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한국어를 제1외국어 채택… 인도는 중국어 대신 제2외국어로
#1. 지난해 10월 9일(현지 시각), 에콰도르 명문 국립대 센트랄대에 한국어 문화원 ‘세종학당’이 들어섰다. 우리나라 ‘한글날’에 일부러 맞춰 개원식을 열었다. 에콰도르에 세종학당이 세워진 건 2018년에 이어 두 번째. 개원식에 앞서 진행된 수강 신청은 15분 만에 마감됐다.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 수업만 진행하겠다고 공지했지만 수강생이 몰렸다.
#2. 주(駐)벨기에 한국문화원은 지난 4일 유튜브에 K팝 걸그룹 ‘블랙스완’이 등장하는 ‘한국 여행 동영상’을 공개했다. 블랙스완은 벨기에인 멤버가 포함된 우리나라 4인조 걸그룹. 이들이 경주, 광주, 수원 등 명소를 여행하며 한국 문화와 다양한 먹거리 등을 소개하는 동영상이다. 열흘 만에 조회 수가 1만1000회를 넘었다. 벨기에 한국문화원은 “수많은 한류 팬들이 한국 여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서 랜선 여행 콘텐츠를 만들었다”고 했다.
전 세계 한류(韓流) 팬이 1억명을 돌파한 가운데, ‘한국어 배우기' 열풍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39국 1699교 초·중·고교생 약 16만명이 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웠고, 올해 에콰도르, 벨기에, 요르단 현지 중·고교 12곳에 ‘한국어반’이 개설된다. 1999년 미국 학교에 첫 한국어반이 만들어진 지 22년 만의 성과다. 교육부는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한국어교육 지원 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전 세계 43국 1800개 학교, 내년 45국 2000교에 한국어반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원 예산은 지난해 126억원에서 236억원, 파견 교사는 6국 70명에서 10여 나라 132명으로 2배가량 늘어난다.
베트남은 올 2월 한국어를 ‘제1 외국어’로 채택했다. 초3부터 배울 수 있는데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등과 같은 위상이다. 인도는 지난해 제2 외국어로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에 이어 한국어를 추가했다. 중국어는 빠지고 한국어가 들어갔다. 교육부는 “유튜브 같은 온라인으로만 한국어를 배우던 나라에서 ‘한국어반’을 만들고 싶다는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