움직이는 디테일을 살려 냈다. 타투인의 건조 지대, 고물을 훔치고 수집하는 자와족의 생김새를 오리지널 스타워즈와 비슷하게 살려 냈다. 화면 전환도 고전 스타워즈의 방식을 그대로 따른다.
내용은 간단하다. 전사 종족 만달로어 현상금 사냥꾼이 요다와 닮은 아이와 조우하며 나서게 되는 여행 이야기. 흡사 어느 RPG 게임을 영화로 만든 것 같기도 하다. 만달로리안 시즌 1은 총 8개의 에피소드가 있는데, 각 에피소드들마다 다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물론 전체적으로는 ‘존 파브루’가 연출을 한다. 그러니까 원작에 대한 감성은 그대로 유지하며 자유분방하게 진행되는 무드가 매력적인 시리즈다.
스타워즈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어도 괜찮다. <만달로리안>은 <스타워즈>와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내용이 독립적이라 그 자체로 시작이 될 수 있다. 평일 저녁 자기 전에 치킨 한 마리 시켜 놓고 돌려보기 딱이다.
글 강화송 기자
출처 : 트래비 매거진(http://www.travi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