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칼로리라도 다르다, ‘에너지밀도 다이어트’ 주목
- 2020.10.19.
[리얼푸드=육성연 기자]그래놀라에 그릭요거트, 딸기가 들어간 A 디저트, 그리고 달콤한 생크림의 딸기 디저트 B가 있다. 열량이 동일하다면 당신의 선택은 무엇일까. 단 맛이 그리운 다이어터들은 B 메뉴를 집어들기 쉽다. 하지만 이는 칼로리만을 따질 경우 빠질 수 있는 함정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A 메뉴의 선택이 더 현명한 결정이다. 포만감을 높이는 반면 식욕을 촉진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건강이라는 혜택도 따라온다.
이같은 원리를 이용한 체중감량 방법이 바로 ‘에너지밀도 다이어트’이다. 에너지밀도란 식품 1g당 에너지(칼로리)의 양으로, 음식의 총 열량을 무게로 나눈 값이다. 즉 에너지 밀도가 높을수록 적은 무게에 높은 열량을 가진 음식이다. 동일한 215㎉ 일지라도 300g이 나가는 A 메뉴의 에너지밀도는 0.7(215㎉/300g)이다. 반면 140g의 B 메뉴는 1.5(215㎉/140g)로 훨씬 높다. 수치를 높이는 주범은 예상대로 정제당이나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등이다. 설탕이나 버터, 생크림, 베이컨, 감자칩, 케이크등의 가공식품들이 해당된다. 이런 음식들을 자주 먹는다면 하루종일 계산기를 두드리며 열량을 체크해도 다음날 체중계 바늘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숫자를 가리키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실제 ‘영양학 저널’(Journal of Nutrition, 2018)에 실린 영국 리즈대학교 연구에서 에너지밀도 다이어트의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연구팀은 과체중 및 비만 여성을 ‘LED(저에너지밀도 식품)기반의 식단 그룹’과 ‘칼로리만을 제한하는 식단 그룹’으로 나눠 14주간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LED 다이어트 그룹의 효과(체중의 6.2% 무게 감량)가 더 크게 나타났다.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에도 차이가 났다. LED 식품을 섭취한 날은 점심식사 후 식욕이 HED(고에너지밀도)식품을 먹은 날보다 유의미한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실제로 식욕은 저녁식사에 영향을 미쳤다. HED 식품을 먹은 날의 저녁 섭취 열량은 평소보다 크게 높아졌다. 연구팀은 “에너지 밀도가 낮은 식품은 수분과 단백질, 식이섬유의 함량이 높아 포만감과 식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같은 열량이라도 가공식품을 피하는 것이 낫다는 설명이다. 학술지 JRMS(2016)에 실린 이전 연구에서도 LED 식이를 한 실험자들의 체중이나 허리둘레, 공복 혈당이 이전보다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LED의 대표 식품은 과일과 채소, 통곡물, 지방이 적은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콩이나 살코기, 생선, 달걀 등이 좋으며, 과일은 말린 과일 대신 생과일이나 냉동 형태의 섭취가 에너지 밀도를 낮추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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