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머리에 바른게 아빠 제모크림,
두살 딸에게 생긴 웃픈일
임선영 기자
영국에서 18개월 된 여아가 아빠의 제모 크림을 자신의 머리에 발라 앞 머리카락 대부분이 빠지는 일이 발생했다.
英 2세 여아 제모크림 머리에 바르고
앞 머리카락, 정수리 머리카락 빠져
아빠 흉내 내려다 헤어젤로 착각해
11일(현지시간) 영국 더선,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햄프셔주에 사는 메이시 사워드(2)는 엄마가 외출한 사이 아빠, 쌍둥이 자매, 오빠(4)와 함께 집에 있게 됐다. 두 살 위 오빠가 2층 입구에 설치된 안전 울타리의 문을 잠시 열어 놓은 사이 메이시와 쌍둥이 자매는 2층으로 기어 올라갔다.
2층 화장실에 들어간 메이시는 튜브 용기 하나를 집어 들었다. 메이시는 가끔 집 1층 화장실에서 아빠가 튜브에서 헤어 젤을 짜내 머리에 바르는 모습을 보곤 했다. 메이시는 아빠를 흉내내고 싶었는지 집어 든 튜브에서 크림을 짜낸 뒤 머리에 마구 발랐다. 하지만 그것의 정체는 헤어 젤이 아닌, 제모 크림이었다.
딸이 제모 크림을 머리에 바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경악한 아빠 루크 사워드는 메이시의 머리를 물로 씻겼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제모 크림의 영향으로 메이시의 앞 머리카락 대부분과 정수리 머리카락까지 사라졌다. 헤어 라인이 머리 중앙에서 시작하게 돼 버렸다.
메이시의 엄마 커스티 사워드는 "메이시의 앞 머리카락이 남아 있지 않다"는 남편의 전화를 받고, '단지 가위로 머리카락을 조금 잘랐겠지'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외출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그는 딸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커스티는 메이시가 다가와 안아주자 울음이 터졌고, 한 시간 동안 눈물을 흘렸다.
그는 "남편이 아이를 발견하자마자 머리를 바로 씻겼어야 했는데, 목욕을 시키려고 옷과 기저귀를 벗기면서 10분 넘게 허비했다"고 속상해하면서 "메이시의 머리를 보고 남편과 두 시간 넘게 대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외출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자책했다. 메이시의 가족과 친지들은 메이시의 헤어스타일이 마치 공포 영화 '잇(It)'에 등장하는 광대 페니 와이즈처럼 됐다고 속상해했다.
하지만 메이시 가족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엄마 커스티에 따르면 태어날 때부터 모발이 풍성했던 메이시는 자신의 민머리를 신기한 듯 자주 문질러 본다. 또 엄마가 메이시의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고개를 숙여 머리를 보여준다고 한다.
커스티는 "누군가는 우리 가족에게 핼러윈 데이(10월 31일)에 페니 와이즈 분장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그것도 좋은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하필 머리에 바른게 아빠 제모크림, 두살 딸에게 생긴 웃픈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