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고 짙은 색의 야채와 과일에는 몸을 살리는 귀한 성분이 가득하다. 밥상의 색깔이 다양해질수록 건강해진다.
밥상이 색을 잃을수록 건강에 좋지 않다. 검은 현미밥 대신에 백미로 지은 밥, 탐스러운 노란빛의 고구마 대신에 희끄무레한 비스킷을 가까이하고 있지는 않은가. ‘삼백(三白) 군단’이라 할 만한 백미, 흰설탕, 밀가루 등은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다. 이른바 ‘컬러 푸드’의 유용성은 익히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짙은 색의 야채나 과일에 많이 들어 있는 식물성 색소 성분인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이 체내 발암물질 생성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어, 철마다 색깔 별로 유행을 타왔다. 한때는 흑미, 검은콩 같은 블랙 푸드가, 또 어떤 때는 토마토 같은 레드 푸드가 슈퍼 푸드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특정 색에 집착하기보다 여러 색의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단 짜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흰밥 대신 검정콩과 흑미를 먹고, 여기에 오색 반찬을 골고루 곁들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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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녹차, 매실, 브로콜리, 시금치, 올리브, 두릅
화를 잘 내고 자주 발끈하고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는 녹색 음식이 제격이다. 신경과 근육의 긴장이 완화돼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녹색 음식의 풍부한 엽록소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피로를 풀어주며, 신체의 자연 치유력도 높인다. 한의학에서는 녹색이 간장의 건강에 해당한다고 본다. 특히 간의 피로물질을 해소해주므로 애주가라면 녹색 음식을 더욱 가까이하자.
▶Red–고추, 팥, 대추, 복분자, 사과, 석류, 토마토, 홍삼
한의학에서는 붉은색 음식이 심장 기능을 튼튼히 한다고 본다. 과일이나 야채의 붉은 색깔 색소에 많이 들어 있는 라이코펜 성분이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전신의 혈액순환을 도와 고혈압과 동맥경화증을 예방한다. 대표적인 슈퍼 푸드인 토마토에 다량 함유된 라이코펜 성분은 몸의 유해산소를 제거해 암 예방에 도움을 준다.
▶Yellow –꿀, 늙은 호박, 당근, 된장, 밤, 생강, 잣, 고구마
젊어지고 싶다면 노란색을 가까이해야 한다. 노란색의 과일과 야채에 들어 있는 카로티노이드 성분은 항암효과와 함께 노화 속도를 낮춰준다. 특히 소화력이 약한 사람에게 노란 음식이 좋다. 소화 기능을 도와 위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토종닭, 늙은 호박, 벌꿀 등은 비장과 위장의 기능을 북돋는다. 된장, 청국장 등의 콩 발효식품은 면역력을 강화해 암을 예방하는 전통 음식이다.
▶White –굴, 배, 도라지, 마늘, 오이, 양파, 현미
한의학에서 하얀색 음식은 폐와 호흡기 기능에 관련 있다고 본다. 실제로 도라지, 무, 콩나물 등의 흰색 식품은 폐와 기관지에 좋은 식품으로 환절기 감기를 예방한다. 흰색을 내는 색소에 들어 있는 안토크산틴,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체내 산화 작용을 억제해 유해 물질을 체외로 방출시키고, 몸에 침입한 균과 바이러스에 저항력을 길러준다. 특히 마늘과 양파가 함유한 알리신은 강력한 항암작용을 하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려준다.
▶Black–검은깨, 검은콩, 다시마, 버섯, 가지, 칡, 포도
대체로 단단한 검은 빛을 띠는 식물의 씨를 먹으면, 사람의 씨를 생산해내는 생식기 계통의 기능이 좋아진다. 또 젊음의 또 다른 비결은 검은색이다. 검은색 음식에 있는 안토시아닌 색소는 항산화 능력을 키워 면역력을 높이고 노화를 지연시킨다. 검은깨, 검은콩, 검은 쌀 등이 노화 방지와 정력 증강을 돕는다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글 김은미 사진 언스플래시 참조 『몸에 좋은 색깔 음식50』 (정이안 저 / 고려원북스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