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도 고혈압, ‘140/90’→‘130/80’으로 진료기준 강화
단순 고혈압은 현행 ‘140/90’ 유지
美선 2017년부터 ‘130/80’ 일괄 적용
고혈압 환자 중 당뇨병을 앓는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 인자가 있는 사람은 혈압을 수축기 130mmHg, 이완기 80mmHg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는 진료 지침이 나왔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이 같은 내용의 ‘2022 고혈압 진료 지침’을 11일 발표했다. 이 지침은 2018년 이후 4년 만에 개정됐다. 이번 지침에 따르면 합병증이 없는 ‘고위험도 고혈압’ 환자의 목표 혈압 기준이 140/90mmHg에서 130/80mmHg로 강화됐다. 이 수준을 넘으면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번 혈압 기준은 모든 고혈압 환자가 아닌 ‘고위험도 고혈압 환자’에게 적용된다. 당뇨병, 흡연, 비만,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등 주요 심뇌혈관 질환 위험 인자 가운데 3개 이상을 가진 사람이 고위험도 고혈압 환자로 분류된다.
새로운 진료 지침은 최근 연구 결과를 반영했다. 고령층 동양인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수축기 혈압을 130mmHg로 관리한 환자들은 140mmHg로 관리한 환자들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2017년 고위험군뿐 아니라 일반 고혈압 기준도 130/80mmHg로 일괄 강화했다.
전문가들은 혈압을 더 낮출 경우 심혈관질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현 아주대 의대 흉부외과 교수는 “협심증 등 심혈관질환으로 찾아온 환자가 고혈압 환자인 경우가 많다”며 “고혈압은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주요 위험 인자인 만큼 혈압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합병증이 없고 위험도가 높지 않은 단순 고혈압 환자들은 목표 혈압을 현재 기준(140/90mmHg) 그대로 유지한다. 누구나 적어도 2년에 한 번은 혈압을 측정하라는 권고도 나왔다. 고혈압 여부를 조기 진단하기 위해서다. 특히 혈압이 120/80∼140/90mmHg 수준이거나 고혈압, 심뇌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1년에 한 번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좋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