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유력지 '오징어게임' 열풍 5면에 걸쳐 집중조명…"날 놀라게 해"
리베라시옹 '오징어게임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불안과 번민을 드러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유력지인 리베라시옹이 현재 넷플릭스를 통해 제공되고 있는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표지사진으로 체택, 1면부터 5면까지 총 5개의 지면으로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사진은 2021년 10월 13일 자 리베라시옹 PDF지면 캡쳐. [재배포 금지. DB 금지] 2021.10.14/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
‘오징어게임은 나를 놀라게 했다.’(Squid gmae série fais-moi peur)
프랑스 유력 매체인 리베라시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 드라마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드라마 속 장면 사진을 이 같은 문구와 함께 1면으로 장식했다.
리베라시옹은 루이 팔리지아노 서울 특파원을 포함한 총 6명의 소속 기자들을 통해 2면부터 5면까지, 1면을 포함해 총 5면의 지면으로 각각의 시선과 사회적 현상을 결합해 사설을 포함한 특집 기사를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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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억원은 유로로 얼마?…부채의 위험에 대해 많은 이야기
로렌 프로보스트(Lauren Provost)는 구글에서 숫자 45를 검색하면 첫번째 연관 검색어로 ‘450억 원은 유로로 얼마’가 나올 정도로 지금 오징어게임의 영향력은 지대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이 드라마가 말하고 있는 것은 ‘돈’이라며 ‘전리품(Butin)’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전했다. 로렌 프로보스트는 대규모의 구글 사용자가 검색한 456억원(약 3320만 유로)는 넷플릭스 플랫폼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 되고 있는 목숨을 건 게임에서 획득할 전리품이라 말했다.
'런닝맨’이나 ‘위험의 대가’, ‘베틀로얄’, ‘헝거게임’류를 연상시키는 이 드라마는 소외된 사회주변계층이 아이들이 즐겨 하는 게임에 참여해 이기면 거액의 상금을 획득하고, 지거나 실패하면 목숨을 잃는 것이 이 드라마의 큰 줄거리이며 이 디스토피아적 이야기를 세계적인 성공으로 이끈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극도의 폭력성이나 수용소에서의 학살, 운동장에서 행하는 아이들 놀이의 퇴행적 측면 등 한국 문화를 포함한 모두를 삼켜버리는 넷플릭스의 힘이 이 드라마를 성공시킨 이유였는지 따져보지만 결국 정답은 ‘돈’이라며 '돈의 힘과 그것이 초래하는 불행, 그리고 억만장자들이 좌지우지하는 코비드 세상에서 더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 바로 오징어게임'이라고 그는 전했다.
로렌 프로보스는 이어 "이렇게 적당히 음모론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드라마는 반자본주의의 산물이며, 묵시적으로 허무주의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면서도 이 현상을 더 낙관적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의 우리에게 부채의 위험에 대해 가장 많이 이야기해주는 것은 대선후보가 아니라 바로 오징어게임며 자본의 공유도, 민주적 선택의 개념에 대해서 이야기는 것도 오징어게임뿐이라며 넷플릭스에서 이런 좌파를 본 적이 없다며 사설을 마무리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유력지인 리베라시옹이 현재 넷플릭스를 통해 제공되고 있는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표지사진으로 체택, 1면부터 5면까지 총 5개의 지면으로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사진은 2021년 10월 13일 자 리베라시옹 PDF지면 캡쳐. [재배포 금지. DB 금지] 2021.10.14/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
◇오징어게임, 고어물의 습격 그리고 관련 산업의 확장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클릭한 드라마가 되는 과정에서 '오징어게임'이라는 이 한국 드라마는 한 달 사이에 세계적인 문화적 현상이 되고 있다고 루도빅 세레(Ludivic Séré)와 엘리즈 비니아쿠르(Élise Viniacourt) 기자는 전한다.
