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메뉴가 한복판에 왔네, 완전히 달라진 윈도11 출시
전 세계 4억대가 넘는 기기에서 사용하는 운영체계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Windows)가 확 바뀌었다. 복잡한 디자인을 최대한 간결하게 바꿨고, 재택근무 등을 위한 영상통화나 채팅을 한번의 클릭으로 실행할 수 있게 됐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앱들도 윈도11에서 설치와 실행이 가능하다.
MS는 24일(현지시각) 온라인 행사를 통해 새로운 운영체계인 ‘윈도11’을 공개했다. 윈도10을 내놓은지 6년만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이날 행사에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로운 시대에서 윈도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했다”고 자평했다.
◇간결해지고 빨라진 윈도
새롭게 출시된 윈도11의 가장 큰 특징은 디자인이 한층 간결해졌다는 것이다. 기존 좌측 하단에 있는 시작메뉴는 화면 중앙하단에 배치됐다. 사용자가 마우스를 더 적게 움직이고 간단한 움직임만으로도 프로그램을 구동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시작메뉴를 클릭했을 때 나오는 화면도 프로그램별 아이콘으로 간결하게 정리했다. 바로 밑엔 최근 작업한 문서가 표시된다. 디자인적으로 애플의 맥OS나 구글의 크롬OS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파일 창의 모서리도 안드로이드와 iOS에서 봤던 것 처럼 둥글게 디자인됐다.
여러 개의 창을 띄웠을 때 각 창의 크기를 클릭 한번으로 조절할 수 있는 버튼도 생겼고, 스마트폰처럼 날씨, 지도, 캘린더 등을 위젯으로 띄워 한눈에 볼 수 있는 기능도 탑재됐다.
속도도 빨라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 브라우징 속도가 빨라졌고, 윈도 업데이트도 40% 작고 효율적으로 개선했다”고 했다. 기존엔 윈도 업데이트를 위해 별도 시간이 들었지만, 윈도11에서는 백그라운드에서 업데이트가 실행돼 기존 작업을 하면서 방해를 받지 않고 업데이트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한번의 클릭으로 연결성 강화
윈도11는 기기간 연결성을 강화했고, 협업툴인 팀즈를 통해 영상통화나 채팅을 간편하게 시작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됐다. 화면 중앙 하단에 있는 작업표시줄에 마이크로소프트 팀즈가 시작 아이콘으로 등록돼 있어, 이 버튼을 누르면 바로 친구나 가족, 동료에게 영상통화를 걸 수 있다. 파노스 파네이 MS CPO(최고제품책임자)는 “우리는 코로나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어느 기기에서든, 어느 상황에서든 한번 클릭으로 바로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11에서 게임 관련 성능도 대거 업데이트했다. 게임 그래픽을 자동으로 HDR(하이 다이내믹 레인지)로 업그레이드 변환해준다. X박스 앱을 구독료를 내고 구독하면 수많은 게임을 윈도11에서 즐길 수 있다. 윈도11에서는 게임 구동 속도도 빨라졌다.
◇앱 생태계 조성해 애플 자리 노리는 윈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11에서 스토어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구동되는 안드로이드 앱을 윈도11에서도 설치하고 실행할 수 있게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위해 아마존과 인텔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사용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와 연계된 아마존 앱스토어를 통해 안드로이드용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IT 업계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앱 스토어 강화 정책이 애플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애플이 자체 앱스토어를 통해 생태계를 구축한 것처럼 안드로이드 앱을 수용해 윈도 안에서 하나의 생태계를 별도로 꾸리겠다는 것이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는 앱 개발자를 유인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제시했다. 개발자가 자체 개발엔진을 통해 만든 앱에 대해서는 앱 스토어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앱 개발자들의 자체 결제도 허용하기로 했다. 이는 앱 개발자가 앱스토어를 이용할 경우 수익의 30%를 수수료로 받는 애플과 구글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윈도11은 개발자를 위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했다. IT 매체 더버지는 “(윈도가 거대 플랫폼이 되겠다는) 사티아 나델라 MS CEO의 발언은 애플에 직격탄을 날렸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조만간 윈도10 사용자를 대상으로 무료 업데이트를 실시하고, 컴퓨터 제조사와 함께 윈도11을 탑재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