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아 기자
- 승인 2021.01.02 10:28
- 수정 2021-01-02 10:28
[제18회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
안젤라 킬로렌(50) CJ E&M America CEO
2014년 8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KCON 2014 행사에 참석한 안젤라 킬로렌 대표 ⓒGetty Images
한국 문화가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영화 ‘기생충’이 오스카상 주요부문을 석권했고,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는 빌보드·유튜브 신기록을 세우며 케이팝(K-POP) 열풍을 이끌고 있다.
한국 문화의 매력을 널리 퍼뜨린, ‘숨은 공헌자’가 있다.안젤라 킬로렌 CJ E&M 아메리카(America) CEO다. 미국 내 CJ E&M 영화 배급, 엠넷(Mnet)과 티비엔(tvN) 채널, 한식 브랜드 ‘비비고(bibigo)’, K-POP 콘서트를 매개로 한 한류 컨벤션 ‘케이콘(KCON)’을 총괄하며 한국 드라마·영화·음식·음식 통합 홍보 마케팅을 이끌었다. ‘한류의 세계화’에 기여한 공로로 2020 제18회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미지상)을 받았다.
화려한 성과 뒤엔 치열한 노력이 있었다. 예를 들어 한국 영화를 미국에 알리려면 현지 상영관 확보부터 시작해야 했다. 킬로렌 CEO와 실무자들은 20여 개 극장에 작품을 배급해 인지도를 높이고, 박스오피스에 이름을 올려 현지 언론과 할리우드의 관심을 얻었다. 넷플릭스 담당자를 직접 찾아가 작품을 보여주고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KCON 첫해인 2012년엔 킬로렌 CEO가 직접 LA 행사장을 돌며 관객들을 만났다. 참가자들과 대화하며 얻은 정보와 통찰을 바탕으로 행사를 확장했고, 지금은 세계 최대 한류 컨벤션이 됐다.
“모두가 말렸어요. CJ 같은 대기업이래도 힘들 거라고요. ‘왜 안돼?(Why not us?)’라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죠. 모두의 노력과 행운이 겹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킬로렌 CEO는 “단순히 한류 열풍을 일으키는 것을 넘어 해외 한류 팬덤과 그들의 콘텐츠 소비행태를 자세히 분석한 것”도 주요 성과로 꼽았다. 한인 관객은 10% 정도에 불과하고, 그 외 아시아 국가와 남미 출신 관객 비중이 크다. 대부분 15~24세 여성이다.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난관에도, CJ는 KCON·MAMA 등 주요 행사를 빠르게 비대면·디지털로 전환했다. 킬로렌 CEO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고 코로나19가 오히려 발전의 계기가 됐다. 많은 게 멈춘 시대지만 우리는 어느 때보다도 바쁘다. 그간 노력한 결실을 수확하는 새해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 1세대 여성 사업가’ 조안리 스타커뮤니케이션 회장이 그의 모친이다. 킬로렌 CEO는 “어머니에게서 흔들림 없이 자기 길을 내는 뚝심과 개척 정신을 배웠다”며 “여성들이 모험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출처 : 여성신문(http://www.wome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