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 2500원 내기 싫다
입력 2020.08.12 03:16
한현우 논설위원
넷플릭스에서 '아폴로 11'이란 다큐멘터리를 봤다. 어떻게 그런 필름이 이제야 공개됐을까 싶을 정도로 생생하고 흥미진진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크기의 트레일러에 실린 우주 로켓과 아기가 걸음마를 내딛듯 조심스러운 달 착륙 장면까지, 잘 만든 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았다. 달 탐사 스케줄을 초 단위로 짜놓고 정확히 그 계획대로 진행되는 점도 놀라웠다. 게다가 1969년에 촬영한 필름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화질도 선명했다.
이런 다큐멘터리와 영화가 넷플릭스에는 무궁무진하다. 흥미롭고 감동적이며 공부도 된다. 한 달 1만원 넘게 수신료를 내고 있지만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2000년대 비디오테이프를 우편으로 빌려주는 사업으로 시작한 넷플릭스가 세계 모든 방송사와 극장을 위협하는 것을 보며 기업은 어떤 혁신을 거쳐 살아남는가 하는 점도 배운다.
나는 IPTV에도 매월 2만원쯤 돈을 낸다. 영화와 스포츠 채널, BBC와 내셔널지오그래픽 같은 다큐멘터리 채널을 주로 본다. 넷플릭스를 보기 시작한 이후론 영화 채널들이 영 시시해져서 잘 보지 않는다. 그러나 사이클 경주나 F1 경주를 보여주는 유럽의 스포츠 채널, 스리쿠션 세계 챔피언들의 경기를 보여주는 당구 채널, 언제나 놀라운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는 BBC 어스와 냇지오와일드를 보다 보면, 그만한 요금을 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TV를 보는 데에만 이미 월 3만원가량 내고 있지만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를 볼 때마다 TV 수신료 2500원이 찍혀있는 것이 불만이다. 나는 KBS를 보거나 듣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유일하게 보는 KBS 채널은 KBSN스포츠이고 그 요금은 IPTV 회사에 내고 있다.
나는 KBS1FM의 오랜 팬이었고 집에 있을 때는 늘 그 클래식 채널을 틀어놓곤 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KBS1FM의 아침 프로그램들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다른 채널의 출근 시간대 프로그램과 경쟁하듯 시청자 사연을 읽고 낄낄거렸다. 선곡 리스트도 함께 이상해져서 맨날 트는 곡만 다시 튼다. 일종의 '클래식판 인기가요'가 된 것이다. 나는 이제 KBS1FM 대신 인터넷 라디오를 오디오에 연결해 뉴욕의 클래식 채널 'WQXR'이나 오디오 회사가 운영하는 '린 재즈라디오'를 듣는다. 그러므로 나는 KBS에 수신료를 매월 2500원씩이나 낼 이유를 찾을 수 없다.
TV 수상기를 갖고 있으면 누구나 수신료를 내야 한다는 법은 TV가 사치품이던 시대에 만들어졌다. 일종의 특권을 누리는 비용이었던 셈이다. TV 수신료는 1963년부터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할 때 엄청난 인파가 서울 남산 야외음악당에 모였다. 그곳에서 달 착륙 장면을 TV로 생중계했기 때문이다. 그때만 해도 TV 없는 집이 그렇게 많았다.
영국·독일·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TV 수신료를 징수하고 그 돈으로 공영방송을 운영한다. 우리나라보다 더 비싸고 우리처럼 강제 징수한다. 정부 예산을 지원하면 권력에 예속되고 광고 수입으로 운영하면 기업에 휘둘리기 때문에 국민의 돈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국민 뜻을 받들어 방송을 만들라고 대한민국 모든 가정에서 매달 KBS에 돈을 내고 있다. 그러나 이 정권 들어 KBS의 행태를 보면 국민 뜻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권력 눈치 보느라 정신이 없는 것 같다.
2500원이 큰돈이어서 내기 싫은 게 아니다. 보지도 듣지도 않는 방송에 한 푼도 보태주고 싶은 생각이 없을 뿐이다. 내기도 싫은데 올려달라니 울화통이 터지는 것이다.
이런 다큐멘터리와 영화가 넷플릭스에는 무궁무진하다. 흥미롭고 감동적이며 공부도 된다. 한 달 1만원 넘게 수신료를 내고 있지만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2000년대 비디오테이프를 우편으로 빌려주는 사업으로 시작한 넷플릭스가 세계 모든 방송사와 극장을 위협하는 것을 보며 기업은 어떤 혁신을 거쳐 살아남는가 하는 점도 배운다.
나는 IPTV에도 매월 2만원쯤 돈을 낸다. 영화와 스포츠 채널, BBC와 내셔널지오그래픽 같은 다큐멘터리 채널을 주로 본다. 넷플릭스를 보기 시작한 이후론 영화 채널들이 영 시시해져서 잘 보지 않는다. 그러나 사이클 경주나 F1 경주를 보여주는 유럽의 스포츠 채널, 스리쿠션 세계 챔피언들의 경기를 보여주는 당구 채널, 언제나 놀라운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는 BBC 어스와 냇지오와일드를 보다 보면, 그만한 요금을 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TV를 보는 데에만 이미 월 3만원가량 내고 있지만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를 볼 때마다 TV 수신료 2500원이 찍혀있는 것이 불만이다. 나는 KBS를 보거나 듣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유일하게 보는 KBS 채널은 KBSN스포츠이고 그 요금은 IPTV 회사에 내고 있다.
나는 KBS1FM의 오랜 팬이었고 집에 있을 때는 늘 그 클래식 채널을 틀어놓곤 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KBS1FM의 아침 프로그램들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다른 채널의 출근 시간대 프로그램과 경쟁하듯 시청자 사연을 읽고 낄낄거렸다. 선곡 리스트도 함께 이상해져서 맨날 트는 곡만 다시 튼다. 일종의 '클래식판 인기가요'가 된 것이다. 나는 이제 KBS1FM 대신 인터넷 라디오를 오디오에 연결해 뉴욕의 클래식 채널 'WQXR'이나 오디오 회사가 운영하는 '린 재즈라디오'를 듣는다. 그러므로 나는 KBS에 수신료를 매월 2500원씩이나 낼 이유를 찾을 수 없다.
TV 수상기를 갖고 있으면 누구나 수신료를 내야 한다는 법은 TV가 사치품이던 시대에 만들어졌다. 일종의 특권을 누리는 비용이었던 셈이다. TV 수신료는 1963년부터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할 때 엄청난 인파가 서울 남산 야외음악당에 모였다. 그곳에서 달 착륙 장면을 TV로 생중계했기 때문이다. 그때만 해도 TV 없는 집이 그렇게 많았다.
영국·독일·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TV 수신료를 징수하고 그 돈으로 공영방송을 운영한다. 우리나라보다 더 비싸고 우리처럼 강제 징수한다. 정부 예산을 지원하면 권력에 예속되고 광고 수입으로 운영하면 기업에 휘둘리기 때문에 국민의 돈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국민 뜻을 받들어 방송을 만들라고 대한민국 모든 가정에서 매달 KBS에 돈을 내고 있다. 그러나 이 정권 들어 KBS의 행태를 보면 국민 뜻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권력 눈치 보느라 정신이 없는 것 같다.
2500원이 큰돈이어서 내기 싫은 게 아니다. 보지도 듣지도 않는 방송에 한 푼도 보태주고 싶은 생각이 없을 뿐이다. 내기도 싫은데 올려달라니 울화통이 터지는 것이다.