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세번째 맞은 설, 이런 영화 한편, 어떨까요"
- 강병호
- 승인 2022.01.28 09:23
[강병호 칼럼] '해적: 도깨비 깃발', '킹메이커' 오락과 정치판 연상, 즐거움 줄 듯
영화관 가는 게 부담스럽다면 OTT 콘텐츠 '솔로지옥', '어느 날' 안방에서 감상
영화 '킹 메이커'
코로나 19와 같이해야 하는 세 번째 설 연휴, 바이러스는 2년 동안 사회와 삶을 비틀어 놓았다. 오미크론 변이의 공격과 죽 끊듯이 바뀌는 방역수칙, 벽에 붙은‘확진자 급증 절대 대화금지’붉은 글자들이 우울하게 한다. 사적모임 허용되는 기준이 지금 네 명 인지, 다섯 명인지 여섯 명인지도 헷갈린다. 지난해 추석엔 내년 설엔 다 끝나겠거니 했었던 코로나19 ... 고향 가는 것, 친지 만나는 것 심지어 극장가는 것도 불안하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은 검은 호랑이(黑虎), 육십간지의 39번째 해다. 자연적으로 백호(白虎)는 있지만 흑호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임인년에는 역사적으로 예외적인 사건들이 많았다. 60년 전 1962년 임인년에 제 1차 경제개발 5개 년을 시작하여 산업근대화의 시작을 알렸다. 이젠 검은 호랑이 기운이 바이러스를 다 몰아내고 60년 전 같이 경제도 다시 살아나길 기원한다.
바이러스 점령군의 2년이 흐르자 경제사정은 바닥이다. 벅적이던 대형 상가, 뷔페식당은 텅 빈 채 임대만 기다린다. 설엔 인산인해였던 시장도 초저녁부터 썰렁하다. 코로나와 함께하는 마지막 명절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코로나 블루의 시대...어떡해서도 견뎌야 한다. 이번 임인년 설에는 볼만한 영화 두 편 그리고 극장가는 것도 불안한 분들을 위한 OTT(Over The Top: 방송국 송출이 아닌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콘텐츠 두 편을 소개한다.
첫 번째 영화는 <해적: 도깨비 깃발> 이다. 제작자들이 야심차게 코로나19가 끝날 줄 알았던지 235억원이란 거액이 투자한 대작이고 감독은 김정훈이다. 김정훈 감독은 2015년 <탐정: 더 비기닝>을 연출한 바 있다. 조선 개국과 함께 사라져 버린 고려 왕실 보물을 찾기 위해 뛰어든 웃기는 해적들과 이를 쫓는 악당들의 모험을 그린 스펙터클한 오락 영화다. 2014년 866만 명을 동원해서 흥행에 성공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2탄 격이라 볼 수 있지만 주인공은 다르다.
주연에 강하늘, 한효주, 이광수, 권상우, 조연에 채수빈, 오세훈, 김성오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바다 위에서 파도를 타는 것 같은 실감을 주려 거대한 짐벌 위에 해적선을 올려서 촬영했다 한다. 실감 있는 장면을 만들기 위해 컴퓨터그래픽은 <신과 함께>, <모가디슈> 제작에 참여한 <덱스터 스튜디오> 인력 100여명이 1년여 동안 작업했다. 문제는 여기서도 코로나19다. 코로나 거리두기 환경에서 거액을 투자한 영화가 흥행은 될지 걱정도 앞선다.
두 번째 영화는 <킹메이커>다.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우리 정치판을 돌아보게 하는 영화다. 감독은 변성현. 2010년 <청춘 그루브>로 데뷔하고, 2012년에 <나의 PS 파트너>로 흥행에 성공했다. 2017년에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변성현 감독은 아역배우 출신으로 KBS 8.15특집극 등에 출연한 적도 있다. <킹메이커>는 1960년대 ‘선거판의 여우’라고 불리던 전설적인 선거 전략가 엄 창록의 실화를 모티브로 만들었다.
엄 창록 역은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상에 빛나는 이선균이 맡았다. 김대중 대통령은 극중에선 김운범으로 이름을 바꾸고 설경구가 역을 맡았다. 두 주연배우를 축으로 유재명, 조우진, 박인환, 이해영, 김성오, 배종옥 등 조연급 출연진도 화려하다. 1960년대 기억나게 하는 소품, 세트에서도 세심한 디테일을 보여주려 애를 쓴 흔적이 보인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지만 이 영화는 묵직한 정치 메시지보다 극적인 재미를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영화를 보면 지금 한국 선거판 돌아가는 감도 잡을 수도 있다.
영화 '해적'
OTT란 TV와 같은 공중파 방송국 송출이 아닌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며 대표적인 것이 넷플릭스(Netflix)다. 극장도 코로나19에 위험하니 방구석에서 영화와 드라마를 즐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먼저 소개할 OTT 콘텐츠는 넷플릭스에서 1월 8일 종영된 8부작 <솔로지옥>이다. 무인도에 남녀 9명이 갇히고 누군가와 커플이 되는 게 유일한 탈출 방법이다. 미국판 넷플릭스에서 제작된 '투 핫(Too Hot)'을 목표로 내걸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15세 이용가 수준이다. 송지아(프리지아)가 짝퉁으로 논란을 일으키는 등 출연진들이 SNS에서 각종 이슈를 일으킨 콘텐츠다.
두 번째는 쿠팡 플레이 첫 오리지널 드라마 <어느날>이다. 김수현, 차승원, 김성규, 이설, 김홍파가 출연한다. 영국 BBC의 <크리미널 저스티스>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아버지의 영업용 택시를 몰고 나가 낯선 여대생과 하룻밤을 지낸 평범한 대학생 김현수(김수현)은 그녀가 시체로 발견되고 살인 용의자로 수감된다. 잡범들을 변호해 먹고사는 삼류 변호사 신중한(차승원)과 교도소의 최상위 권력자 도지태(김성규)가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평범한 사람들의 시각에서 형사 사법제도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드라마다.
강병호, 중앙대 졸업, 중앙대(MBA), 미국 조지아 대학(MS), 영국 더비대학(Ph.D),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초대, 2대 원장, 한류문화진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문위원, 배재대 미디어콘텐트학과 교수, E-mail :bhkangbh@pcu.ac.kr
출처 : 세종의소리(http://www.sjsor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