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감량에 도움된다는 토란, 왜 추석에만?
2020.09.29.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추석이면 어김없이 차려지는 토란국, 하지만 추석이 아니면 식탁에서 만날 일은 드물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토란이 벼 농가의 대체작물로 재배되면서 생산량이 점차 증가했으나 현재 국내의 토란 소비율은 매우 적다. 주로 명절에만 판매되고, 젊은층의 소비가 낮으며, 국이나 탕위주의 요리법으로 한정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토란은 명절때마다 만나는 친척처럼 익숙하지만 동시에 친숙하지 않은 식재료이다. 토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조리법이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가 크다. 반면 중국이 원산지인 토란은 해외에서는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는 식재료이다. 하와이에서는 속살이 자줏빛인 토란 품종을 으깨어 걸쭉한 ‘포이(poi)’를 만들어 먹는다. 채식인들은 토란을 얇게 썰어서 칩처럼 튀겨 먹기도 한다. 또한 카리브해에서는 토란을 수프나 스튜로 끓여먹고, 아프리카에서는 토란잎을 익혀서 즐겨 먹는다.
▶포만감 높이는 식이섬유, 지방대사에 필요한 비타민B2=토란은 다이어트가 필요한 이들에게 좋은 식재료이다. 특히 식이섬유소가 다량 들어있어 장 건강에 좋을뿐 아니라 포만감을 높인다. 더불어 탄수화물 대사에 필요한 비타민 B1과 지방대사에 필요한 비타민 B2가 풍부하다. 더욱이알칼리성 식품인 토란은 위장 건강에도 좋은 식품이다. 녹말의 입자가 작아 소화가 잘 되며, 점액질 성분 중 뮤틴(mutin)은 점막의 손상을 예방해 위벽을 보호한다.
▶“비만 억제·콜레스테롤 개선에 도움”=실제로 토란이 비만억제에 도움을 준다는 국내 연구가 있다. 한국식품과학회지에 실린 연구(문지혜, 성지혜, 최인욱, 김윤숙 2010)에 따르면 수컷쥐를 4그룹(정상식군, 고지방 식이군, 고지방-토란분말 20%군, 고지방-토란분말 30%군)으로 나눠 8주간 먹이를 제공한 결과, 가장 체중감소가 큰 그룹은 ‘고지방 식이에 토란분말을 30% 넣은’ 그룹으로 나타났다. 토란분말 20% 및 30%군에서는 고지방 대조군에 비해 체중이 각각 12.5, 14%가 감소했다. 내장지방 또한 유의적으로 줄었다. 혈청 중성지방의 경우 토란분말 20% 및 30% 첨가 시 고지방 대조군에 비해 각각 62, 81%가 낮아졌다. 이와 함께 총 콜레스테롤 및 LDL 콜레스테롤 농도도 유의적으로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토란분말 첨가군에서 상대적으로 지방세포의 크기가 유의적으로 감소됐다”고 설명했다.
▶토란잎 쌈과 나물·토란수프·토란칩등으로=체중감량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토란은 평소에도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보통 토란은 토란국이나 탕, 조림 등으로 먹지만 토란대와 토란 잎도 요리가 가능하다. 토란대는 겉의 강한 섬유질을 벗겨내고 잘라서 말린다음 국이나 탕에 넣어 먹거나 볶아서 나물로 먹는다. 말린 토란잎은 하루 전 물에 담갔다가 삶아서 토란잎 쌈이나 토란잎나물 등으로 먹는다. 시중에는 토란선식과 토란부침가루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된 제품들도 많다.
다만 손질법은 다소 까다롭다. 피부가 약한 사람들은 가려움증이나 두드러기가 날 수 있으므로 손질시에는 비닐장갑을 끼거나 손에 기름을 바르고 조금 두껍게 껍질을 벗기는 것이 좋다. 토란의 아린 맛이 강하다면 껍질을 벗기고 소금물에 삶아 찬물에 헹구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토란 껍질을 벗기고 쌀뜨물에 담가두면 표면의 미끈거림이 줄어들고, 맛도 더 좋아진다. 떫은 맛을 잡아내려면 다시마를 이용한다. 다시마 특유의 감칠맛이 토란의 떫은 맛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며, 다시마에 풍부한 알긴과 요오드 성분은 토란 속 유해성분이 몸속에 흡수되는 것을 억제한다.
토란수수지짐이(좌), 토란들깨탕(우) [사진=농촌진흥청] |
토란 조 밥(좌), 토란사태찜 [사진=농촌진흥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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