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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8월22일 기아-키움 야구경기 오심 (다음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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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_profile 숲속의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신고 회원메모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movieli.st 작성일20.08.23 14:24 12,77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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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8월22일) 기아와 키움 야구 경기에서 명백한 오심이 발생하여 경기가 뒤집혔습니다.

그로인해 양현종선수의 1승이 날아간 것은 물론, 기아는 다 잡은 경기를 놓쳤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흰 공이 붕 떴다가 잡히길래 김호령 선수가 놓쳤다가 잡은 줄 알았으나 느린 화면에서는 확연히 잡힌 채 글러브 안에 있었습니다.

 

2루심의 안일한 판단과 "심판재량 비디오 판독권"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좋은 칼럼이 있어 게재합니다.

 

기아팬 여러분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야구는 구라다] 오심에서 얻어야 할 유산

백종인 입력 2020.08.23. 07:23

 20200823072337831orde.jpg

9시가 멀지 않았다. 게임은 어언 3시간째다. 그래도 스코어는 요지부동이다. 1회 초 3점이 여전히 큰소리 친다.
 

원정 팀의 8회 초가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지키기다. 이럴 때 야구인들이 간혹 쓰는 은어가 있다. '공구리친다'는 말이다. (별로 권할 게 아니지만) 공구리는 콘트리트의 일본식 발음이다. 그러니까 공사장에서 막판 작업을 뜻한다. 콘트리트 치고, 공사 마무리한다. 뭐 그런 의미다. 그러니까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곧 수비 강화를 의미한다.
 

8회 말 공수가 바뀐다. 수비수 한 명이 투입된다. 중견수 김호령이다. 나지완이 빠지고, 최원준은 좌익수로 옮긴다. 마운드는 장현식에게 맡겼다.
 

1사 후. 사달이 생겼다. 이정후 타석이다. 큼직한 포물선이 우중간에 생겼다. 새로운 중견수가 따라붙는다. 펜스에 부딪히며 뛰어올랐다. 글러브 끝에 흰 게 걸렸다. 공이다. 얼핏 구분이 어렵다. 제대로 캐치한 건 지, 아니면 펜스에 닿은 뒤에 잡은 건 지. 2루심은 후자로 판단했다. 이정후는 2루에 도달했다.
 

수비쪽은 반발했다. 당사자는 네모 여러 개를 그렸다. 좌익수(최원준)도 마찬가지다. 벤치를 향해 연신 사인을 보낸다. 비디오 판독 신청 신호다. 하지만 이내 좌절한다. 손으로 'X' 표시를 하며 '안된대?'라고 주고 받는다. 그렇다. 이미 2번을 모두 써버렸다.

 20200823072338271cfwc.jpg

SBS Sports 중계화면
 

좋은 위치를 위해 심판도 움직여야 한다 

경기 후 KBO는 코멘트를 내놨다. “허운 심판위원장에게 해당 상황을 확인했다. 최수원 2루심은 이정후의 타구에 대해 확신을 갖고 판정했다. 윌리엄스 감독이 항의했을 때는 이미 비디오 판독 요청권을 다 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 후에 실수가 있음을 확인했다. (2루심) 최수원 심판도 인정했다.”
 

파장은 크다. 원정 팀은 잃은 게 많다. 하필 이곳이 역전의 빌미였다. 4점을 뺏겨 승부가 뒤바뀐다. 끊고 싶은 연패는 이어졌다. 에이스(양현종)의 승리(9승)도 날아갔다. 오랜 부진을 벗어나는 호투였다. 그래서 아쉬움이 더 크다. 무엇보다 '호령존'이 사라졌다. 역대급 파인 플레이다. 하지만 'The Catch'는 인정받지 못했다.
 

이 대목에 두 가지가 지적된다. 첫째는 심판의 위치다. 그라운드의 모두는 움직인다. 선수 뿐만이 아니다. 심판들도 마찬가지다. 공을 따라 뛰고, 달려야한다. 좋은 위치를 잡기 위해서다. 그들도 다양한 상황에 따른 포메이션 훈련을 반복한다.
 

하지만 실전을 보자. 보통이라면 현장(낙구 지점)으로 접근해야 마땅하다. 선수만큼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신속한 이동이 필요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이동 범위가 크지 않았다. 두어 걸음 물러서는듯 하더니 이내 자리를 잡았다.
 

심판에게 좋은 위치란 딱 하나다. 잘 보이는 곳이다. 몇 걸음이라도 가까이 가라는 뜻이다. 그들이 체력 훈련도 열심히 하는 이유다.
 

그리고 또 한가지다. 훨씬 치명적인 문젯점이다. 이제부터 그 얘기를 하려한다.
 

