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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잘못하면 한국이 ‘제2 우크라’ 된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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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2.02.19 07:34 45,19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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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하면 한국이 ‘제2 우크라’ 된다

 

게재 일자 : 2022년 02월 18일(金)


 

이미숙 논설위원

푸틴 협박에 밀린 유럽 국가들
우크라이나 ‘핀란드化’도 거론
2차대전 직전 히틀러 연상시켜

文정부 5년 내내 중국에 굽실
여당 후보는 ‘사드 3不’도 계승
외골수 친북·친중 고리 끊어야


베이징동계올림픽 와중에 러시아가 국제 정세 교란의 핵심축으로 떠올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올림픽 개막식 때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최고조로 높였다. 나토에 가입하려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안보 우려부터 감안해야 한다는 게 내건 요구다. 그러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려 해소법으로 ‘우크라이나의 핀란드화’를 꺼냈다. 지난 7일 모스크바로 가는 기내에서 취재진에게 이런 발언을 한 뒤 파장이 일자 ‘핀란드화를 언급한 건 아니다’고 물러섰다. 그러나 푸틴이 “현실적인 안”이라고 한 것을 보면 우크라이나의 핀란드화를 골자로 한 논의가 오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에는 여전히 전운이 감돌지만 푸틴이 다시 외교 협상을 얘기하는 것을 보면 러시안룰렛 식의 벼랑 끝 전술이 통한 듯하다. 마크롱의 행보는 강대국들이 언제든 약한 나라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1938년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에게 체코 일부를 넘기는 식으로 타협한 영국 총리 네빌 체임벌린을 연상시킨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뮌헨:전쟁의 문턱에서’ 영화에는 체임벌린이 “독일은 더 이상 영토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히틀러 서약서를 흔들며 “평화가 왔다”고 외치는 장면이 나온다. 체임벌린의 모습은 푸틴을 만난 마크롱과 오버랩 된다.

히틀러가 뮌헨회담 6개월 후 폴란드, 체코 침공에 나섰듯이, 마크롱의 제안대로 유럽연합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포기시키고 사실상 러시아의 영향권 국가로 간주한다 해도 푸틴의 야욕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협박이 통했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구소련 국가들을 상대로 또 싸움을 걸 게 분명하다. 미국의 패권 약화 속에 중·러의 도발이 두드러지는 요즘 세계가 2차 대전 발발 전야 1930년대 같다고 ‘정글의 귀환’에서 분석한 미 역사학자 로버트 케이건의 주장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이유다.

푸틴이 무력시위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를 저지한 것과 같은 일이 아시아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육·해상 연합군사훈련까지 하며 반미 연대를 공고히 해온 만큼 시진핑이 푸틴의 방식을 그대로 한반도에 대입할지도 모른다. 이미 중국은 사드 배치 때 안보 우려를 앞세워 문재인 정부로부터 ‘사드 3불(不)’ 약속을 받아냈다. 이후 문 정부는 냉전 시대 핀란드가 소련에 거스르는 행동을 하지 않았던 것처럼 단 한 번도 중국에 대들지 않았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코로나19 발발 직후 “중국인 입국을 막지 말라”고 주문하자 그대로 따랐고, 야당 후보의 발언을 비판하는 정치 개입 행태를 보여도 묵인했다. 미국이 안보상의 이유로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를 퇴출해도 문 정부는 기업 판단에 맡기는 형식으로 시장 진입을 허용했다. 중국발 요소수 대란 때는 항의조차 안 했다. 반면, 중국은 지난 5년 내내 사드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날로 점증하는 북한의 핵 위협과 탄도미사일 무력시위엔 눈감았다.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과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논의까지 무력화시켰다.

북한의 핵·미사일을 두둔하면서 사드만 문제 삼는 것은 중국이 한국 편이 아니라 북한 편이라는 증거다. 이런데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사드 3불이 적정하다고 하는 것은 문 정부처럼 중국을 받들겠다는 선언이다. 3·9 대선을 통해 친중·친북 시대를 끝내지 않으면 중국은 3불보다 더한 요구를 할 것이다. 차기 정부가 쿼드 가입을 하려 할 때 시진핑은 푸틴이 침공 위협으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주저앉힌 것처럼 안보 우려를 앞세워 실력 행사에 나서거나, 러시아를 거간꾼으로 내세워 ‘한국의 핀란드화’를 획책할지도 모른다.

이제 문 정부의 외골수 친중 고리를 끊어야 한다. 한·중 관계 리셋의 첫 관문은 우리의 주적인 북한을 감싸며 자유민주주의 국제 질서를 훼손하는 중국에 노(No)라고 말하는 것이다.중국의 경제보복 위협에 겁먹지 말고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 대중 공조의 범위와 한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진통이 크겠지만, 그것이 문 정부 안보 적폐를 청산하고 대한민국을 정상화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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