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최근 이용자들이 비밀번호를 공유해 몰래 시청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11일(현지 시각) CNBC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현재 일부 넷플릭스 이용자들은 계정에 로그인하거나 스트리밍을 시작할 때 경고 메시지를 받고 있다. 스크린샷(캡처 화면)을 보면 ‘이 계정 소유자와 함께 살고 있지 않다면, 계속 시청하기 위해 당신의 계정이 필요하다’고 적혀 있다.
다만, 아직 엄격한 단속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경고 화면에는 이메일이나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계정 소유자임을 인증할 수 있는 버튼도 있지만, 옆에는 인증을 다음으로 미루는 버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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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연합뉴스
에보니 터너 넷플릭스 대변인은 “이 테스트는 넷플릭스 계정을 사용하는 시청자가 권한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테스트 규모나 더 많은 시청자에게 메시지를 띄울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넷플릭스 약관은 ‘하나의 계정은 한 가정에서만 공유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넷플릭스 약관 4조2항을 보면 “넷플릭스 서비스와 이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는 개인적, 비상업적 용도로만 사용해야 하며, 가족 구성원이 아닌 개인과 공유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넷플릭스는 지금까지 스트리밍 기기 대수에 제한을 두는 것 외에는 계정 공유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기본 요금제(월 9500원)는 단일 기기, 스탠더드 요금제(월 1만 2000원)는 최대 2대, 프리미엄 요금제(월 1만4500원)는 최대 4개 기기로 동시에 스트리밍할 수 있다. 그러나 하나의 계정에 로그인할 수 있는 장치 수를 제한하지는 않았다.
CNBC는 “넷플릭스 전체 이용자의 33%가 다른 사람과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비밀번호 공유 행위가 수익 손실을 초래할 수 있더라도 가입자 수 증가와 주가 상승이 그런 우려를 상쇄했다”고 했다.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올해 초 전 세계 넷플릭스 가입자는 2억 명을 넘어섰으나, 지난 여름부터 가입자 증가 폭은 급격하게 감소했다. 여기에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디즈니 플러스와 HBO맥스, NBC의 피콕 등 수많은 경쟁 서비스가 치고 올라오고 있는 것이 넷플릭스의 이 같은 조치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WP는 분석했다.
넷플릭스 등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들이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이후 출생자)를 중심으로 ‘비밀번호 공유 문화’ 현상이 확산하는 것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CNBC는 지난 2018년 밀레니얼 세대의 35% 이상,포스트 밀레니얼 세대(2000년 이후 출생자)의 42%가 스트리밍 서비스의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반면 X세대(1960년대 중반~1980년대 초반 출생)의 비밀번호 공유 비율은 19%,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경우 13%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