20200823072339430amzt.jpg SBS Sports 중계화면
 

1년만에 사라진 심판 재량 비디오 판독권

작년 7월의 일이다. 대전 경기였다. 이글스가 7-8로 뒤진 9회 말이다. 1사 만루의 황금 기회가 중심 타선에 걸렸다. 그러나 김태균의 타구는 유격수 땅볼이다. 심우준이 6-4-3을 연결했다. 2루심 아웃, 1루심의 손도 번쩍 올라갔다. 27번째 아웃카운트다. 게임도 그걸로 끝이었다. 극적인 승리에 원정 팀은 환호했다.
 

하지만 홈 팀 감독이 달려나왔다. 1루심 판정에 불만을 터트렸다. 실랑이는 길지 않았다. 심판진은 철수하는 선수들을 불러세웠다. 그리고 비디오 판독에 들어갔다.
 

잠시 후 전광판에 느린 화면이 재생됐다. 이윽고 강광회 구심이 양팔을 벌렸다. 아웃은 세이프가 됐다. 동점 성공. 이글스 파크가 뒤집어졌다. 귀빈석의 러블리즈(시구자)가 환호의 춤사위를 선보였다. 결국 연장 10회 홈 팀이 끝내기 안타(장진석)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 장면은 두고두고 말이 많았다. 당시 이글스는 재심 신청권이 없었다. 2개를 모두 써버린 뒤였다. 그럼에도 판독이 이뤄졌다. 심판 재량권이 1회 있었기 때문이다. 즉, 심판진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비디오 판독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규정은 1년만에 사라졌다. 많은 논란 속에 올해는 없어진 것이다. 만일 존속됐다면 어제(22일) 목동 경기는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 지 모른다.

 

20200823072340612jocw.jpg 판정 번복에 감격하는 러블리즈. Spotv 중계화면
 

최악의 오심, 챌린지 도입의 계기

지난 6월 초다. '뉴욕 포스트'가 특집 기사를 냈다. 'near perfect game' 10주년을 맞아서다.
 

미국 기자들은 참 힘들겠다. 별 기념일을 다 찾아야 하니 말이다. '근접 퍼펙트 게임'은 아만도 갈라라의 일을 말함이리라. 마지막 27번째 아웃을 오심으로 날린 사건 말이다.
 

2010년 6월이었다. 디트로이트 선발 갈라라가가 9회 2사까지를 완벽했다. 27번째 타자는 1루쪽 땅볼이었다. 투수가 베이스에 들어가며 대기록이 달성되는 순간이다. 1루심이 돌연 세이프를 선언했다. 반 발짝은 차이나는 확연한 아웃인데도 말이다. 타자(주자)조차도 머리를 감싸쥘 정도였다. 결국 퍼펙트 게임은 1안타 완봉승이 되고 말았다.
 

팬들은 난리가 났다. 백악관까지 나서 번복을 요청했다. 그러나 한번 내려진 판정은 바뀔 리 없다.
 

이튿날 오더 교환 때였다. 디트로이트는 감독(짐 릴랜드) 대신 갈라라가가 타순표를 들고 나갔다. 구심은 전날 1루심 짐 조이스였다. 그는 눈물로 사과했다. 그리고 피해자는 따뜻이 감싸안았다. "누구나 완벽할(perfect) 수 없다. 난 퍼펙트 게임을 성공한 것보다 훨씬 유명해졌다. 그걸로 됐다."
 

짐 조이스 심판은 뉴욕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역대 최악의 오심, 퍼펙트 게임을 망친 심판, 내가 죽으면 부고 기사가 그렇게 시작되겠죠?" 그는 그 사건 이후로 6년을 더 활동했다. 선수들의 존경도 여전했다. 사건 당시 좌익수였던 조니 데이먼은 이렇게 추켜세웠다. "모두가 그의 판정을 존중한다. 그는 공정하고,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이다."

 

20200823072341874hrno.jpg 

당시 데일리뉴스 표지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리그를 변화시킨 오심

이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사과하고, 용서하고. 그런 로맨스만 남긴 것도 아니다. 다만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그 오심이 리그를 어떻게 변화시켰냐 하는 점이다.
 

ML 심판 노조는 가장 완고한 조직이었다. 이미 많은 종목에 도입된 비디오 판독제(instant replay)에 보수적인 태도가 강했다. 하지만 '조이스 사건' 이후로 변화의 길에 순응했다. 이듬해부터 논의가 본격화됐다. 결국 2014년부터 메이저리그에 Challenge로 불리는 재심 제도가 도입됐다.
 

오심을 비난으로만 끝내면 안된다. 그걸로 생산적인 변화의 기회를 삼아야한다.
 

오류는 누구에게나 생긴다. 그걸 줄이려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인간의 일이다. 야구의 날(8월23일) 아침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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