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00mm 폭우… 태풍 3일 영남 강타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입력 2020-09-02 03:00수정 2020-09-02 03:00
‘마이삭’ 초속 40m 강풍 동반, 내륙 진입후에도 세력 유지할 듯
북상하는 제9호 태풍 마이삭이 3일 새벽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일 부산 동구 부산항 제5부두에 배들이 미리 대피해 있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2일 오후 제주 동쪽 해상을 지나 3일 새벽 남해안에 상륙한다. 최대 400mm 이상의 비와 초속 40m 이상의 강풍, 그리고 높은 파도까지 동반할 것으로 보여 피해가 우려된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마이삭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서북서쪽 약 220km 해상에서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이다. 중심기압 935헥토파스칼(hPa), 최대 풍속 시속 176km(초속 49m)의 ‘매우 강한’ 태풍이다. 2일 오후 제주 근처를 지날 때에는 중심기압 950hPa, 최대 풍속 시속 155km(초속 43m)로 다소 약해지지만 그래도 ‘강한’ 태풍이다.
마이삭은 3일 오전 3시경 경남 남해안으로 상륙한 뒤 영남지역을 관통해 오전 7시경 경북 울진 부근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내륙 진입 후에도 세력이 크게 약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마이삭의 위력이 8호 태풍 바비와 비슷하거나 더 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2, 3일 제주와 경상 해안지역에는 순간 최대 풍속 초속 30∼50m의 거센 바람이 불 것으로 내다봤다. 남부와 강원 영동지방에는 초속 20∼40m, 그 밖의 지역에선 초속 10∼30m의 바람이 분다. 초속 33∼43m의 강풍에선 기차가 탈선할 수 있고 초속 44m가 넘어가면 사람이나 바위가 날아갈 수 있다.
‘바람태풍’이었던 바비와 달리 이번에는 비 피해도 우려된다. 기상청은 3일까지 강원·경상도 동해안 지역과 제주 산간에 400mm 이상의 비가 내리고 경남과 강원 영동에는 100∼300mm의 비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경기와 경북, 충북, 강원 영서지역에는 100∼200mm가량의 비가 내린다. 특히 마이삭이 상륙할 때는 바로 바닷물의 수위가 높아지는 대조기다. 중심기압이 낮은 태풍은 바닷물을 위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다. 자칫 바닷물이 방파제를 넘어 해안가 저지대를 덮칠 가능성이 있다. 2003년 비슷한 경로로 북상한 태풍 매미가 상륙했을 당시에도 만조와 겹치며 해일이 발생해 피해를 키웠다. 당시 4조3000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마이삭은 동해상으로 빠져나간 뒤 북한 쪽으로 올라가다 3일 오후 청진 쪽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를 통과한 태풍이 동해상에서 북서진하다 북한으로 상륙한 경우는 1922년 이후 처음이다. 마이삭은 캄보디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나무의 한 종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