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정말 선택과 집중할 때…TV 드라마 편수 급감 전망
송고시간2020-11-08 08:00
이정현 기자
"공영방송 위주로 영향…패러다임 자체가 웹으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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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박소연 인턴기자 = 제작비 폭증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제작 여건이 악화하면서 내년 TV 드라마 편수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독립 스튜디오를 보유한 CJ ENM이나 JTBC, SBS 등은 그나마 현상 유지를 목표로 하지만, 자체 제작 위주인 KBS와 MBC는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올해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작품과 작품 사이에 공백이 생기기 시작한 상태인데, 내년부터는 이 현상이 시청자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KBS·MBC는 내년 라인업이 각 10편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다만 양사 모두 공식적으로는 "편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내년 기대작은 전지현 주연의 tvN '지리산', 송중기가 주인공으로 나서는 tvN '빈센조', 조승우-박신혜의 JTBC '시지프스: 더 미쓰' 등이 있다. 오히려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 등 기존 방송사 외 플랫폼의 예정작들이 막대한 자본력과 호화 캐스팅, 독특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더 화제를 모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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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에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우려도 있지만 당연한 수순이라는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8일 "지금처럼 다채널화된 상황에서 드라마 편성시간대 경쟁적으로 작품을 배치하는 방식은 무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편수를 줄여서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게 필요한 시기라는 설명이다.
정 평론가는 "특히 KBS와 MBC는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 작품들도 전반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고, 광고도 줄어든 상황 아니냐"며 "특히 드라마는 투자 규모가 크고 회수는 어려운 특성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드라마 제작비는 많게는 수백억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아울러 CJ ENM, JTBC, SBS가 제작 기능이 분리돼 있어 좋은 대본들이 이들 회사로 쏠리는 분위기라 공영방송으로서는 선택의 폭이 좁다는 문제점도 있다.
최근 젊은 층의 시청 플랫폼 자체가 TV에서 OTT(실시간 동영상 서비스) 등으로 옮겨가면서 드라마 패러다임이 전환됐다는 분석도 있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드라마 패러다임 자체가 뉴노멀로 바뀌고 있다"며 "수익 창출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다. 그 고민으로 인한 변화가 조금씩 나타난 게 웹드라마라 생각한다. 접촉점이 많고 조회 수만 늘어난다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돌 스타들도 그쪽으로 가고, 제작 편수도 늘고 있다. 기존 16부작 미니시리즈로는 수익을 보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웹드라마로 해법을 찾으려는 업계의 노력이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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