‘10월 첫 번째 토요일 프랑스 파리 2구. K팝 팬들의 만남의 장소로 알려진 킥카페 주변에는 오전 9시가 되기도 전인 이른 아침부터 달고나 핥아먹기, 딱지치기 등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재현하려는 많은 팬들로 기다란 줄 행렬이 이어졌다. 465명의 참가자가 목숨을 잃지 않기 위해 경쟁하는 드라마 속 줄거리와는 달리 이날 ‘오징어게임’에서는 아무도 죽지 않을 것이다. 비록 참가자들의 몸싸움이 다음 날까지 이어질지언정…’
루도빅 세레와 엘리즈 비니아쿠르 기자는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게임’은 ‘브리저튼’에 이어 넷플릭스에서 가장 흥행한 드라마가 됐다며, 첫번째 게임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한 달 동안 소셜 네트워크에서 떠돌았다고 말했다. 틱톡에서 오징어게임을 해시태그한 게시물은 360억 이상 조회와 동시에 수 많은 밈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유튜브에는 이 드라마를 분석한 영상들이 넘친다고 두 기자는 전했다. 이어 대중은 오징어 게임에 대해 분석하고 다음 시즌을 예상하며, 이에 대해 황 감독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팬들이 나보다 더 창의적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루도빅 세레와 엘리즈 비니아쿠르 기자는 오징어게임의 흥행은 현실에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고등학생들은 학교에서 드라마 속 게임을 모방하는데 열을 올린다고 말했다. 이 열풍은 2019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포함해 비빔밥에서 K팝에 이르기까지 최근 몇 년간 이어지고 있는 한국 문화의 유행에 기반한 사업까지 확장되고 있다고도 전했다.
또 그들은 서울을 포함한 세계 각 국에서 추억의 설탕과자 ‘달고나’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고 탈북자 배역을 맡은 배우 정호연의 인스타그램의 팔로워 수는 기존 40만에서 1900만 명으로 늘어났으며, 운동화 판매 사이트 ‘더 솔 서플라리어(The Sole Supplier)’에 의하면 극중에서 게임 참가자들이 착용한 반스(Vans) 운동화의 매출은 7000% 증가하는 등 오징어게임 관련 산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관련 산업 분야의 가치와 확장성을 이야기했다.
참가자들을 감시하고 있는 경비원들 |
◇강한 폭력성, 사회비판, 대학살
‘나에게 네가 하는 게임을 알려줘, 그럼 나는 네가 누구인지 알려줄게’
‘오징어게임’을 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마리우스 샤퓌(Marius Chapuis ) 기자는 이 같은 격언을 인용하며 기사 머리글을 작성했다.
마리우스 샤퓌 기자는 놀이의 참가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줄다리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 등 익숙한 놀이에서 이겨야만 한다며 설탕뽑기와 오징어 게임은 이국적인 느낌을 선사하지만 그럼에도 성공적인 넷플릭스 시리즈는 전세계적인 보편성을 반영한다고 보도했다.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풍경은 모두의 어린 시절의 영역에 속해 있으며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작가 알랭 다마이시오(Alan Damaisio)의 말을 빌리자면 ‘위안자’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마리우스 샤퓌 기자는 ‘이 한국적 현상(얼마만큼의 흥행의 성공했는지는 숫자화할 수 없지만)의 여파에 직면할 때 우리는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 게임’에서 ‘한국’은 사실상 거의 부재하다는 사실을 잊기 쉽다’며 ‘한국적 상황은 단지 초반부에서 아이를 잃은 도박 중독자의 에피소드에서만 약간 볼수 있을 뿐이다’, ‘우리는 도박중독자 주인공이 궁지에 몰렸을 때 친절한 남자가 게임에 참여하면 빚을 탕감해주겠다고 제안하고, 주인공은 수락한다. 그리고 창고 한가운데에서 어떤 계급도 없이 동등한 400명의 다른 참가자와 함께 깨어난다’고 보도했다.
◇롤러코스터
오징어게임의 시각적인 효과는 단순하면서도 명확하다. 참가자들은 죄수 유니폼을, 관리자는 빨간색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 관리자들의 얼굴은 동그라미, 세모, 네모가 그려진 마스크 뒤에 가려져 있다.
