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3.02 17:48
옴디아 "2024년 전체 TV 중 스마트TV 비중 90% 이상"
스마트TV OS 점유율, 구글28%·삼성20%·LG10% 수준
구글 OS활용하면 중국, 일본 업체 등이 하드웨어 격차 일정 부분 메꿔
향후 TV 시장 점유율 하락시 삼성·LG 스마트TV OS 수익률도 낮아져
삼성전자는 15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글로벌 스마트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장 큰 경쟁사는 중국이나 일본업체가 아닌 구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스마트TV 운영체제(OS) 경쟁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구글에 밀리는 모양새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2일 “이제 TV도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는 기계로 점차 변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이나 노트북과 달리 아직까지 가족을 한자리에 모이게 할 수 있는 TV는 여전히 중요한 가전”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2018년엔 전세계 출하된 TV 가운데 스마트 TV가 차지하는 비중이 71.6%였지만 지난해에는 84.4%까지 늘어났다고 집계했다. 옴디아는 2024년에는 전체 TV 중 스마트 TV 비중이 9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계 TV 시장 점유율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TV 시장에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구글의 OS 영향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구글은 TV제조사가 아니지만 스마트TV 보급률이 늘어나면서 TV업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국내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글 OS를 탑재한 스마트TV를 판매하고 있다. 30만~40만원이면 구글OS를 탑재한 스마트TV를 구매할 수 있다. 지난해 LG 올레드TV 평균판매단가(ASP, Average Selling Price)가는 1971.9달러(한화 약 221만6000원)였다. 사진=신세계몰 캡처
구글 스마트TV OS인 안드로이드OS 점유율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TV OS 시장 점유율은 구글 안드로이드OS가 28%, 삼성전자의 타이젠OS가 20%, LG전자의 webOS가 10.5% 순이다.
전자업계가 스마트TV OS 점유율을 의식하는 이유는 스마트TV는 하드웨어만큼이나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전자 부품 업계 관계자는 “20여개 제조사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중대형 OLED 패널을 납품받아 TV 세트를 제조한다”면서 “세트를 결합하는 노하우와 기술력에 따라 제조사별 TV성능 차이는 분명하다”고 말한다.
이 같은 하드웨어 격차는 일정부분 OS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으로 따라잡을 수 있다.
한 국내 OTT업체 관계자는 “넷플릭스도 4K 콘텐츠 비중이 절반이 안 되고 현재 제작 현장에서 콘텐츠 대부분을 4K미만으로 제작한다”며 “AI 업스케일링 등 TV제조사가 기술력으로 화질을 높여줄 수 있지만 4K수준의 화질은 대부분 TV제조사가 구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해상도에 따른 화질차이.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4K를 넘어 8K 화질을 구현하는 기술력을 갖췄지만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는 대부분 HD 수준의 영상을 만들고 있어 소비자가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소니나 TCL등 경쟁사도 4K화질을 구현할 기술력을 갖췄다.
이 같은 OS 경쟁력 차이에도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자체 OS를 개발하는 이유는 있다. 시청 데이터를 축적해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고, 플랫폼 수익을 덤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TV 제조사에 자사 OS를 제공하고 수익을 얻는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같이 만드는 양사는 최적화를 통한 TV 성능 향상에도 경쟁사보다 유리하다.
문제는 향후 글로벌 TV시장에서 양사의 점유율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나 LG전자의 4분의 1가격에 구글 OS를 탑재해 성능격차를 줄인 중국, 일본 제조사의 스마트 TV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TV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면 OS를 통한 플랫폼 수익 역시 줄어든다.
구글 '크롬캐스트 위드 구글tv'. 사진=크롬
구글은 USB를 연결하면 구형TV도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한 스마트TV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크롬캐스트 위드 구글tv’도 판매 중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중국이나 대만제조사의 TV에 크롬캐스트를 꽂으면 구글OS 기반의 스마트TV 기능을 제공한다. 구글의 OS가 없었다면 따라잡기 어려웠을 하드웨어 기술력과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손쉽게 제공하는 셈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2위인 LG전자를 중국 TCL사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며 “지난해 2분기의 경우 TCL이 출하량에서 LG전자를 앞서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정세진 기자sejinn@opinio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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