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라면, 점심은 만두, 간식은 떡볶이… BTS만큼 핫한 K-푸드의 활약

신라면 블랙

과음한 다음 날이면 신라면 블랙으로 개운하게 해장하고, 점심은 비비고 푸드 트럭에서 간단하게 만두로 해결한다. 저녁에는 맥주에 서울시스터즈 김치시즈닝을 뿌린 피자와 양반김을 안주로 곁들인다. 메뉴만 보면 한국인의 밥상 같지만 요즘 뉴요커들의 일상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동안 “DO YOU KNOW K-FOOD?”라는 질문에 예의상 김치나 비빔밥, 불고기를 말했던 외국인들도 이제는 트렌드를 말하듯 K-푸드의 다양한 후기를 쏟아낸다. 재료에 따라,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는 메뉴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SNS에도 #koreanfood, #koreanfoodlover 등 다양한 해시태그로 K-푸드를 언급한 게시물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왜 세계인은 K-푸드에 이토록 진심일까 . 

불닭볶음면

K-푸드 열풍의 중심은 SNS다. 글로벌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이 SNS와 유튜브를 통해 K-푸드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것. 매운맛 체험(Fire food challenge)이 유튜버들 사이에 화제가 되면서 ‘매운맛’ 하면 빠지지 않는 삼양 ‘불닭볶음면’을 먹어보는 ‘코리아 파이어 누들 챌린지(Fire noodle challenge)’도 진행됐다. 최근에는 한국 먹방을 모방하는 해외 먹방 유튜버들도 늘고 있다. 실제로 유튜브에서 ‘Mukbang’을 검색하면 다양한 피부색의 먹방 유튜버들을 볼 수 있는데, 주목할 점은 한국 음식이 자주 등장한다는 것이다. 역시 음식에 대한 관심은 만국 공통이고 국경을 초월한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BTS만큼 핫한 K-푸드의 활약

앵그리 짜파구리

콘텐츠의 힘도 강력하다.넷플릭스나 훌루,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 등 맞춤형 채널을 통해서 한국의 영화, 드라마, 예능 등 K-콘텐츠의 시청률이 높아지면서 떡볶이, 고추장 등 ‘찐’ 한국인이 사랑하는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 덕분에 해외에서 한국 라면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한 끼 식사 대용으로 재평가되면서 크게 활약하고 있다. 미국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뉴욕타임스’가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으로 농심 ‘신라면 블랙’을 꼽은 데 이어, 글로벌 여행 전문 사이트 ‘더 트래블’과 미국의 초대형 유튜브 채널 ‘Good Mythical Morning’에서 선정한 세계 최고의 라면도 신라면 블랙과 신라면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농심은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과 함께 세계인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를 신제품 ‘앵그리 짜파구리’로 선보였다. ‘앵그리 짜파구리’는 짜파구리의 매력이 최대한 돋보일 수 있도록 너구리와 짜파게티를 황금 비율로 배합한 제품으로, 고추와 함께 볶은 야채조미유를 더해 매콤한 풍미를 살린 것이 특징. 각 나라마다 매운맛에 대한 선호도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매콤한 ‘앵그리 짜파구리 큰 사발’과 오리지널 ‘짜파구리 큰 사발’ 두 종류로 출시했다. 2020년 5월부터 순차적으로 중국과 대만, 호주, 동남아시아, 일본 등에서 우선 판매를 시작했으며, 점차 수출 국가를 확대할 예정이다.

비비고 만두

K-푸드의 또 다른 주역으로 만두를 빼놓을 수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내 식료품 사재기 현상과 함께 집밥이 트렌드가 되면서 냉동식품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는 미국에서 25년간 만두 시장 1위를 지켜온 중국 만두 ‘링링’을 꺾으며 K-만두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발효식품인 김치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포장 김치 브랜드 종가집은 최근 미국 3대 요리학교인 CIA와 손잡고 ‘종가집 김치 요리 대회’를 열었으며, 할랄(Halal) 인증을 받은 김치로 중동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서울시스터즈 김치시즈닝(왼쪽) 종가집 김치

두끼떡볶이

K-푸드 스타트업인 푸드컬처랩이 선보인 서울시스터즈 김치시즈닝은 미국 아마존에서 시즈닝 부분 1위를 차지할 만큼 유명한 향신료다. 고춧가루처럼 칼칼한 매운맛에 감칠맛을 더한 파우더 형태로, 김장은 물론 다양한 음식에 뿌려 먹어도 잘 어울려서 인기가 많다. 한국인의 솔 푸드인 떡볶이도 요즘 핫한 K-푸드로 떠오르고 있다. 동대문 포차거리에서 방탄소년단 지민이 떡볶이를 먹는 모습이 SNS에서 화제가 된 것. 특히 미국에서는 지민 덕에 떡볶이가 유명해졌다고 보도할 정도다. 떡볶이의 인기에 힘입어 베트남과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 70여 개의 해외 매장을 운영 중인 프랜차이즈 브랜드 ‘두끼떡볶이’는 곧 필리핀에 1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며, 2018년 진출한 베트남에도 지속적으로 신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생소한 맛이라서 한입만 먹고 그쳤던 K-푸드는 이제 전 세계인이 즐기는 음식으로 부상 중이다. 단순한 음식을 넘어 하나의 콘텐츠로 세계 속에 전파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도 K-푸드의 활약이 기대된다.

_{사진제공 인스타그램 유튜브 농심 두끼떡볶이 삼양 종가집 푸드컬처랩 CJ제일제당}

여성동아 2021년 1월 68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