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찬 기자의 Oh!컷] 겨울 철새의 ‘굿바이 댄스'
아무튼, 주말
[Oh!컷] 충남 부여군 백제보 상류에서 북쪽으로 날아갈 준비를 하는 겨울 철새 가창오리 5만여 마리가 해가 지자 하늘로 날아올라 아름다운 군무를 추고 있다.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가창오리는 한국에서 겨울을 보낸 뒤 3월 초에 다시 북쪽으로 날아간다. 노을을 배경으로 군무를 추는 모습은 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보고 싶어 하는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 오종찬 기자
충남 부여군 금강 백제보 상류 지역. 해가 넘어가자 약속이라도 한 듯 강물 위에 떠있던 가창오리 5만여 마리가 일제히 날아올라 군무를 추기 시작했다. 거대한 움직임이 붉은 하늘에 점묘화를 그려낸다. 르네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 그림 속 한 조각 같은 몽환적 느낌. 수면 위로 착륙하기 직전인 UFO 같기도 하다. 10분간 아름다운 군무를 선보인 가창오리 떼는 먹이를 찾아 들판으로 순식간에 흩어졌다. 가창오리는 몸집이 작아서 맹금류의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만 마리가 무리 짓는다고 한다.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가창오리는 한국에서 겨울을 보낸 뒤 3월 초에 다시 북쪽으로 날아간다.
노을을 배경으로 군무를 추는 모습은 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보고 싶어 하는 버킷리스트. 가창오리는 거처를 자주 옮겨 다녀서 서식지를 찾기 힘들고, 날아오르더라도 뿔뿔이 흩어지는 경우가 많아 군무를 보기가 쉽지 않다. 지면에 소개하고 싶어서 나섰다가 헛걸음만 여러 번이었는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찾아간 곳에서 드디어 보게 된 장면. 겨울 철새들이 떠나기 전 마지막 작별 인사를 건네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