일단 이 대학살의 롤러코스터에 탑승하게 되면 드라마는 배틀로얄, 보더랜드의 앨리스 등으로 입증된 문법으로 흘러간다. 관객들은 완전히 폐쇄된 무법지대에 갇힌 무고한 사람들이 역설적인 세계에 몰두하는 것을 즐긴다. 극도의 폭력, 잔혹한 살인이 모두 허용된다.
오징어 게임은 건드릴 수 있는 모든 문제를 다룬다고 샤퓌 기자는 전했다. 그는 영어를 구사하는 흑인 남성이 운영하는 피라미드형 비밀 사교모임과 음모(일본과 한국의 드라마 속 악당의 약 42%는 부패한 지식층이거나 외국인이다), 그리고 이들을 섬기는 자본주의의 만행에 대한 비난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이 드라마는 선과 악을 명확히 구분하면서도 도덕적인 사람들이 안고 있는 한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것이 오징어 게임의 성공 포인트라고 할수 있다고 그는 전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 뉴스1 |
◇한국의 엇갈린 반응과 따라 잡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
루이 파이지아노(Louis Palleggiano) 서울 특파원은 넷플릭스의 등장을 행운으로 보던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이제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역설적이게도 오징어 게임 현상이 한국에 퍼진 것은 다소 늦었지만, 국내 언론에는 단 하루도 빠짐없이 관련 일화가 보도된다고 말했다. 파이지아노 특파원은 9월 말 서울 지하철 역에 설치된 오징어게임 관련 조형물에는 코로나19 감염이 정점에 달하는 가운데에도 너무 많은 사람을 끌어들였기에 조기에 철거되어야 했으며, 드라마에 등장하는 설탕과자의 판매량은 기록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드라마에 실수로 노출된 전화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명한 후 대선 후보인 허경영에게 7만2000 유로에 해당하는 피해 보상금을 제안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오징어 게임’이 먼저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것을 지켜보고 나서야 이 게임에 빠져들었다며 지난 수요일까지만해도 피의 스릴러 ‘오징어 게임’의 한국 순위는 로맨틱 코미디 ‘갯마을 차차차’에 뒤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김경남 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전 세계의 양질의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기에 제작자에 요구하는 기준이 높다. 오징어 게임을 즐기기는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어떤 이들은 느리고 진부하다고 보기도 한다’고 한다.
루이 파이지아노 특파원은 ‘이 드라마는 한국 문화 콘텐츠의 국제 경쟁력을 재확인시켰음에도,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넷플릭스의 영향력을 억제할 수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의 약 80편의 한국 드라마와 영화제작을 위해 7억달러(약 6억 600만 유로)를 투자했으며, 올해 5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지만 의존성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김성태 성균관대학교 교수는‘내가 아는 한 한국 전문가들은 이런 투자를 환영한다’며 미국 기업의 개입이 코로나19 시대에 영화 제작자를 보호하는 생명줄이라고 역설한다고 말했다.
파이지아노 특파원에 따르면 2016년부터 넷플릭스의 아시아 제작총괄을 맡고 있는 김민영 팀장은 ‘할리우드 리포터(Hollywood Reporter)’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거대한 자본으로 제작된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는 야망이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녀는 오징어 게임이 이렇게 세계적인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식 제작방식과 플랫폼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인정하면서도 김성태 교수는 한편으로는 ‘이제는 많은 영화 제작자들이 드라마를 만들 계획을 하며, 너무 쉽게 영화를 저버린다’ 며 한국의 영화 예술의 침식을 두려워하기도 한다고 루이 파이지아노 특파원은 전했다.
그는 오징어게임의 감독인 황동혁은 시즌2를 제작하는데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시즌2는 본래의 캐릭터가 생산 라인에 올려진 모델처럼 가차없이 변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번역·갈무리 도움 = 김은진, 김정윤) 2021.10.1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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