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30년과 최근 30년 기온 비교.. 가장 길었던 겨울, 봄보다도 짧아져
연평균 기온 1.6도↑.. 온난화 뚜렷
한반도의 여름이 100년 만에 20일 더 길어졌다. 과거 한반도에서 가장 긴 계절은 겨울이었지만 이제 여름에 그 자리를 내줬다.
기상청은 이 같은 내용의 장기 기후변화 추세를 분석해 28일 발표했다. 기상청은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목포, 강릉 등 100년 이상 기온을 관측한 6곳의 과거 30년(1912∼1940년) 평균 기온과 최근 30년(1991∼2020년) 평균 기온을 비교했다. 한반도 연평균 기온은 과거에 비해 최근 1.6도 올랐다. 지구 온난화 양상이 뚜렷하다. 연중 계절의 길이도 최근엔 여름이 118일로 가장 길고 봄(91일), 겨울(87일), 가을(69일)의 순이었다. 과거엔 겨울이 109일로 가장 길고, 여름(98일) 봄(85일) 가을(73일) 순서였다. 여름이 20일 길어지고 겨울이 22일 짧아지며 순서가 바뀌었다. 기상청은 일평균 기온의 변화에 따라 사계절을 구분한다.
봄과 여름이 시작하는 날짜도 각각 17일과 11일 빨라졌다. 예전엔 봄의 시작이 3월 18일이었지만 최근엔 같은 달 1일 시작한다. 여름도 과거엔 6월 중순 시작했지만 최근엔 5월 말로 시기가 앞당겨졌다. 이 때문에 올해 서울 벚꽃은 지난달 24일 개화하면서 관측이 시작된 1922년 이후 가장 빨리 폈다. 반면 가을과 겨울의 시작은 각각 9일과 5일 늦춰졌다.
온난화가 계속되면서 계절을 나타내는 24절기도 다소 변동이 생겼다. 원래 가장 추운 날인 대한(大寒·1월 20일경)은 최근 30년 평균 기온이 0.9도로, 소한(小寒·1월 5일경)의 0.8도보다 더 따뜻해졌다. “대한이 소한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는 속담이 당연해진 것이다. 과거 30년 시기엔 대한이 소한보다 추웠다. 기상청은 “100년 이상의 관측 자료를 보면 모든 계절과 절기의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